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엔상임이사국 진출을 강력히 반대한다.
(9.23 시민모임)

평화뉴스
  • 입력 2004.09.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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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동원피해자들은 일본의 유엔상임이사국 진출을 강력히 반대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가 21일(한국시각 22일) 제 59차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의지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연설을 통해 일본이 세계 평화와 안보, 유엔 활동에 물심양면으로 적극 기여해왔다고 주장하면서 “그동안 우리가 해온 역할은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에 확고한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도대체 일본은 어떤 근거로 세계평화와 안보를 위해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지금까지 일본은 침략전쟁을 일으키고도 피해국과 피해자들에게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을 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이다. 오히려 기회 있을 때마다 야스쿠니 신사참배, 과거침략전쟁사 미화망언, 역사교과서 왜곡, 영토분쟁 등으로 공공연히 드러나는 제 2의 군국주의 국가로써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 현재 세계 ‘안전보장’ 이사회에 중책국가로써 발을 들여놓겠다는 일본의 참모습이다.

과거의 침략전쟁범죄에 대한 반성은커녕 미국의 이라크침략전쟁에 자위대를 파병하여 이라크민중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일본이다. 평화헌법을 개악하여 또다시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군사제국주의로 가기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게 일본이다. 과거침략에 대한 반성의 부재 속에서 작금에 와서 새로운 침략전쟁을 위한 준비를 공공연히 실시하고 있는 일본이 어찌 유엔 상임이사국이 되어 세계안전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낼 자격이 있겠는가.

일본은 조선의 800만 일제강제동원피해자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수탈을 일삼았다. 종전 이후 전 세계에서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과 배상이 아직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일본은 자국의 침략전쟁역사에 대해 피해국과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한 적이 없이 다만 기만과 조롱으로만 일관하였다. 지금도 일제강제동원피해자들은 일본이 저지른 반인권적 범죄행위로 인해 받은 고통을 치유받지 못하고 작고하고 계시는 상황이다. 과거침략전쟁범죄에 대해 속죄하지 않는 일본에 그 죄가를 묻고 사죄를 받기 위해 한 맺힌 가슴을 끌어안고 현해탄을 건너 일본법정에 달려가 정의를 호소하며 절망하고 있다. 동아시아를 피로 물들이고도 이처럼 반성 한 번 없는 파렴치한 일본이 어떻게 세계 안전을 위해 나설 수 있겠는가.

일본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은 이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일본이 과거에 조선을 포함하여 아시아 나라들을 침략하고 저질렀던 반인류적 범죄행위에 대하여 반성하고 사죄, 그리고 법적배상을 통해 역사에 바로 세워두고 알려내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서 일본은 결코 신임을 얻을 수 없을 것이며, 세계평화를 운운할 자격을 갖출 수도 없을 것이다.

유엔은 또한 재정적인 기여도에 따라 유엔구성이 이루어지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유엔의 역할은 국제평화와 안전보장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재정적인 기여도에 따라 유엔의 구성의 우선권을 준다면 이는 다만 안전을 위협하는 물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세계의 안전, 세계인의 안전은 재정에 구애 받지 않아야 한다. 이는 재정의 기여도가 아니라 다만 당연한 세계 공존의 진리이요, 근본이다. 이에 유엔은 오히려 경제적인 기여도를 들고 나오는 일본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그들의 과거범죄를 문제시하고 군국주의의 부활책동을 나무라야 하며, 이라크침략전쟁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전쟁으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고 죽어갔던 모든 희생자들과 생존하신 분들, 그리고 유족들의 이름으로, 세계 평화는 전쟁범죄국 일본의 손아래 휘둘릴 수 없다고 믿는 정의로운 세계인의 이름으로 이 자리에서 확고히 세계인에게 선언한다. 유엔안전보장 이사회가 과거침략전쟁의 미화, 군국주의, 침략만행의 은닉․미화, 이런 것들을 자양삼아 세계안전을 지키는 국제기구라면 일본을 유엔상임이사국 ‘자격 있음’을 표방하라. 만약 전 세계의 안전이 오로지 반전평화로서야 지켜질 수 있다고 본다면 일본이 과거사청산을 먼저 행하지 않는 한 감히 이 기구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라.

우리는 세계인의 이름으로 일본에 경고한다. 일본은 유엔 상임이사국진출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지도국가’로 대접받으려 하기 전에 먼저 유엔헌장에 적시된 ‘적국(敵國)’의 오명부터 벗는 노력을 기울여라. 그 노력이 과거침략역사에 대한 명백한 청산작업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진출을 강력히 반대한다. 아울러 돈으로 유엔 상임이사국 자리를 살려고 하는 일본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2004년 9월 24일

국적포기필요없는나라만들기모임, 나눔의집,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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