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구시청 앞. 한 50대 중년 여성이 붉은 조끼를 입고 얼굴을 가린 채 오전 내내 1인 시위를 벌였다. 수 년째 대구지하철 역사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대구도시철도본부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다. 그녀는 권 시장에게 "점심값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시청 앞에 섰다. 피켓에는 "권영진 시장님, 이제는 따뜻한 지하철 공
1인 시위쯤(?)은 밥먹듯이 하던 활동가에서 1인 시위는 더 이상 새롭지도 흥분되지도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동네 아이를 둔 엄마들이 카톡으로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미쳐 용기를 내지 못하고 주저주저하는 모습에서 부끄러움과 고마움이 느껴졌습니다. 급기야 다섯명이 모이고 월화수목금 이렇게 1인 시위를 시작하니 자발적으로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농어촌 의석 축소 최소화'에 합의한 가운데, 김지훈 정의당 대구시당 기획국장은 7일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비례대표 의석 축소 반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거대 양대정당이 농어촌에서 자기 의석을 지키기 위해 헌법재판소가 내린 비례대표 확대 취지의 결정과 민
성 (性)소수자 축제인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지난 7월 5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렸습니다. 퀴어(Queer)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등 성적 취향의 소수자들을 의미하는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과 대구 등 2곳에서 해마다 퀴어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구는 2009년 시작돼 올해 7회째를 맞습니다. 특히 올해는 중구청의 동성로 야외무대 사용과
지난 20일 토요일 밤 11시 30분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식당. 이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야간알바를 하는 김윤아(37.가명)씨는 저녁 식사로 라면 한 봉지를 뜯어 식당 한켠에서 허겁지겁 먹었다. 손님들이 들이닥치면 그 마저도 못 먹기 때문에 손은 더 빨라졌다. 라면 한 봉지를 다 먹기도 전 단체 손님들이 들어왔다. 윤아씨는 잠시도 못 쉬고 음식을 날랐다.
새벽종이 울리지 않아도 새벽종이 울리지 않아도삼평리 새 아침은 밝아온다.농민들이 지켜온 땅은역사상 단 하루도 헌 마을이었던 적,없다. 땅을 모르는 지배자들,하늘마저도 우습게 아는불경스런 놈들에게나 이 평화로운 삶이 낡은 것으로보이는 법이다.그들 귀에는, 그들 눈에는힘을 모아 어둠을 밀어내는 저 부지런한 새소리, 밤새 내려온 이슬이 기지개켜며숲으로 다시 돌아
지난달 28일 대구 중구 2.28기념공원에서 성소수자 축제인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일부 기독교단체가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를 벌이고 퍼레이드를 막았지만 축제 참가자들은 성소수자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들고 축제를 즐겼다.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혐오 이전에 사랑이 있다", "다름은 틀림
대구 동구 율하동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강성미(42)씨. 2014년 1월 1일 새벽 수성구 천을산에 올라 떠오르는 해를 보며 두 손을 모았다."새해 소망이요? 다른 거 없어요. 작은 가게를 하는데 그게 좀 잘됐으면 좋겠어요. 갈수록 서민은 먹고 살기 힘들잖아요. 그렇다고 대구를 떠날 수도 없으니 다같이 먹고 사는데만 지장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직책을 우습게 여기고 공사를 혼동하고 불행을 초래할지도 모를 직권을 남용하고 그릇크기도 안되면서 우두머리를 탐하는건 저기뿐만이 아니더라구요, 곳곳에서 큰 힘 옆에 붙고 싶어 머리 조아리며, 잔재주나 부리고 염치없이 세상을 받아들이게 하는 이 많지만, 여기는 안됩니다.
아, 정말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거꾸로 가는 날씨처럼 한반도의 겨울도 언제 끝날지 암울한 시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로를 적대하고 증오하던 지난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렵게 맞잡았던 손 다시 잡고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의 길을 함께 걸어갔으면 합니다. 다시 찾아온 전쟁위기가 가라앉고 진달래 꽃 흐드러지게 피는 한반도의 봄이 오기를 간절히 소
1. 아주머니의 익숙한 손놀림이 땅을 몇 번 긁자 도시 촌놈이 보기에 나무뿌리 같은 것이 수북 쌓인다. 귀한 ‘약초’라고 했다. 낙동강변의 땅이 비옥해 ‘약초’가 잘 된다고 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강변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불과 14개월 전, 2009년 늦가을 낙동강 변에는...2. 황금 빛 나락이 영글어갈
청송 진보로 귀농한 지 일년이 된 친구네 집. 제일 먼저 맞아주는 풍경 소리...대문없는 마당에 들어서면 주민들의 야무진 손길이 느껴진다.동네로 가는 길은 이 길 하나 뿐이다. 매우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다. 젊은 새댁이 메주까지 달아놓고...맛있으면 내다팔거라 한다.서울에서 내려오기 전, 이사하는 집에서 버리고 간 걸 주웠단다. 정말 오래된 티가 팍팍나
평화로운 길평화로운 길이었다. 세상의 모든 안전을 무의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은 평화로움의 내면일 것이다. 넓은 들에서는 양파가 숨 쉬고 있었고 하천은 반짝거리고 있었으며 풀들은 흔들리고 있었다. 참 평화롭구나, 참 고요하구나.그리고 휘어진 길에서, 길 가에 내걸린 외침과 결연과 고집을 보았다. 그리고 잠깐 동안, 지친 피곤함과 더 지쳐 더 피곤해지기를
제주도 강정해안고깃배 한척 없는 바다사람하나 거니는 이 없는 바닷가고요함만 가득한 강정마을 해안에 깃발이 나부낀다.해군기지 결사반대, 강정을 지켜주세요.곳곳에서 흔들리고 있는 소리 없는 구호가 귓속에서 쟁쟁거렸다. [포토 에세이] 글.사진 / 평화뉴스 류혜숙 문화전문기자 pnnews@pn.or.kr
영월 청령포 숲에는 수령 6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천연 기념물 소나무가 한그루 있다. 단종이 유배되었을 당시 나무는 60세, 그의 모습을 보았고 그의 오열을 들었다 하여 관음송이라 불린다. 두 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한 그루 나무의 두 가지다. 밑둥치 부분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있는데, 그곳에 단종이 걸터앉아 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단종은 저 나무 꼭대
“호두, 호두 몰라요? 원래는 쪼까 더 둬야 하는데 날짐승들이 자꾸 쪼 사서 일찍 거뒀어. 이러면 알이 작어. 조 아래, 조 납작납작한 이파리 달린 나무, 저게 호두나무야. 가서 봐 바. 모기 많응께 팔 휘휘 휘저으면서 가. 거 참, 호두를 몰라?” (사진) 청도 남지장사의 부속암자인 백연암 마당에서, 호두.
진밭골 고양이지난 봄 무렵부터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집 마당을 어슬렁거렸다. 그러다 사람의 인기척만 들리면 잽싸게 이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몸을 숨기며 몰래 눈치를 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당의 구석 창고에 쌓아놓은 상자 속에서 아기 고양이 네 마리를 발견했다. 그걸 아는지 어미 고양이는 그날 아기 고양이들을 데리고 사라졌었다. 며칠 후 고양이들은
계절마켓에서는 무엇이든 잘 감별해 낸다. 이건 고사리, 이건 쑥, 이건 냉이, 이건 자두, 이건 살구.산에 갈 때마다 봉지와 작은 칼을 준비해 가곤 하는데, 단 한 번도 냉이를 본적 없고, 쑥을 본적 없고,저기 나무에 매달린 게 살구인지, 자두인지 알 수가 없다.마켓에서는 종종 계절을 잊는다. 한겨울에 딸기를 찾아 산속을 헤맬 필요도 없고 한여름에 귤을 찾
합천 덕곡면에는 율지리라는 마을이 있다. 이름에서 보여 지듯 밤나무가 많았고, 그래서 밤마리라 불리었다 한다. 낙동강변의 이 마을은 한때 성했던 포구였고 상인들로 벅적한 장터였다. 조선시대 중엽, 큰 홍수가 나자 상자하나가 강물에 흘러왔다. 그 속에는 다섯 개의 탈과 광대의 옷이 들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쓰고 입고 춤을 추었다. 색 밝히는 파계승에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