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은 왜 원수를 사랑하지 않았을까요?박창원의 인(人)-(26) / ‘사주쟁이 기자’ 우호성 ①“당신은 내 원수야. 싸움은 이제부터야. 이건 선전포고야!” 사장 신부는 사제관을 찾아온 그에게 냅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가 사장 신부에게 한 말은 “내일 출근 하겠습니다.”가 전부였습니다. 그
‘밥심’ 대신 ‘책심’으로 살다가다 / 박창원의 인(人)-(25) / ‘고서일생’ 박창호 ⑤“고서냄새가 나면 먹던 밥도 마다하고 벌떡 일어났지요.” 고서와 오래 지내다보니 고서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그는 평생을 ‘밥심
'고서 일생' 박창호 ③ / "님의침묵.청록집 초판...옛 문화 소통의 장으로"“단돈 30원에 사서 10만원에 팔다”박창원의 인(人)-(24) / &ls
고서점의 베스트셀러는 무엇이었을까?박창원의 인(人)-(23) / ‘고서일생’ 박창호 ③그 옛날 대구의 고서점에서는 어떤 책들이 이른바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을까요? 이런저런 책들 중에서도 유달리 국문학, 고대문학 관계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들 책들은 고서점 주인들에게 인기 상종가였고 값도 따라서 비싼 편이었습니
‘책’은 물려주고 물려받는 것박창원의 인(人)-(22) / ‘고서일생’ 박창호 ② “정말 사람들이 많이 몰렸습니다. 구경하려니까 겁이 나서 라디오만 듣고, 사람들 이야기만 듣고 집에 숨어 있었지요.” 계엄령으로 텅 빈 도시의 적막을 찢는 총성에다 비명소리가 거리에 가득했다고 그때의 신문은 전하
‘책을 읽는 것=산을 유람하는 것’박창원의 인(人)-(21) / ‘고서 일생’ 박창호 ①대구 칠성동. 대구에서 손꼽히는 재래시장인 칠성시장이 자리 잡고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를 막 벗어난 1945년 무렵 칠성동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덩그러니 자리 잡은 철도원들의 기관고가 대표적인 건물일 정도로 황량한
밤에 대화를 나누니, 아침에 장승이 나다박창원의 인(人)-(20) / 장승쟁이 김종흥 ⑤“무서운듯한데 익살스런 그 표정에 끌렸습니다. 잠시 어색하지만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는 얼굴, 이웃이라고 할까…”전통시대 공동체 문화의 상징이기도 한 장승에 그는 이내 빠져들었습니다. 장승이 내뿜는 매력에 사로잡히게 된 것입니다. 하회마
맛과 멋의 ‘마중물’이 되다박창원의 인(人)-(19) / 장승쟁이 김종흥 ④“하회탈이란 게 매력이 있어서 광대가 말하면 탈이 살아납니다. 표정이 참 좋다고 할까요. 인간의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을 그대로 담아내지요.”‘희노애락애오욕’은 사람이 느끼는 기본 감정입니다. 이를테면 기쁨과 노
“얼굴이 얼마나 고운지, 처녀 같았습니다.”1999년 4월 21일 안동 하회마을 담연재(澹然齋). 떡, 밤, 대추, 곶감, 유과 등 47가지의 음식이 놓인 푸짐한 생일상이 차려집니다. 이날 생일상의 주인공은 ‘고운 처녀’ 같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입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한국 방문 사흘째 되는 날 하회마을을
“여보 각시, 사람 괄세하지 마소. 일가산에서 늙은 중이, 이가산 가던 길에, 삼노 노상에서 사대부녀를 만나, 각시 오줌 냄새를 맡고, 육정이 치밀어서, 칠보단장 아니 해도, 팔자에 있던동 없던동 구별할게 뭐 있니껴? 여보 각시, 몸이나 한 번 주오~.” 안동 하회마을 어귀 ‘목석원’(木石圓) 아랫마당. 직장인인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 거라고/ 아무도/ 못 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그가 좋아하는 달팽이의 노랫말입니다. 달팽이의 세상 끝이 바다이듯 누구에게나 돌아가고 싶은 세상 끝이 있습니다. 그가 맞닿고 싶은 세상 끝은 노동자 곁을 맴도는 것입니다. 나이 들
아파트서 주민자치 실험에 나서다박창원의 인(人)-(14) / 장명숙 세실리아 ⑤‘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알을 낳습니다.’ 재미없고 한물간 말 같지만 주민들은 웃으며 박수를 쳤습니다. 작년 9월, 그는 오랜만에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지난 91년 민중당 후보로 대구시 의원에 나선지 8년만입니다. 대구경
박창원의 인(人)-(13) / 장명숙 세실리아 ④ 장명숙 세실리아 ④ / 민중당 후보로 나서다"힘 보태던 권형우.이상술.민영창.이화영...폭신한 땅 찾아간 이재오.김문수&
쉰 맛의 추억 ‘그 나물에 그 밥’ 박창원의 인(人)-(12) / 장명숙 세실리아 ③“아침이면 손가락 1~2개는 잘려나가 뭉뚱그려진 손을 내민 주민과 악수합니다. 저녁에는 비산동 철길 아래 하꼬방으로 불리는 막살이 집에서 죽인지 밥인지 모를 음식을 오물오물하는 노인의 모습을 봅니다.” 1991년. 그는 이처럼 속
“밥도 못 먹고, 가는데 마다 잘리고….” 공장에서 쫓겨나 돌아오는 길에 살살이 꽃을 보니 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바람 불 때 힘없이 흔들거리는 한해살이의 운명이 자신과 닮았습니다. 잎 떼기 놀이에서 떨어지는 잎은 자신의 모습으로 비쳤습니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린다고 지은 코스모스의 정겨운 우리 이름마저 그를 아프게 했
#1 “예수의 소리를 마음으로부터 듣지 않고 행한다면 수녀 될 자격이 없다….”대구 파티마 병원에서 노사의 격한 대립이 벌어졌을 때의 일입니다. 병원 측에서 농성중인 노조원들의 사진을 찍어 경찰에 고발하려고 했습니다. 행정처장 수녀에게 따졌습니다. 예수의 소리가 아닌데도 노조원들을 감옥에 보내려고 한다면 수녀의 두건을 벗어
‘노 젓는 마드로스’ 를 다시 만나다박창원의 인(人)-(9) / 하회마을 뱃사공⑤‘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야 봄이 온다.’생전에 말한 그의 말은 맞는 듯합니다.꽃이 지고나면 어느새 봄이 왔다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힘쓰는 건 내가 하고, 힘안쓰이는 건 저거가 하고”&l
“몽땅 사면 ‘부용대’는 그냥 낑가 준대”박창원의 인(人)-(7) / 하회마을 뱃사공③“동네 몽땅 사면 부용대는 그냥 낑가 준대, 마냥 보니까 내끼지…” 뱃사공 이창학 님의 너스레는 이어집니다. 소유권이 없는 타성바지가 느끼는 부러움과 씁쓸함이 묻어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습니다.
“△△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안 돼. □□은 웃어른에게 말을 함부로 하고 어구씨다(억세다)…그래, 올해는 가찹게(가까이) 사는 ◯◯에게 맡기면 어떨지?” 그 옛날 나룻배가 바깥세상과 중요한 소통수단이었던 안동 하회(河回)마을. 그래서 뱃사공의 소임을 정하는 일은 중요했고 이처럼 갑론을박 하기가 일쑤였
젊은날의 변곡점 곡주사 단상 長毋相忘(장무상망)이라..역사는 과거의 부끄럽든 아픈 진실이든 들추어야 겠지만, 보통사람에게는 즐겁고 달콤한 기억이 아닌 바에는 과거를 통상 묻혀 두고 끄집어내기를 주저한다.곡주사와 이모 그리고 명희 씨를 언급하는 것은 칠흑 같은 어둠에서 촛불이 되고자 했던 70년대 박정희 유신과 긴급조치와의 저항야사를, 전두환 정권의 광주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