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났다. 시민들의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한 심판은 매서웠다. 먼저 민주당에 대해서는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차지하고도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고, 선거 막판에 여러 가지 설화와 문제가 드러난 후보가 있음에도 지지했고, 창당 한 달 만에 12석을 차지한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는 ‘뭐가 문제인지 알겠는데 중요한 건 심판’이라는 민심이다. 뜨거운 민심은 투표율로 표출되었다. 가장 먼저 치러진 재외선거 투표율은 62.8%였고, 사전투표율은 31.3%로 이는 모두 역대 최고치이다. 최종 투표율은 1992년 14대 총선 투표율(71
2월 6일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천 명 늘린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현 정원 3,058명의 65%를 더 뽑는다는 것이다. 그러자 전공의를 주축으로 의사들이 극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많은 의대 재학생이 휴학계를 냈고 상당수 교수도 사직서를 냈다. 의료 붕괴에 국민은 불안에 사로잡혀 있다.의사들이 반발하는 배경의사(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포함)의 평균 사업소득은 2021년 기준 2억6900만 원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라고 한다. 변호사(1억1500만원)와 회계사(1억1800만원) 소득의 2.3배, 일반 봉급생활자 소득
대구에 박정희 동상을 세운다는데홍준표 시장은 3월 1일에는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그 앞에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건립하는 방안 검토를 말하더니 3월 11일에는 4월 중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과 동상건립위원회를 만들고 새로 건립되는 대구도서관 공원도 박정희 공원으로 명명하고 대형 동상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미 조례안은 발의되어 시청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4월1일까지 단체와 시민들의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대구에서 박정희 기념사업은 이미 여러 번 언급되었다. 2014년 민주당 대구시장 김
정치의 실종과 고단한 국민의 삶현실은 혼란스럽고 삶은 너무 고단하다. 봄이 왔는데도 일상에 화사함이 돌지 않는 듯하다.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적잖은 사람들이 빚으로 쓸 돈이 말라버리고 고물가로 삶은 팍팍해진데다 연일 정부와 의사 단체의 강대강 대치 뉴스가 창궐하고 있어 일상의 불안이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형국이다. 윤석열정부 들어 정치가 완전히 실종되고 법과 원칙을 앞세워 행정부가 특정 직역(직군)이나 대상과 돌아가며 쟁투를 벌이는 듯하다. 행정부가 광범위한 사법-공권력의 기관으로 돌변한 모양새이다. 권력이 사납고 험하니 국민의 삶이
드디어 봄이 왔지만 필자의 오랜 친구인 A 선생 마음속의 얼음은 아직 녹지 않았다. 지난 1월 중순 보이스피싱을 당해 본인의 저축액 및 보관 중이던 공금까지 다 털렸기 때문이다. 극심한 후회와 자책, 가족에 대한 미안함에 시달리면서도, A 선생은 필자에게 사건 경위를 소상하게 설명해주었다. 다른 분들의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피해자를 홀리는 사전 공작1월 어느 날 A 선생이 낯선 번호(031-504-2563)의 전화를 받았다. 경기도 어느 농협지점이라고 하면서 고객이 A 선생 명의의 통장으로 돈을 인출하려고
“이제 뭐하세요?” 개인 SNS에 현직에서 은퇴했다고 글을 쓴 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책임추궁 하듯이 뭘 할 것인지 생각해놓지 않았냐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하던 일을 그만두는 사람에게 묻지 않기로 했습니다. 결혼이나 취직, 진학을 묻지 않듯이 말입니다. 이번 칼럼은 그동안의 경험을 정리하는 저의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은퇴하기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라 글을 쓰면서 주저되기도 합니다만 2월엔 신상 변화가 많은 때이니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진로고민을 적어봅니다. 활동가로서 기억에 남는 순간
대한민국은 자국(自國) 노동자의 생계를 짓밟지 말라- 일본계 니토덴코그룹의 자회사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고공농성 사태를 목도하며(일본계 다국적기업 니토덴코의 자회사 한국옵티칼하이테크)두 명의 노동자가 또다시 공장 옥상으로 올랐다. 2023년 1월 8일 박정혜, 소현숙 두 노동자가 옥상에 오른 지 한 달 십일이 되었다. LCD(액정표시장치) 핵심부품인
원석의 품질이 좋아야 명품 보석이 가능하다지난달(24년 1월) 칼럼에서 필자는, ‘국민 대표성 부족 + 이해충돌’이라는 현 국회의 결함을 치유하기 위해 이렇게 제안했다. 국회의원 선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여 국민 대표성을 높이고, 일반 국민 중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뽑힌 대표로 이루어지는 시민의회를 두어 국회의 이해충돌 안건 등을 다루게 하자.(평화뉴스 칼럼 (2024.1.1) 참고)그런데 선거든 추첨이든 국민대표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 대다수가 공공문제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을
2024 총선! 제3지대와 시민사회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2024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까지 정치권은 흉흉하다. 정치인 테러의 해법으로 화해, 설득, 대화, 타협의 정치문화가 제시 되고정치권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필자는 팬덤 정치, 정치혐오를 넘어 우리의 삶을 바꾸는 정치를 위해
‘극장권력’의 위험과 알권리의 자의적 통제- 배우 이선균의 죽음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을 지켜보며김문주20여 년 동안 연기이력을 쌓아온 한 명의 개성적인 배우를 우리는 잃었다. 이선균의 죽음은 한 사람의 인권(人權)을 다루는 우리 사회의 수준과 사법 시스템의 폭력적 작태를 재삼 생생하게 전시해주었다. 문제는 이와 같은
‘10월항쟁’ 기억모임 16.6장 ‘… 민중의 목숨 절로 일어났는데 그게 어째서 죄악이던가/ … 양심이 일어났는데 그게 어째서 반역이던가/…’. 위령탑 뒷면에는 백기완의 시 ‘대구 10월항쟁에 띄우는 비나리’가 새겨져 있다. ‘나락 베다 끌려간
생물의 제1차적 관심사는 자기 생존이고,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이 12월에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지만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제도와 정책을 국민의 선택에 따라 결정하게 되어 있는 민주국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국민이 사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서 판단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사적 이해관계를 초월할 수 있을까?이런 전제를 충족하기 위한 장치로 학계에서는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 1921~2002)가 제시한 ‘무지의 베일’(veil of ig
2023년 뉴스를 돌아보며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2023년 마지막 칼럼은 필자의 기준으로 우리 삶에 끼친 영향과 마음에 남는 뉴스로 정리해 보았다.전쟁과 자연재해올해를 생각하면 성탄절에도 계속된 ‘전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작년 부터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의 화약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1991년 11월에 창간된 창간사의 첫 문장이다. 여전히 사회과학적 사유와 상상력이 뜨거웠던 당대 상황에서 편집인 김종철 선생은 이렇게 회의적인 물음으로 창간사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약하나마 우리 자신의 책임감을 표현하고, 거의 비슷한 심정을 느끼고 있는 결코 적지 않을
선거제도 개혁에 시민참여단 등장정치, 경제, 환경, 외교, 안보 등 각 분야에서 국운이 휘청대는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한 느낌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싹을 찾아보고 싶다. 우선, ‘시민참여단’이 작은 희망을 준다. 내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출범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권역별·성별·연령별로 비례 배분해 모집한 500명으로 시민참여단을 구성하였다. 시민참여단은 지난 5월 6일과 13일 양일간 숙의를 거쳤는데,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에 대한 찬성 비율이 숙의 전 27%에서 숙의 후 70%로 증가하
KBS 박민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공영방송 KBS는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박민 사장은 취임식도 하기 전에 보직 내정자들을 통해 제작진에게 편성 변경과 진행자 하차를 통보하도록 했다. 4년간 9시 뉴스를 진행해온 이소정 앵커는 일요일 밤에 하차 언질을 받고 월요일에 하차 통보를
무릇 사대부 집안의 법도는 벼슬길에 높이 올라 권세를 날릴 때에는 빨리 산비탈에 셋집을 내어 살면서 처사(處士)로서의 본색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만약 벼슬길이 끊어지면 빨리 서울 가까이 살면서 문화(文華)의 안목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내가 죄인이 되어 너희들에게 아직은 시골에 숨어서 살게 하였다만, 앞으로의 계획인즉 오직 서울의 십리 안에
조직체에 근무해본 사람은 누구나 ‘공금은 공돈’이 되기 쉽다는 사실을 체득하게 된다. 조직체 중에서도 기업과 달리 주인이 따로 없는 정부는 더 심하다. 정부 수입은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므로 정부예산은 꼭 필요한 용처에만 써야 한다. 관리도 자기 돈처럼, 아니 자기 돈보다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로, 쓰는 사람이
민생은 없고 “알뜰”만 남은 2024년 정부 예산안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역대 최저 증가율 2024년 정부예산안윤석열 정부의 2024년 예산이 발표되었다. 계속되는 세수 부족에도 감세를 내용으로 하는 세법 개정안을 내놓더니 2024년 총지출을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증가율인 2.8% 증가한 656.9조원으로 편성했다. 그러면서 &
김문주1930년대 후반에 본격화되는 문학인들의 일본협력은 일제강점기 한국문학사의 크레바스(crevasse)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반민족 부일(附日)행위는 좌우를 막론하고 문단에 편만했으며, 그러한 점에서 일제강점말기 정신사로서 한국문학사는 빈한(貧寒)하고 매우 옹색하다. 우리 문학사가 이육사와 윤동주를 귀하게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사람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