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개방 앞장서는 농림부장관의 위선이 가소롭다
(9.24.농민회)

평화뉴스
  • 입력 2004.09.24 12: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겉으로는 농업사랑, 알고보면 수입개방 앞장서는 농림부장관의 위선이 가소롭다
- '논을 갈아엎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의 농림부장관 편지를 받고 -



어제 저녁 전국농민회총연맹 앞으로 허상만 농림부 장관 명의의 팩스 편지를 한 통 받았다.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인사로 시작한 편지는 '쌀협상과 DDA협상 등 우리 농업이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직면해 있는데, 국민의 식량인 쌀을 생산하는 농업인이 스스로 벼를 갈아엎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이나 주장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며 자식같은 나락을 갈아엎은 우리 농민들을 훈계하는 내용이었다.

허상만 농림부 장관은 농민들을 훈계할 자격이 없다. 더 이상 농민들을 기만하지 마라!
경영이양직불제 및 폐원보상제 등 돈을 줄테니 농사를 그만 지어라며 우리 농민들에게 농사포기를 강요할때는 언제고 정부말대로 눈물을 머금고 농사를 포기하겠다고 얘기하니 이제와서는 용납할 수 없다니...

농림부 장관은 더 이상 그 가증스런 얼굴로 농민들을 기만하지 말고 어차피 수입개방으로 생산도 줄이고 농지도 줄여야하니 더 많은 농지를 갈아엎고 더 많은 농민이 농사를 포기해야 한다며 '자식같은 나락을 갈아엎은 농민들에게 정부정책을 훌륭히 수행하는 모범 농민으로 훈장'이라도 달아주어야 하지 않는가

농민·학계 등과 함께 충분한 여론을 수렴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말로만 정책'은 이제 짜증밖에 나지 않는다.

한-칠레 FTA때 농림부 고위관료들이 전쟁을 치르듯 사활을 걸고 국회의원들을 만나면서 '수입개방대세 한칠레 FTA 즉각 비준'을 설득하고 심지어 농민단체들을 이간질시키면서까지 비준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하던 모습의 반만큼이라도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본 적이 있는가?

그 무슨 토론회에 농민단체들을 들러리나 세울 줄 알았지 지금껏 농민단체들의 의견이 수렴된 게 무엇이 있으며, 농민들이 공감하는 대책을 세워 놓은 게 무엇이 있는가? 규모있게 망하는 지름길인 규모화 정책을 내 놓은 게 정부가 얘기하는 쌀산업발전 종합대책의 전부가 아닌가?

농림부장관의 서신을 접하자마자 경북 구미, 전북 고창 등지에서 당장(25일) 농림부 장관의 위선에 항의하여 또다시 논갈아엎기 투쟁을 벌이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허상만 농림부 장관과 정부는 진정 우리 농민들의 심정과 분노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아야 할 것이며 '쌀개방 반대 식량주권 수호'의 의지가 얼마나 충천한지 똑똑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2004년 9월 2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문경식(文庚植)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