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 '주 5일 수업', 준비는 천차만별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 입력 2012.02.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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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학교> 달서구 187개, 서구는 7개 뿐... 학부모 "준비 부족" / 지자체 "예산 부족"


'주 5일 수업제'가 시행이되는 새 학기가 열흘도 채 남지 않았지만 학생들을 위한 '토요프로그램'은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홍보도 부족해 학부모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주 5일 수업제를 앞두고 교육청 홈페이지에 '창의적 체험활동 토요학교' 사이트를 만들어 대구지역 각 구.군청의 '토요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프로그램 408개 가운데 달서구가 187개나 되는 반면, 서구는 7개에 그쳐 무려 26배가량 큰 차이를 보였다.

달서구 다음으로는 수성구 68개, 북구 36개, 중구 36개, 동구 33개, 남구 31개, 달성군 10개 순으로 등록됐다. 프로그램 내용은 '역사 체험', '문화.예술 체험', '봉사 체험', '스포츠 체험', '청소년 단체 프로그램', '전시.공연 체험', '자연.환경 체험', '공공기관 체험'을 포함한 8가지로 이뤄졌다.

대구광역시교육청 홈페이지 '토요학교'
대구광역시교육청 홈페이지 '토요학교'

문제는 구.군청의 프로그램 차이가 클 뿐 아니라, 담당 부서가 2월에야 꾸려진 곳도 있어 시책을 담당하는 지자체와 학교, 교육청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여기에는 지자체의 '의지' 문제도 적지 않다.

'토요프로그램'이 가장 적게 등록된 서구의 교육정책담당관 이상학씨는 "지난 해 10월 보궐선거로 구청장이 바뀐 뒤 이제야 교육 전담 부서가 생겼다"며 "예산 7천800만원으로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구에서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서부도서관 열람봉사과 박영미씨는 "4천600만원으로 21개 강좌를 개설해 초.중.일반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라며 "적은 예산으로도 좋은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구 서구의 '토요학교' 현황(2012.2.22) / 출처.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토요학교'
대구 서구의 '토요학교' 현황(2012.2.22) / 출처.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토요학교'

서구 다음으로 프로그램이 적게 등록된 달성군 교육지원청 김동관 장학사는 "농촌지역이라 상대적으로 학생 수가 적어 프로그램 수도 적은 것 뿐"이라며 "학생 수에 비하면 적절한 수"라고 말했다.

반면 '토요프로그램'이 가장 많이 등록된 달서구 평생교육지원팀 윤종욱 팀장은 "따로 준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주민자치센터나 청소년 수련관에서 운영하던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세분화 시킨 것 뿐"이라며 "다른 지자체도 그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의 '토요학교' 현황(2012.2.22) / 출처.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토요학교'
대구 달서구의 '토요학교' 현황(2012.2.22) / 출처.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토요학교'

달서구 다음으로 많이 등록된 수성구 구미애 평생학습교육사는 "'토요프로그램' 예산은 지자체가 90%정도 부담하고,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돼 정부에서 지원받은 국비는 10%정도 밖에 안된다"며 "기획력과 의지력 차이지 예산 차이는 아니다"고 답했다.

이 상황에 대해 가장 답답한 사람들은 학부모들이다.

초등 5학년생 학부모인 강윤정(북구 구암동)씨는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 알지도 못한다"며 "제도만 실시하고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고, 초등 3학년생 자녀를 둔 채정애(북구 칠성동)씨는 " 프로그램 공문이 나와도 내용과 시간이 맞지 않아 아이를 집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안영자 교육과정 담당자는 "오히려 학부모들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연수회를 열어도 중간에 나가거나, 가정통신문을 보내도 읽지 않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프로그램이 있어도 부족하다고만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청 예산은 지자체 예산과는 별개라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준비 미흡은 지자체의 문제"라고 단호히 말했다.

대구광역시교육청 '토요학교' 추진 체제 / 출처.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토요학교'
대구광역시교육청 '토요학교' 추진 체제 / 출처.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토요학교'

올 새 학기부터 전국 초.중.고교 1만1493곳 가운데 99.6%인 1만1451곳에서 주 5일 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대구지역은 초등학교 215곳, 중학교 123곳, 고등학교 92곳, 특수학교 8곳으로 8개 구.군청의 438곳 모든 학교에서 실시된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지난 해 12월부터 시범학교를 운영하는 한편, 각 구.군의 학교와 도서관, 복지센터, 청소년센터에서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예산 140억원을 편성해 8개 구.군과 협력할 계획이다. 대구시교육청 안영자 교육과정담당자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안정적으로 정착된 제도로, 지역에서도 삶의 여유를 찾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교육정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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