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CD공장 노동자, 13년 투병끝에 사망...56번째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 입력 2012.06.0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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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재생불량성빈혈이 발병해 13년 간 투병해오던 윤모(31)씨가 2일 사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LCD공장 등 생산직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뇌종양 등으로 사망한 노동자는 56명으로 늘었다.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이하 반올림)에 따르면 윤씨는 13년 전인 99년 6월 삼성전자 LCD사업부 천안공장에 입사해 5개월 만에 근무 도중 쓰러져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다. 재생불량성빈혈이란 골수세포 기능 등이 저하돼 골수조직이 지방으로 대체되면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이 모두 감소하는 조혈기능 장애를 보이는 질환이다.

윤씨는 발병 후 13년 간 수혈로 생명을 유지해왔고, 2006년 12월 퇴사했다. 윤씨는 지난 5월 병세가 악화돼 응급실에 입원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지난 2일 오후 폐출혈과 장출혈로 사망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윤씨는 스크럽 공정에서 LCD 판넬을 잘라 육안 검사를 하는 업무를 했었다. 반올림은 "윤씨는 바로 앞 공정에서 시큼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는 독한 화학물질을 LCD 판넬에 바르면 스크럽 공정에서 판넬을 자르는 역할을 했다"며 "앞공정과 스크럽공정 사이에 칸막이가 있지만 출입문이 열려 있어 수시로 들락거렸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윤씨는 면장갑만 끼고 근무했으며, 검은색 유리판넬을 자르는 과정에서 미세한 유리가루가 날리기도 했다"며 작업 환경으로 인한 발병 가능성을 제기했다.

윤씨는 입사 당시 혈액검사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고, 관련 질환에 대한 가족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빈소는 전북 군산시 월명장례식장이며, 발인은 오는 5일로 예정돼 있다.

[민중의소리] 2012-06-03  (민중의소리 = 평화뉴스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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