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이 왔지만 필자의 오랜 친구인 A 선생 마음속의 얼음은 아직 녹지 않았다. 지난 1월 중순 보이스피싱을 당해 본인의 저축액 및 보관 중이던 공금까지 다 털렸기 때문이다. 극심한 후회와 자책, 가족에 대한 미안함에 시달리면서도, A 선생은 필자에게 사건 경위를 소상하게 설명해주었다. 다른 분들의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피해자를 홀리는 사전 공작1월 어느 날 A 선생이 낯선 번호(031-504-2563)의 전화를 받았다. 경기도 어느 농협지점이라고 하면서 고객이 A 선생 명의의 통장으로 돈을 인출하려고
원석의 품질이 좋아야 명품 보석이 가능하다지난달(24년 1월) 칼럼에서 필자는, ‘국민 대표성 부족 + 이해충돌’이라는 현 국회의 결함을 치유하기 위해 이렇게 제안했다. 국회의원 선거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여 국민 대표성을 높이고, 일반 국민 중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뽑힌 대표로 이루어지는 시민의회를 두어 국회의 이해충돌 안건 등을 다루게 하자.(평화뉴스 칼럼 (2024.1.1) 참고)그런데 선거든 추첨이든 국민대표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 대다수가 공공문제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을
생물의 제1차적 관심사는 자기 생존이고,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이 12월에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지만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제도와 정책을 국민의 선택에 따라 결정하게 되어 있는 민주국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국민이 사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서 판단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사적 이해관계를 초월할 수 있을까?이런 전제를 충족하기 위한 장치로 학계에서는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 1921~2002)가 제시한 ‘무지의 베일’(veil of ig
선거제도 개혁에 시민참여단 등장정치, 경제, 환경, 외교, 안보 등 각 분야에서 국운이 휘청대는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한 느낌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싹을 찾아보고 싶다. 우선, ‘시민참여단’이 작은 희망을 준다. 내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출범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권역별·성별·연령별로 비례 배분해 모집한 500명으로 시민참여단을 구성하였다. 시민참여단은 지난 5월 6일과 13일 양일간 숙의를 거쳤는데,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에 대한 찬성 비율이 숙의 전 27%에서 숙의 후 70%로 증가하
조직체에 근무해본 사람은 누구나 ‘공금은 공돈’이 되기 쉽다는 사실을 체득하게 된다. 조직체 중에서도 기업과 달리 주인이 따로 없는 정부는 더 심하다. 정부 수입은 국민의 혈세로 충당되므로 정부예산은 꼭 필요한 용처에만 써야 한다. 관리도 자기 돈처럼, 아니 자기 돈보다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로, 쓰는 사람이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지난 4월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고령(만 65세 이상) 인구는 약 900만 명(17.5%)이다. 세계에서 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유럽의 평균치(19.6%)보다는 낮지만, 50년 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2070년에는 유럽의 고령 인구 비율은 30.8%가 되지만, 한국은 훨씬 높
입원 중 코로나에 감염코로나19 국내 감염자가 2020년 1월 20일에 확인된 후 누적 확진자 수가 국민의 반에 이르기까지 필자는 무사했다. 정년 퇴임한 처지여서 사회적 접촉이 별로 없었고 정부에서 맞으라는 백신도 다 맞은 덕일 것이다. 그러다가 22년 10월 충수염(속칭 맹장염)으로 대구의 어느 대학병원에 입원하였다. 수술 후 1주일이 지나도 열이 떨어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토지 투기 의혹에 국민이 분노하였고, 2022년 대선 때부터 소위 ‘대장동 게이트’가 나라를 뒤흔들었는데, 올해 또다시 이런 어이없는 일이 터졌다. 더구나 이번에는 의혹이 제기되자 ‘뜬금없이 백지화 → 슬그머니
필자는 지난 5월 칼럼(글 끝에 링크 있음)에서 현행 정치제도의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진정한 비례대표제, 다양한 정당, 시민의회를 제시했었다. 이번 글에서는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는 적절한 방안에 대해 더 생각해보려고 한다. 대통령중심제는 행정부가 입법부와 별도로 존재하고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국민에 의하여 선출되는 정부형태다. 이런 체제에서는 대통령의
가 내년 2월 28일이면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그런데 대구의 자존심을 지켜온 보물 같은 가 안타깝게도 재정난에 시달린다고 한다.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후원 행사를 기획한다는 소식을 듣고, 필자의 소감을 적어 본다.와의 인연필자는 2007년 2월 말, 경북대 김민남 교수의 권유로 &
윤석열 1년, 국민의 실망정치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되풀이된다5월 10일이면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이 된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국민은 지난 1년간의 국정에 낙제점을 주고 있다. 취임 전에 대통령 집무실을 별다른 이유도 없이 용산으로 옮긴 데서 시작하여 외교 분야의 이해하기 어려운 대응에 이르기까지, 국민을 실망하게 한 여러 사례를 새삼 지적할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나이 구분 말고 모든 국민에게 충분한 복지를!노인 무임승차와 지하철 적자우리나라에는 전통적인 경로사상에다 노인 빈곤층이 많은 상황도 같이 작용해서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우대 제도가 많다. 기초연금, 교통비 할인, 통신비 할인, 입장료 할인, 세금 우대 등이 그 예이다. 요즘 노인의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필자가 우리 사회문제의 해법을 모색할 때 참조하는 상상의 나라 ‘율도국’의 지인과 이번에는 연금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율도국에는 공적 연금제도가 없다필자: 한국에서는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 약 30년 후에는 연금 기금이 고갈되는데
윤 대통령과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특권 없는 세상’을 위한 개혁에 나서야 한다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l
다주택자 감세가 영세 임차인을 위해서라고?‘토지보유세 강화 + 다른 세금 감면’의 패키지 정책을 내놓길윤 대통령, “다주택자 중과세는 임차인에게 전가된다”윤석열 대통령은 12월 15일 제1차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완화하겠다고 하면서, “주택은 내가 사는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세금 줄이기‘공시가격 현실화율’에 관한 공청회가 11월에 두 번 열렸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란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이므로, 현실화율을 낮추면 세액이 줄어든다. 11월 4일에 열린 제1차 공청회에서는 이, 내년에는 올해 공시가격을 동결해서 쓰고 앞으로 어떻
권력과 금력 앞에 움츠러드는 교수사회부끄럽지만 그래도 희망이 없지는 않다윤석열 대통령의 아내가 과거에 쓴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필자도 40년가량 대학교수로 재직한 탓에 자연히 관심이 간다. 우선 간략히 경위를 요약해보자.연구 부정 조사에 관한 국민대의 이상한 대응의혹의 당사자는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학 박사학위
20대 대통령 선거 때 국민의힘에서 내세운 대표 공약은 ‘공정과 상식’이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에 더 애착을 느끼는 듯하다. 작년 6월 출마 선언에서 22번, 올해 대통령 취임사에서 35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33번, 9월 2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21번 ‘자유’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달은 누구의 것인가우주 사용료 징수하여 모든 인류를 위해 쓰자“우주 개발은 모든 인류를 위해” - 유엔 우주조약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 호’가 8월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사됐다. ‘다누리 호’가 달 100km 상공의 궤도에 안착하면 우리나라는 달에 탐사선을 보낸
엽관제와 실적제 인사공공기관장을 선거의 전리품으로 여겨온 폐습을 막기 위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기관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고, 이사와 감사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에 공공기관장을 임명하자 국민의힘에서는 ‘알박기’라고 비판하면서 기관장의 임기를 임명권자와 일치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