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0.4.9 목 13:39
> 뉴스 > 칼럼 > 김윤상칼럼
   
박주영의 군 면제, 한편으론 씁쓸하다
[김윤상 칼럼] 현역 입대자도 경력과 소득의 손실이 없도록 해주어야
2012년 08월 26일 (일) 14:08:37 평화뉴스 pnnews@pn.or.kr

런던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동메달을 따자 박주영 선수는 물론, 단 4분을 뛴 김기희 선수도 현역 면제를 받았다. 과거에 야구의 박찬호, 추신수 선수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여 혜택을 받은 일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병무청에 의하면,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한 사람은 현역병 입영 대상자라도 문화관광부 장관 추천이 있으면 공익근무 요원 소집 대상자로 편입시킬 수 있으며 이들은 문화 창달과 국위 선양을 위한 예술 체육 분야에 복무하게 되어 있다.

군에 간 사람이 최소한 손해라도 없도록

이 제도의 취지는, 젊은 인재가 재능을 계속 발휘하도록 하여 국위를 선양하자는 것이다. 다만, 대상자의 범위를 너무 확대하면 현역 입대자 수가 적어질 수 있으므로 뛰어난 인재만을 골라 제한적으로 적용하게 된다. 국민은 이런 취지와 현실적 제약에 대해 너그럽게 이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젊은이가 입대하여 ‘관물이 되어 썩는다’는 자괴감을 가지는데 이들만 자기 길을 닦으면서 돈까지 많이 버는 데 대해서는 불편해 하는 면도 있다.

   
▲ <국민일보> 2012년 8월 25일자 5면(스포츠)

병역은 대한민국 젊은 남성을 옥죄는 굴레의 하나다. 감옥살이를 감수하면서까지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성은 군대를 가게 된다. 그런데 군 복무는 개인적으로 손실이 크다. 국가에서 먹여주고 재워주면서 얼마간 봉급까지 주니까 그만 하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젊은이가 군에 가고 싶어 한다면 그게 이상할 정도다. 이래서는 나라가 안 된다. 국방보다 더 중요한 게 없으니 군 입대가 국민의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되도록 해주어야 한다. 최소한 군 입대자가 손해는 입지 않도록 해주어야 하는데 그조차 안 되고 있다. 박주영 선수의 군 면제에 대해 국민이 흔쾌하게 동의하지 못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경력과 소득 모두 균형을 맞추어야

어떤 이는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여 원하는 사람만 군에 가도록 하면 된다고도 한다. 그러나 마이클 샌델 교수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도 지적하듯이 모병제는 용병제로 전락할 수 있고 사회의 상류층이 국방에 무관심하게 되는 이상한 결과를 낳는다. 사병 봉급이 상류층에게도 유인이 될 수 있을 수준, 예를 들면 월 1,000만 원 정도 된다면 혹 모를까.

군에 가는 사람은 경력 면에서 뒤지고 소득 면에서도 손실이 생기므로 둘 다 균형을 맞춰 주어야 한다. 경력 면에서 불리하게 되지 않으려면 군에 안 가는 사람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체복무를 부과하면 될 것이다. 누구나 일정 기간 국가와 사회를 위해 복무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소득 측면에서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모든 사병의 보수를 대폭 높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월급을 200만 원 정도로 올려서 전역 때는 5천만 원 정도의 목돈을 쥘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있다. 또 유사시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직업이므로 보훈제도를 강화하거나 후한 조건의 보험을 들어주어야 한다.

또 면제 혜택을 받은 인재의 소득을 환수하여 균형을 맞추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면, 국가가 박주영 선수를 원하는 팀에 임대 형식으로 파견하고 그 보수를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이다. 박주영 선수에게는 당연히 사병 봉급만 준다. 물론, 다른 사유로 현역을 면제 받은 사람에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하루 빨리 이런 균형 장치를 마련해야 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일반 국민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고위 공직 후보의 경우에는 어떻게든 그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지 않을까?

고위 공직자는 대체복무 외에 전성기의 소득을 환수


인사 청문회 때마다 보듯이 우리 사회의 상층부에 속하는 사람의 군 면제 비율은 일반 국민에 비해 높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면제자는 본래 사회의 특권 계층이었을 수도 있고 군 복무 대신 그 시간에, 예를 들어 고시공부를 하면 남보다 출세가 빠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고위 공직에 아무런 조건 없이 진출한다면 박주영의 경우보다 국민의 심기가 더 불편해지고 나라의 기강도 문제가 된다.

현역 복무도 못할 사람이 어떻게 힘든 고위 공직을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면제 사유도 다양하니까 이 의문은 일단 접어두자. 어쨌든 현재 시점에 고위 공직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그런 인재를 버리는 건 아까운 면도 있다. 그렇다면 군 면제로 인한 인생 특혜를 환수한다는 조건으로 공직 취임 자격을 부여하면 어떨까?

공직에 취임할 경우 그 퇴임 후에 반드시 대체복무를 하도록 하고, 또 당사자의 인생 전성기를 기준으로 현역 사병 복무 기간에 해당되는 기간의 소득을 기부하도록 하면 어떨까? 왜 ‘전성기’의 소득이냐고? 군 복무로 인해 출발이 늦었거나 준비가 부족했다면 그 전성기를 누릴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박주영도 마찬가지다. 그의 전성기는 군 입대 기간과 대체로 중복되니까.)

다소간 과격한 제안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군 면제와 같은 특혜를 당연시하거나 그 덕에 번 전성기의 소득을 아까워하는 사람이라면 고위 공직을 맡을 도덕적 자격이 없지 않을까?

   





[김윤상 칼럼 47]
김윤상 /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yskim@knu.ac.kr
이 글이 좋으시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눌러주세요.
포털 daum view(블로그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관련기사
· 정치 코미디, '법치'에서 언론 파업까지· 국회의원은 정치꾼의 전유물이 아니다
· 지역정당을 허하라· 율도국에서 보는 '반값등록금'
· 초과이익 공유보다 특권 철폐를· 양도세가 징벌적? 그럼 소득세는 약탈적이다
평화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전체기사의견(2)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윤정화
(112.XXX.XXX.78)
2012-09-12 13:21:17
군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고위공직자
군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은 고위공직에 나아가기 "전에" 군복무에 해당하는 시간만큼 사회봉사를 해야만 하도록 하고, 동시에 동 기간분의 전성기 소득을 국고에 납부해야 비로소 피선거권이 주어지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양심적 병역거부 지지자입니다만, "공정"이라는 관점에서만 적었습니다.)
윤정화
(112.XXX.XXX.78)
2012-09-12 13:17:27
상상력 공장장
모든 특혜는 환수되어야 한다는 원리 하에 펼치시는 상상력이 놀랍습니다.
군복무 면제 혜택을 받는 선수를 군복무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군인에 준하는 신분으로 간주함으로써 국가가 그를 소속팀에 임대하고, 그 기간 동안 군복무 면제 혜택을 받는 선수에게 사병월급을 주고, 연봉의 나머지 부분은 국고로 환수한다!!!
전체기사의견(2)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평화뉴스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신문윤리강령과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41266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상가동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