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앞만 보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에게 FTA란 TV에 나오는 단어이거나 별 상관없는 먼 나라의 낯선 이야기들로만 이해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통치권자의 구국의 결단으로 미국과의 FTA협상이 개시되면서 나라전체가 시끄럽다. FTA는 과연 우리에게 희망과 성장을 담보할 것인가? 아니면 빈곤과 양극화만 더 심화시킬 것인가? 이러한 화두
지난 7월10일부터 시작된 한미FTA 2차 본협상이 파행으로 중단되었다며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액면상으로는 양국의 협상내용과 과정에 대한 불만이 그 이유로 제기됐다. 한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강대국인 미국과 초국적기업들이 앞으로 남은 3,4차협상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술수와 책략적측면이 강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바꾸어 말하면 9
한미 FTA 2차 협상이 결렬되고 난 뒤, 한 인터넷 신문은 “희망이 보인다”라고 논평했다. 하지만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본 희망은 온 국민의 강력한 저항의지였을 뿐, 한미 FTA 협상 결과에 대한 희망이라거나 정부의 태도가 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2차 협상이 결렬된 것은 의약품.의료기기 협상 분과에서 미
조해녕 대구시장님께!평화뉴스로부터 시민운동가로서 대구시장께 하고픈 말들을 칼럼으로 써달라는 요청을 몇차례 받았지만 거절했습니다. 하고픈 얘기야 왜 없었겠습니까만은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조해녕시장님을 향해 시청 앞에서 몇개월간 퇴진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은 그때 모두 드렸을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2003년 봄에, 지
올해도 어김없이 4월이 다가왔다. 이 사회가 어느 순간부터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4월이 되면 모두가 쏟아 붓는 것 같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는 장애인들이 예전보다 더욱 살기가 좋다고 보고, 정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사는구나 하고 생각들을 한다. 물론 비장애인들보다 좀 혜택을 받고 사는 것은 사실이다. 기차 50%할인 지하철 100%할인 등...그러나,
도시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도시는 선으로 분리되어 있는 듯하다. 도로와 건물이 선으로 분리되어 있고 건물과 녹지가 선으로 분리되어 있다. 산과 주거가 선으로 분리되어 있다. 도로와 인도가 선으로 경계지어 있다. 선은 경계를 통하여 각각의 역할을 규정하고 다르기 때문에 이해가 높아지는 구실을 하지만, 많은 곳에서 단절을 상징하고 있다. 비단 물리적 공간적
벌써 우수가 지났고 이제 곧 경칩입니다. 봄입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칠갑을 한 이 도시에서 개구리 구경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이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봄은 봄입니다. 겨울 방학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죽이고 쏘고 부수는 짓으로 시간을 보내던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학교로 몰려가는 모습을 보면 이 삭막한 도시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오후에 뜻밖의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지난 몇 년간 소식이 뜸했던 성폭력 생존자중의 한분이였다. 나는 오랬만이라 반가워서 요즈음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를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오늘 뉴스에 성범죄자에 대한 고소기간 및 공소시효를 철폐하는 방안이 강구할 예정이라는데, 이제 우리 정부가 정신차린 모양이지요? 그 뉴스듣고 저가 모 방송국에 전화해서 제발
민주주의란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 말로써 서로 치고 박고 싸울 수 있는 참 좋은 제도이다. 나아가 법과 제도와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에게도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지닌 으뜸가는 미덕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회 제도에서 금기를 깨뜨리고 표현의 자유라는 자양분을 섭취한 토대에서 민주주의는 무럭무럭 자라난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품위를 지키지
말끔히 차려입은 중년신사가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출근길을 서두른다. 그의 하루 일과는말도 없고, 감정도 없는 무생물들과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된다. 자동차의 자동변속기를 D에 끌어다 놓으면 슬그머니 차가 밀려나가기 시작한다. 매끈하게 포장된 도로 위에, 또 표지판에 그려진 기호들을 확인하며 차가 달려나가고 있다. 말은 필요 없다. 이 때 느닷없이
얼마전 지역의 모 신문기자가 남성으로서는 선택하기 힘든 유아휴직을 감행(?)했다는 반가운 기사를 본적이 있다. 육아가 아직까지 여성의 몫이란 고정관념이 주류인 사회에서 주변의 우려와 만류를 제치고 그런 결정을 한것에 대해 여성의 한사람으로서 잘했다고 축하의 인사라도 보내고 싶었다. 그분이 육아 휴가를 선택한 변을 읽어보니, 마땅히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곳
1. 믿음하나님은 모든 인간에 대한 사랑과 자비로 충만해 있으며, 심지어는 그의 계율을 어긴 자에게까지도 똑같이 베풀므로, 계율을 지키는 것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예수는 믿었다. 그래서 예수는 하나님이 우리를 대하듯이 우리 또한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다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의 일생은 이른바 신약성서의 복
교육계에서 2005년도 만큼 다사다난했던 해가 있었을까? 상반기에 모습을 드러낸 교원평가를 두고 교원단체와 교육부와의 갈등에 의한 극한투쟁에서부터, 연말에 불어 닥친 개정 사학법에 대한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 사학재단과 교육부의 갈등까지 학부모와 학생은 정신을 차릴 수 가 없다. 교원평가안을 두고 “교사의 자기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교수.학습 능력과 교과
또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연거푸 이어지는 망년회에 세파에 찌든 몸을 내맡긴 채 한 해를 마감하는 모습은 여느 해나 마찬가지로, 올해도 변함없는 우리들의 일상 풍경입니다. 예년과 견주어 망년회 자리가 한결 조촐해지고 조금은 썰렁해 보일지라도 망년회는 망년회입니다. 많은 기대를 품고 시작했던 한 해가 안타깝게 실망으로 마무리되었다 할지라도 또 맞닥뜨리며
2005년 한 해도 십 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길거리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상가에는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오늘 같은 날은 눈까지 펑펑 내려서 뭔가를 조용하게 뒤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요 계절이다. 한해의 끝에 와서 시간의 마무리에 모두들 몸과 마음이 분주하게만 느껴진다. 쫓기듯이 단체의 지난 한 해 사업을 평가하고, 내일의 우리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존
"인간은 아버지를 죽인 사람은 용서하여도, 재산을 빼앗은 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마키아벨리가 한 이 말처럼 인간의 돈에 대한 집착을 정확히 표현한 것은 달리 없을 것이다.혁명 시절 부르짖는 구호가 있다. "힘 있은 사람 힘으로, 지식 있는 사람 지식으로,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조국에 봉사하자"는 것이다. 혁명의 대열에서 지식으로 비장한 각오를 부
학부모상담실을 운영하며 만나게 되는 학교현장은 너무나 단조롭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저마다 겪고 있는 상황을 애닯게, 처절하게 알려오지만 상담자의 입장에선 앞의 몇 마디만 들어봐도 현장상황과 교사, 교장의 대응논리의 대다수는 유형별로 아주 간단히 추론되기 때문이다. 학교는 수 백개, 교사는 수 만명일텐데, 학생.학부모들이 대면하는 학교는 다른 것이 거의 없다
끝없이 증폭되고 있는 황우석 박사 연구팀의 연구윤리 시비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비뚤어진 애국주의”라며 우려의 뜻을 밝히기도 하였지만, 한번 타오른 여론의 불길이 쉽게 잡힐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이 시점에서 분명하게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 과학자에 대한 국내 인기나 여론에 따라 국제사회의 평가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며칠째 감기 몸살로 출근도 못하고 집에 누워 있던 중이었다. 누워서 생각하니, 평소 잘 아는 지인이 오늘 위암 수술을 할 예정이다. 알아보니 수술 후에는 며칠 동안 병문안도 어려울 거라고 한다. 그러면 수술 전에 가서 얼굴이라도 보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코에는 열이 화끈거리고..하지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세수를 했다. 도저히 머리까지 감을 엄두는 못내고
우직한 청년이 물었다. "인간은 옛날에도 오늘 같이 서로 살해하여 왔다고 생각하십니까?"스승인 현자가 대답했다. "매는 비둘기를 보면 언제나 그것을 잡아먹었다고 보는가?""물론입니다.""그렇다면, 매는 언제나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어떻게 인간은 그 성질을 고쳤다고 생각하는가?"볼테르의 단편 『깡디드』에 나오는 대화이다.세계 2차대전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