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소박한 우리 동네와 이주노동자의 이야기가 있는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가 대구 성서하늘에서 첫 전파를 탔다. 성서지역은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과 이곡동 일대로 공단이 형성돼 있어 노동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개국하는 날의 흥분과 설렘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해마다 개국 생일을 맞으면서 감흥은 조금 덜해가기도 하지만
"아이고... 어머님이 살아계셨더라면 저보다 더 기뻐하셨을텐데... 어머님 감사합니다. 어머님 덕분에 제가 이런 큰 상을 받습니다"가난한 시절이었다. 23세 되던 1958년에 시집을 왔다고 한다. 아주버니가 6.25 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전장에 나가 목숨을 잃자 차남이었던 남편은 그 이후부터 '장남 노릇'을 했다고 한다. 결혼한 지 어
"고향... 공기가 참 좋은 곳입니다. 떠나올 땐 몰랐는 데 남한에 오니깐 고향에 대한 느낌이 각별합니다.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향에 대해 묻자 함경북도에 남겨두고 온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 "광야에 혼자 버려진 느낌이었습니다"대구지역 시민단체인 대구KYC의 새터민(북한이주민) 출신 상근자 정영철(25)씨. 21세 때인 2004
"불초 저는 끝까지 불꽃 한번 못내고 연기만 내고 마는 젖은 짚단처럼 한 평생 못난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한 구석 자위하는 마음은 숨어있습니다. 비록 거칠고 험상 궂은 황야에 젖은 짚단의 한줄기 연기일지라도, 그 연기가 행복한 삶을 꿈꾸며 투쟁하고 전진하는 민족.민주.민중의 암울하고 엄혹한 행로에 길잡이로써 담배씨만한 보탬이라도 될 수 있었다
"병들어 몸 움직이지 못할 때까지 자전거 빵구 때우는 일 계속 해야지"오일장 시장통에서 40년 가까운 세월을 묵묵히 자전거 수리만 했다고 한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화원시장 '시장 자전거 병원'. 동네에서 '병원장'으로 통하는 김태양(66.남)씨.김씨의 '시장 자전거 병원'은 화원시장 골목길 안쪽에
1983년 10월 6일. 대구시 중구 남일동 아카데미극장 뒷쪽의 신우서적. 이날도 그 남자는 문 닫을 때까지 구석에 앉자 책을 보고 있었다. 그가 돌아가는 길,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렸다. 비 맞고 가는 그에게 우산을 전해줬다. 그리고 다음 날. 그가 돌려준 우산에는 한통의 편지가 있었다. "비를 촉촉히 맞으며 걸어가는, 혹은 뛰어가는 많은 사람들 보다는
왜 귀농했느냐고 물었다. “친구따라 영천에 놀러갔다 사과꽃이 너무 예뻐서...”그렇게 경북 영천에 들어가 과수원을 하며 농민운동가로 살았다. 어느 해는 1년 새빠지게 일해 겨우 5백만원 벌었다.또 어느 날은 아내와 복숭아 밭에 앉아 펑펑 울기도 했다. 친환경농업 하다 빚더미에 앉았고, 그래도 FTA 안된다며 뛰어다녔다....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이 전하는 故
“느낄 수 있고, 입으로라도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전신장애의 아픔을 딛고 구필화가의 꿈을 이뤄가는 한 장애인의 삶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오는 17일 대구대를 졸업하는 구필화가 박정(32.미술디자인학부)씨.박씨는 졸업에 앞서 오는 14일 교육인적자원부가 주관하는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상’을 받는다.1급 지체장애를 안고 사는 박씨는
"내가 바라는 건 단 하나예요. 장애인들이 내가 살아온 사회보다는 더 나은 사회를 살수 있도록 해놓는 것”올해부터 [장애인 지역공동체] 대표를 맡은 박명애(52)씨. 그녀는 2시간이 넘는 길을 다니며, ‘질라라비’에서 공부했던 학생이기에 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오기가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안다.[장애인 지역공동체]는 장애인들이 그들만의 공동체를 만드는
"60년 사니 부부가 아니라 오누이 같애, 좀 닮았지?"부부가 60년을 같이 살았다고 한다. 해방 한달 전인 1945년 7월, 열일곱.열아홉에 혼인한 부부는 어느 듯 팔순을 바라본다.아직 6년도 못 살아본 기자에게 ‘60년 부부’는 헤아리기도 먼 훗날의 상상일 뿐이다. 올해로 꼭 60년째 같이 사는 노부부가 상을 받는다기에 경북 예천으로 갔다. 지난 2
"방패연은 세계 최고의 연입니다"대구경북 유일의 방패연 기능보유자 황의습(49.남구 대명5동)씨. 20년 넘게 방패연 연구에 몰두한 황씨에게 방패연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보물이다. "바람이 없어도 하늘에 잘 뜨고, 꼬리가 없어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미 가장 강한 싸움연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고,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20여종의
"잘못된 역사는 감춘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나와 같은 정신대 할머니들이 역사의 증인으로 살아있는 한 일본 정부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우리 앞에서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해방을 맞았지만 정신대 할머니들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혀 해방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피해에 대한 일본
전국 유일의 ‘생활문화장터 지킴이’...“생활용품판매, 전통문화 강좌와 기행도...”은은한 향냄새와 잔잔한 피리소리, 물새가 앉은 솟대가 입구를 지키고 양 모서리에 나무장승이 서 있는 가게. 대구시 중구 서문로에 있는 ‘생활문화장터 지킴이’. 눈에 익숙한 생활한복부터 향이나 죽염, 정성스레 구운 도자기 그릇과 침구 등 이곳에서 파는 생활용품에는 '
대구 시내 곳곳에 들어선 대형서점들 사이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은 서점이 하나 있다. 중앙시네마 옆 ‘대우서적’. 서점 주인 박순진(63)씨는 ‘대우할머니’로 불리며 30년 가까이 이 서점을 운영해왔다. 얼핏 특별한 게 없어 보이는 20평 남짓한 작은 서점이지만 이곳 대우서적은 할머니가 그동안 쌓아온 ‘길거리 정’으로 운영되고 있다.서점 앞에서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의 어느 2층집. 평범한 가정집처럼 보이는 이 집 문 앞에 ‘보림사-룸비니 동산’이라는 작은 알림판이 눈에 띈다. 2층은 스님들의 불경소리가 울리는 ‘보림사’고, 1층은 7명 중증장애아동들이 살고 있는 ‘룸비니 동산’이다. ‘룸비니’는 석가모니가 태어난 인도의 작은 마을. 이곳에서 5년째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김금옥(52)
‘해뜨는 집’ 엄마 김명희(44)씨.김씨는 10년전부터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해뜨는 집’ 엄마로 살고 있다. 언뜻보기에는 남편과 두 딸과 함께 사는 여느 주부와 다르지 않지만 김씨의 가족은 그리 평범하지만은 않다.김씨는 두 딸을 가슴으로 낳았다. 중학교 1학년인 큰 딸은 3년 전 할머니를 잃고 김씨의 집에서 위탁아동으로 함께 살기 시작했고, 초등학
◇ 정답게 웃고 있는 권경옥,우산월씨 부부 “제가 어디 사람 취급이나 받았나요. 이런 나를 40년이나 보살폈으니...”성인 남자의 허리를 조금 넘을만큼의 작은 키. 태어날 때부터 왜소증을 앓아온 권씨 할아버지는 이런 자신을 평생 돌보며 같이 살아 준 할머니가 6년전에 중풍으로 앓아눕자, 이젠 자신이 보답할 때라며 늘 할머니 곁을 지키며 대소변을 받아내고 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