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우리를 찾았단다......”매우 특별하게도 내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짧은 말씀이다. 과거 자취 시절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그거 저번에 빌려 보신건데요?”라는 말을 종종 듣던 나는 그런 파트의 뇌세포 기능이 매우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유독 한 문장은 아직도 생생하게 내 기억에 자리하고
천용길 /『알튀세르 효과』(진태원, 김정한, 박기순, 서관모, 서동진외 저 | 강희경, 김은주, 장진범 역 | 그린비 | 2011)진태원, 김정한, 박기순, 서관모, 서동진 저 |강희경,
"야 임마. 무슨 책인지 꺼내 봐!" 가슴이 조마조마해집니다불시에 중대장이 직접 내무검사를 하는 것이라 내놓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미리 숨겨두지 못한 불찰을 탓할 겨를도 없이 낚아 채갑니다. "연극론? 너 학교 다닐 때 연극했어?" / "네..." / "짜식 별것도 아니구만 왜 쫄아? 연극할 때 뭐 했어?" / "스텝도 하고... 배우도 하고 여러 가지 했습니다"/ "그래?"쳐다보는 중대장과 일직사관의 눈이 생각보단 부드럽습니다. 마음을 쓸어내립니다. 중대장은 책을 들춰보지 않고 돌려주며 다음 병사에게로 갑니다. 다시 한 번 안도의 숨을 쉽니다. 다쓴 달력으로 표지를 싼 책을 몇 페이지만 넘겨보면 '민중연극론', '억압받는 자들의 연극' 등 당시로서는 예민한 언어들을 발견할
권정생,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걱정하셨던...권정생,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걱정하셨던...[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아이에게 권정생 선생의 「강아지똥」 한번 안 읽어준 부모가 몇이나 될까? 백만번을 봐도 참 좋은 책,「강아지똥」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색다른 뜻을 전해준다. 그러고 보니, 권정생 선생님 가신지도 벌써 여섯 해가 되었다. 작품보다 더 심금을 울리
지역언론, 가깝지만 생소한 벽“지금 지역언론 현주소를 묻는 게 좀 쌩뚱맞지 않나요? 특별한 이슈가 있는 것도 아니고...만나서 이야기나 들어봅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역언론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들이 떠올라서 쪽지를 보냈더니 반응이 이렇다. 다행히 그 모임은 두 어 차례 더 열렸고, 현직기자를 비롯해 관심있는 분들이 참석해 생생한 이
책 날개 부분에 2012년 1월이라고 쓰여져 있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설날을 앞두고 시댁에 들어가기 전 남편이 부인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외식을 하고 대형 마트에 들르게 되면서이다. 평소 서점에서는 책을 살펴보며 마흔을 넘기며 유난히 헛헛한 마음에 책이라도 몇 권 사들어야 영혼이 배부를 것 같았다. 시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명절을
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이정화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저 | 돌베개 | 1998)어렴풋이나마 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시절이다. 길이라는 것이 여럿의 발걸음이 내어놓은 결과이면서 아무리 큰 길이라도 계속 지나지 않으면 다시 사라진다는 것을, 그리고 책은 언제나 삶의 새로운 길을 내 딛는 용기와 많은 이들이 그 길을 함께 갈 수 있
전직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격’을 자주 언급하던 때가 있었다. 국격이 왜 필요한지, 국격의 평가기준은 무엇인지, 또 전직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국격이 높아졌다고 말한 이들은 누구인지, 저절로 질문이 많아졌다. 어떤 경우에 국격이 높다고 할 수 있을지 정확히 말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아비샤이 마갈릿(Avishai Margalit)이 쓴
보이지 않는 지구의 주인 미생물세상을 움직이는 신비한 미생물의 세계를 탐험하다. - 오태광 지음. 2008년 책을 찾는 기준은 무엇일까? 개개인의 지적 요구에 따라, 처해져 있는 삶의 해결책을 찾아, 아니면 단순한 흥미 또는 여유 즐기기 등 많이들 다를 것이다. 얼마전부터 손에 잡기 시작한 미생물. 우리들의 그냥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
그에 대해 떠오르는 기억의 첫 장면은 '대학인 녹색네트워크' 사무국장을 할 때의 모습이다.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얼굴, 긴 머리에 두건을 아무렇게나 둘러쓴 그의 모습에서 신선함과 생기가 느껴졌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1인 시위를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하러 사무실에 한번 온 것 같다. 졸업을 하고 그는 대구녹색소비자연대 활동가로 일을
"세금 따위는 못 내!" "토마토케첩과 미제국주의는 우리의 적이야"를 입고 달고 사는 지로네 아버지 우에하라. 한 때 과격파 학생운동권 행동대장으로 이름을 날린 우에하라는 튀어도 너무 튄다. 집에 찾아오는 연금과 공무원들이나 ‘관청’과는 온 동네가 떠나가라 큰소리로 떠들며 논쟁하기 일쑤다.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1(이집트 이스라엘 초기기독교 성지순례기)8.5 | 네티즌리뷰 14건김용옥 저 |통나무 |2008.03.07역사적 예수와 오지로 떠난 슈바이처우리의 하늘나라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도마복음이야기1,도마복음한글역주2,3 김용옥 지음 통나무 펴냄우리의 하늘나라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도마복음이야기1,도마복음한글역주2,3 김용옥
이제 마흔을 넘기니 청첩보다는 부고가 익숙해진다. 어느덧 나에게도 '죽음'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비교적 장수(長壽)집안이어서 철들고 장례를 접할 기회가 없던 내게 처음 죽음을 가까이서 접했던 건, 군대를 마치고 갓 복학하였던 1997년이었다. 복학생 축구대회를 개최하고 경기를 관람하던 중 골키퍼였던 친구와 골대 뒤에서 이런 저런 이
열하와 만주의 교차, 『열하일기』를 읽으며열하. 겨우 겨우 열하에 당도했다. 압록강에서 북경까지, 2,030리. 북경에서 열하까지 420리. 한 달 보름 걸려, 어느 날은 강물을 아홉 번이나 건너, 압록강에서 열하로 갔다. 때는 1780년, 정조 4년이다. 현재 나의 독서는 여기까지이다. 청나라 왕 건륭의 생일축하 사신 행렬에 끼여 여행한 박지원의 『열하일
흔적의 의미를 녹여내다 백창욱 / 『내가 내게 묻다』(박창원 저 | 문예미학사 | 2012)이우백/ (성서공동체 FM ‘박창원의 자드락길 세상’서 만난사람들)내가 내게
조금은 어색하다. 목사가 예수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정당이야기를 하니 말이다. 이건 순전히 진보포럼 때문이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딛는 진보포럼이 길을 가기 전에 우선 성찰 먼저 하자는 취지에서 필자에게 "진보정당 15년 평가" 발제를 부탁했기 때문이다. 난감했다. 현실정치와 의식적으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온 터이고, 또한 진보정당에 대
로마인 이야기는 총 15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는 1년에 1권씩의 책을 쓰기로 약속을 하고 15년간의 노력 끝에 1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부터 15권 ‘로마세계의 종언’까지 대제국 로마의 시작과 끝을 로마인 이야기 15권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
어느 한 선배님이 내게 들려준 자기비판과 상호비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자. ‘자기비판’은 ‘세수하는 것’과 같다. 내 얼굴의 때를 없애기 위해 나 스스로 깨끗이 씻어내는 노동을 하고 그 후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호 비판’은 ‘등을 밀어주는 것’과 같다.
지난 8월 말에 대구의 대형서점에 들렀다. 사회과학 귀퉁이에 새로운 책 가운데 읽을 만한 게 있는가 싶어 이리저리 살피다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바로 「모든 몸은 평등하다」라는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평소에 장애학에 관심이 많아 장애학 관련 책을 찾아서 구입해서 읽는 편이다. 집에 이미 몇 권 가지고 있다, 대부분 남녀 장애인의 단편들을 묶은 책들이거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벌써 30년 가까이 됐다. 갓 대학생이 돼 교회선배를 따라 독서모임에 몇 차례 참석했다. 유명한 책이라고 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재미가 없으니 참석도 흐지부지 됐다. 군복무를 마치고 또 다시 책읽기 모임에 참석했다. 입대전과 마찬가지로 어렵기는 매 한가지였다. 사람들이 좋았고 대표자들 모임이라 빠지기도 어려웠다.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