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일, 127주년 세계노동절 오후 2시 50분경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크레인이 휴게실에 쉬고 있던 노동자들을 덮쳐 6명이 사망하고, 20명이 크고 작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노동절 집회 후 뒷풀이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뉴스를 들었다.두 살 아래 동생이 거제의 여러 조선조에서 물량팀으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연락을
올 추석에는 달님을 실컷 올려다 봤다. 연휴 동안 매일 저녁 밖으로 나가 어둡고 맑은 밤하늘에 깊이 뜬 달을 바라보다가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다. 유독 맑은 날씨였고, 차례를 지내지 않고 보내는 추석이었다.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가위와 정월 대보름 밤이면 아이들을 손을 잡고 나가서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다. 소원을 빌라고 하면 꼬맹이들은 제 소원이 잘 생각나지
코로나 9 예방접종 대상이어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예약 시스템이 과부하에 걸려 밤을 새우 대기한다는 말들을 듣긴 했지만 미리 맞으려는 사람들 이야기인줄 알고, 나는 며칠을 다퉈 맞아야 이유가 없으니 연락 면 그때 맞으러 가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우연히 만난 또래 지인에게 본인이 사전 예약을 하고 맞는 방식이라는 걸 들었다. 연락오
“야! 어디서 감히”- 차별과 혐오, 배제의 정치와 일상 -- 정은정 (대구노동세상 대표)지난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문정복 의원이 정의당 류호정 의원에게 “야!”, “어디서 감히”, “어디서 목소리를 높여!”라고 막말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 당 홍기복 의원은 류
일하다가 아프면 산업재해입니다.-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국가의 책임을 묻는다 -정은정 (대구노동세상 대표)4월 18일 일요일 아침 8시, 서른둘 젊은 건설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대구 달서구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벽체폼을 해체하던 중 지지대가 받치지 않은 폼이 넘어지면서 노동자를 덮쳤고, 그로 인해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혀 그 자리에서 숨을
인생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유머라고 생각한다. “환하게 웃는 자만이 현실을 가볍게 넘어설 수 있다. 맞서 이기는 게 아니라 유머러스하게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니체가 말했다고 하는데 이 말에 공감하는 것은 웃음에는 의미들을 희화하는 힘이 있어 웃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이데올로기와 담론을 허무는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
지난해 말 경기 수원의 한 백화점 VIP 라운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간식(쿠키)을 발 위에 올리면서 장난치고 그 장면을 쇼셜 미디어(SNS)에 실시간 방송까지 했다. 이 영상이 퍼져나가 백화점 이용 고객들과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백화점 측은 사과 문을 내고 VIP 라운지를 이용하는 직원들에게 고객들에게는 사과문자까지 보내고 라운지를
2020년, 내가 겪은 코로나19정은정 (대구노동세상 대표)타로에는 연도 카드가 있다. “연도 카드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삶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해마다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핵심 질문을 가르쳐 주는 도구이다.”(『무슨고민인가요』 /한민경)2020년 나의 연도 카드는 19번 THE SUN이다. “해가 뜬다는 것은 만천하에
지난 달 칼럼에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지키자”는 제목으로 이번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 노동자들이 일하러 갔다가 죽거나 다치는 일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번 달에도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난 달 보다 더 애타는 심정이다.11월 5일 정의당 대구시당과 민주노총 대구본부가 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저 너무 힘들어요." 새벽 4시 28분, 동료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는 이렇게 끝났다. 그 전날엔 새벽 2시까지 배송, 문자를 보내던 날도 새벽 5시에 집에 가면 한숨 못 자고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에서 또 물건 정리를 하고 420개의 택배를 날라야 했다. 나흘 뒤인 10월 12일, 서른여섯의 택배 노동자는 숨을 거두었다. 올해만 벌
처음으로 인터넷에 악플을 달았다. “말 같은 소리를 하세요.”라고. 실용적인 생활 노하우를 알려주는 동영상 채널에서 “아이스팩 처치가 곤란이라고?!-아이스팩 활용 꿀팁”이라는 영상을 본 후였다. 노하우가 아니라 눈속임일 뿐이었다. 동영상을 본 4분여의 시간조차 아까웠다. 골치 아픈 숙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오래간만에 드라마 한 편을 정주행했다. , 정신병원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동화작가 고문영(서예지 분)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로멘틱 코미디라고 소개된 드라마다. 또 다른 주요 인물은 문강태의 형이자 자폐성 장애폐성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를 지닌 서른 일곱살 문상태(오정세
세상에서 가장 슬픈 쓰레기-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비인간적 노동환경 바꿔야 할 때이다.정 은 정 (대구노동세상 대표)“이 사람 경비원 되려면 아직 멀었군. 그렇게 꽃잎만 쓸다가 다른 일은 언제 하나. 꽃은 말이야, 봉오리로 있을 때 미리 털어 내야 되는 거야. 꽃이 아예 피지를 못 하게 하는 거지. 그래야 떨어지는 꽃잎이 줄어들거든. 주민들이 보게
짧은 시간이었지만 돌아보면 마음이 덜컥한다. 하루 수백 명씩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일시멈춤 버튼이 눌러져 버린 것 같았던 도시, 대구. 완전히 극복된 건 아니지만 이만큼이나 안정을 찾기까지 우리 모두 애썼다.지난 2월과 3월 대구는 일상이 멈춰 서고 사람들의 마음조차 닫혀 버릴 것 같았던 도시였다. 그럼에도 두려움과 걱정에만 쌓여 있을 것이 아니
총선이 끝났다.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철저한 방역 조치 하에 혼란 없이 질서 있게 치러졌다. 투표율은 66.2%였다. 28년 만에 최고 높은 투표율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대다수 국가가 주요 정치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분위기와는 달리 한국의 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진 모습을 보고 나라 밖 언론과 정치인들은 많은 관심과 찬사를 보내왔다. SNS에서
휴일 저녁 뉴스에 엿새만에 코로나19 환자가 새로 나왔다는 보도가 나온다. 이런! 이번 29번째 환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나온 80대 고령 환자인데 문제는 최근 중국은 물론 다른 어떤 나라도 다녀온 적이 없어 앞선 28명 환자와는 달리 감염경로가 확실하지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된다고 했다. 며칠간 확진 환자가 더 나오지 않아서 확산의 정점을 찍고 감소 추
지난해 12월 27일 우여곡절 끝에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더불어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하향되었다. OECD 36개국 중 가장 늦게 18세 이루어진 아쉬원 상황이지만, 청소년 당사자들과 많은 활동가들의 지난한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진 소중한 결실이다. 열여덟 살은 혼인과 입대가 가능하고 8급 이하 공무원에도 응시할 수 있고 근로
한 달에 81명 꼴, 매일 2~3명, 질병까지 합하면 5~6명.2019년 11월 한 달간 47명추락 14명, 익사 6명, 사업장 외 교통사고 6명, 깔림 4명, 끼임 4명, 화재 폭발 3명, 무넘짐 2명, 사업장 내 교통사고 2명, 자살 2명, 물체에 맞음 1명, 과로사 1명언론은 이 중 30%만 보도할 뿐우리나라는 한 명당 평균 벌금이 450만원영국은 최
대구, 전태일[정은정 칼럼]- 정은정2010년 11월 13일은 전태일 서거 40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당시 민주노총은 전체 조합원 「전태일 평전」 읽기를 통해 전태일의 삶을 알고 정신을 따라 배우고자 했다. 우리 노동조합에서도 민주노총이 제시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했지만, 연세가 많고 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조합원께 무작정 책을 읽으라고 할 수
어릴 때 내 꿈은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어느 날부터 국민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국민학생이었던 내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의 선생님이 되는 건 상상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은 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를 차별하지 않는 선생님, 아이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는 선생님,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격려해주고 꿈을 주는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