종종 ‘바쁠 때일수록 쉬어가라’란 말을 떠올린다. 얼마나 허둥대는 일상이었으면 스스로를 다독이고자 이런 말을 떠올릴까. 현대인들이 겪는 대표적인 증상이 있다면 ‘바쁨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하는 것, 먹는 것, 노는 것, 하물며 만남도 이별도 바쁘다. 바쁜 일상 가운데서 어쩌다가 한가한 시간을 가지게 되면 왠
시인의 양심은 어디쯤인가, 가끔은 나자신을 저울질도 해보고 깊은 생각에 잠겨보기도 한다.이런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혀 길을 걷다보면 엉뚱한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남들이 들으면 참 할 일 없는 사람으로 오인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난 그런 편견을 게의치 않는다.이 바쁜 세상에 골머리 앓으며 살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시할 사람도 있겠지만....그런 언질에도 이젠
잘 지내시온지요?몸과 마음이 얼어붙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체감되는 추위는 비단 영하에서 머무는 기온 뿐 만이 아니기에 마음이 더 추운 요즈음입니다. 이 추운 계절 거리로 내 몰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소식들을 들으며 선생님의 소설 를 다시 읽어봅니다. 큰 배낭 속에 낡은 담요 한 장과 라면 한 봉지, 억세게 운이 좋으면 소주병도 넣어
7살 때 어머니를 잃어버린 김기림은, 시 「길」을 1936년 3월 잡지『조광』에 발표했다. 마치 목화 솜처럼 물을 빨아들이듯, 시 「길」은 그리움과 외로움에 지친 당시의 많은 사람들에게, 조약돌처럼 집어들었다 잃어버린 조국의 슬픈 처지와 함께...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선생님께는 올 한해가 무척 특별했지요? 그렇게 오래 간절했던 교사가 되어, 처음으로 교단에 섰으니까요. 떨리는 마음으로 선 첫 교단, 천방지축 아이들 앞에서 당황도, 실수도 많으셨겠지만 그 모습 그대로가 꽃이고 열매인 선생님을 늦은 밤, 낮게 불러 봅니다. 심 선생님. 우리집 현관 앞에는 산수유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그 나무에는
홍 선생님의 할아버지인 홍명희 선생의 대하소설 임꺽정을 읽은 독자요, 또한 내가 좋아하는 만해 한용운 스님과 아주 자별한 분이셔서 더욱 친근감이 있을 뿐만 아니라 홍명희 선생님 유묵 한 점을 소장 하고 있구먼 유,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이신 홍기문 선생은 얼굴도 모르지만, 그 해박한 지식으로 저술하신 조선문화론을 읽었고 또 그 책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리조실록을 최초로 완역하신 분이라는 학덕 하나만으로도 존경해야할 어른이시지요...
너의 내외 참 주눅들게 하는 이 시절에 빈집만 늘어가는 적막한 고향에도 무심히 겨울은 깊어 가겠네. 그래도 담장너머 발간 감홍시 까치밥으로 남겨두는 여유로다시 해 바뀌면 새살 돋고 꽃 피울 일 간절히 기도하는 네 마음 그 또한 순정한 농심이리라 믿으며...
곧바로 외롭고 힘든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 이 반지를 받았을 땐 무척이나 떨리고 기뻐서 덥석 받았는가 봅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서 하룻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처지가 기쁨에 머무를만한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후 다시 만남을 청해 결혼을 미루었으면 하는 의사를 전했습니다.” 김선옥씨는 잠시 눈물을 보인 후...
깨끗함을 강에다 맡겨두고 자신은 또 미련 없이 떠나는 것이지요. 끝없이 흘러온 생애 다시 흘러갑니다. 두고 온 것들에 대한 미련이 생길까봐 흘러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제 소명 다하고 새벽 일찍 신자들 몰래 또 다른 임지로 떠나는 수녀 같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생애가 참 맑습니다...
코스모스꽃잎으로 닦아 놓은 하늘, 하늘은 새털구름 한 잎 물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 갑니다. 하늘 파랗게 높아졌으므로 땅과의 거리는 허전하도록 멀어 집니다. 광활해진 대지 위로 풍성하게 익은 것들이 떨어 집니다. 과일이 떨어지고 마른 잎이 떨어지고 꽃들이 떨어지고 내 마음이 고개를 숙입니다. 떨어진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요? 대지는 묵묵히 그들을 받아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