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60년을 같이 살았다고 한다. 해방 한달 전인 1945년 7월, 열일곱.열아홉에 혼인한 부부는 어느 듯 팔순을 바라본다.아직 6년도 못 살아본 기자에게 ‘60년 부부’는 헤아리기도 먼 훗날의 상상일 뿐이다. 올해로 꼭 60년째 같이 사는 노부부가 상을 받는다기에 경북 예천으로 갔다. 지난 29일, 예천진호양궁장에서 열린 천주교 안동교구(교구장 권혁주
30대 직장인 A씨는 3살배기 딸의 칭얼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어제부터 콧물과 기침이 시작되더니 오늘 아침엔 열까지 나서 집 근처 소아과에서 감기약을 받아 먹인 터였다. “여보, 열이 많이 나는 거 같아요. 어쩌죠?” 근심어린 아내의 말에 체온계를 챙겨든 A씨, “음... 38도가 넘는데... 저녁약도 먹이고 잤는데... 어쩌지?” 문득 쳐다본 시계는
필자가 독일에서 귀국한 후 몇 번을 망설이다가 간 곳이 있다. 그곳은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이었다. 필자는 태어난 곳도 창신동이고 대학원까지 창신동에서 다녔다. 산동네에 집들이 빼곡하고, 암벽 벼랑 낙산아파트 아래 있던 우리 동네는, 집집마다 마당을 가운데 두고 3-5가구 이상 세든 사람들 가득한 기와집과 슬레트집이 붙어있던 동네였다. 그 마당 한가운데에는
’90년 여름, 무작정 서울의 한 달동네를 찾아갔다. 단지 ‘민중’이 뭔지, 어떻게 사는 지 보고 싶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좀 ‘생뚱’ 맞기는 했지만, 당시 많이 쓰이던 ‘민중’이란 말을 느껴보고 싶었다. 중학생 때까지 시골에서 자랐기에 농촌 정서는 낯설지 않았지만, ‘기층민중’이나 ‘도시빈민’ 이란 말들은 사회과학의 명쾌한 논리처럼 그렇게 와닿지는
하나의 도식: 푸코의 말처럼 자본주의 발전은 몸이란 요소의 활용성과 유순함뿐만 아니라 그것의 성장과 강화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자본의 후견자로서 국가는 개개인의 몸에 개입하고 훈육할 수 밖에 없으며 또한 개개인은 몸으로서의 자본주의에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강화하고 양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건강의 문제를 축으로 두 개의 주체와 두 개의 욕망이 존
동일한 사태가 사람들의 입장에 따라 거의 정반대의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는 것은 누구라도 수시로 경험할 수 있는 사실일 것이다. 애국이라고 믿은 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반인륜 범죄로까지 뒤집히는 사례들은 역사 속에서 수도 없이 찾을 수 있다. 12. 12 하극상이나 광주학살과 같이 명백한 범죄와 관련해서도, 그것이 범죄로 공인될 때까지는 그 평가를 놓고
◈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 ◈석가모니 부처님은 룸비니 동산의 무우수 나무 아래서 탄생하셨다. 태어나자마자 동서남북으로 일곱걸음을 걷고 난 뒤, 두 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면서 사자후를 외쳤다."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 존귀하다. 세계의 고통 받는 중생들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이 외침은 장차 고통에 빠져
유령은 옷자락 속에서 두 아이들을 밀어 냈다. 그 아이들은 너무나 쇠약해서 보기에도 아주 흉했다. 보기만 해도 심술궂고 욕심이 많아 보였다.스크루우지: 아니! 어디 아픕니까? (놀라서 뒤로 뒷걸음친다.)현재의 유령: 그렇지 않아!스크루우지: 어째서 이 아이들이 당신 곁에 있습니까?현재의 유령: 풀어 놓으면 큰일이 나기 때문에 내가 맡고 있는 거야. 하지만
1. 부처님은 어떤 분인가 "붓다는 지나간 역사(過去世, atita)를 알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未來世, anagata)를 예견한다. 모든 존재(諸行)는 파괴되고 소멸하는 것임을 현재(paccuppanna)의 삶속에서 폭넓게 꿰뚫어 안다. 중생의 길고 긴 역사(無量劫)를 관찰해보니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이 직면하는 고뇌는 태어난 자는 반드시 죽음을 맞아야
청암재단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우리 지역에서도 장애인 시설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 졌다. 시민들은 신문이나 TV를 보면서 허탈하고 분노했다. 시설운영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하는 보조금을 도둑질했고, 관리ㆍ감독해야할 공무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더욱이 TV 화면에 생생하게 잡힌 생활인들의 강제노역과 끔찍한 폭력을 보면서 할 말을 잊었다.하지만 많은 사람
푸르름이 우거진 팔공산에 연등빛이 화사하다. 동화사 마당 마당은 초파일 맞이로 분주하고, 스님들 잿빛 차림에도 잰걸음이 느껴진다. 엿새 앞으로 다가온 석가탄신일. 산사 큰 스님이 예스런 손님맞이에 나서고, '로만칼러(Roman Collar)' 낯선 분들이 찾아왔다.까만 옷에 희고 빳빳한 칼러(로만칼러)를 목에 두른 가톨릭 사제 3명이 석가
5월 8일 [어버이 날]. 대구시 북구 태전동성당(주임신부 김무한)이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마련했다. 성당 청년들은 할아버지.할머니들에게 예쁜 카네이션을 정성스럽게 달아드리며 "건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 카네이션에는 '사랑해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할아버지.할머니들은 친손주에게 선물을 받은 듯 연신 흐뭇한 표정으로 청년
화창한 봄날 4월 17일, 대구시 북구 대현성당 마당에서 큰 잔치가 열렸다. 지난 해 봄에 문을 연 [감나무골 생명가게]가 세 번째 마련한 나눔장터. 옷가지와 생활용품, 먹거리와 어린이 장난감까지, 아름아름으로 전해 온 갖가지 물품 수천점을 펴놓고 동네 주민들을 맞았다. 특히, '어린이 나눔장터'가 마련돼 동네 어린이들이 직접 자신의 장난
[대구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 이태훈(47.사진) 관장이,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장애극복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어릴 때 앓은 열병으로 청력을 잃어버린 이 관장(청각장애 2급)은, [대구광역시농아인협회] 회장을 맡아 장애인 복지에 힘썼을 뿐 아니라, 지금은 우리나라 복지관 가운데 유일한 ‘청각장애인 관장’으로 대구지역 6,300여 청각장
‘옷이 날개’라는 짤막하고 경쾌한 독일 소설이 있다. 19세기 중엽 스위스가 배경이다. 주인공은 착하고 가난한 재단공이다. 그는 직장도 잃고 방황하던 중 그럴 듯한 옷차림 덕분에 어느 작은 마을에서 망명 백작으로 오해를 받는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의 오해 덕분에 그는 운 좋게 출세도 하고 마을의 예쁘고 현명한 처녀와 결혼도 한다. 동화 같은 이야기다. 작품
얼마 전, 민주노동당 이연재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윤부장, 저상버스는 장애인들만 탈 수 있는 거야?” 순간, 그동안 여러 차례 장애인 집회에 참석했던 분이 아침부터 웬 생뚱맞은 소리를 하나 싶었다. “누가 그래요?” 약간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아, 오늘 아침 신문에 대구에 저상버스가 도입되었다는데, 기사에서 저상버스가 ‘장애인 전용’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뜻으로 나눔장터 한주 연기합니다. 다음 주에 에너지를 씁시다”일요일(4.10) 아침. [감나무골 생명가게] 자원봉사자와 후원인들에게 손전화로 문자메시지가 전해진다. 어제부터 내리던 봄비에 두달동안 준비해 온 세 번째 ‘나눔장터’가 다음 일요일(4.17)로 한 주 미뤄진 것이다. ‘오다 말다’하며 애를 태우던 봄비. 어제 밤 늦게까지 속앓이를 하던
감나무골 나섬의집이 대현동에 또아리를 튼지 벌써 만14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 우리의 활동이 걸음마였듯이, 노랑 병아리 같은 미취학 영아들과 함께 하는 탁아방으로 시작해, 몇 해 뒤엔 어린이집과 청소년 공부방도 마련했고, 이젠 중학생들까지도 함께 하는, 그 속에는 작은 변화가 모여 이루어진 세월이 묻어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삶에는 “감나무골 나섬의
鰥寡孤獨(환과고독)[자의]鰥 : 홀아비 환寡 : 적을 과孤 : 외로울 고獨 : 홀로 독[뜻]홀아비, 과부, 어리고 부모 없는 사람, 늙고 자식이 없는 사람 등을 일컫는 말[출전]맹자(孟子)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下) - 호화호색장(好貨好色章)[내용]제(齊)나라 선왕(宣王)이 맹자에게 왕도정치(王道政治)에 대해 묻자 맹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옛날 문왕(
지난 2004년 3월 2일 국회를 통과해 3월 22일 공포(9.23 시행)된 [성매매방지법].법이 제정된 뒤 지 1년이 지났지만, 예전처럼 드러내놓고 성행하지 않은 뿐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성매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성매매가 전혀 없는 나라가 어딨냐”며 법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심지어, “꼭 이렇게까지 단속해야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