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사람의 몸 속으로 은밀하게 깃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 사회에 만연하는 질병의 속성과 그 질병에 대한 집단 전체의 대처방식은 그 사회의 수준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창백해 보이는 결핵 환자에게는 언제나 헐벗고 굶주리며 살아왔던 고달픈 삶의 흔적들이 은근히 묻어난다. 한 사회에 결핵이 창궐하고, 그로 말미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