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민심판대 세우고 대통령도 고개 숙여야"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08.1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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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7차 시국대회 / 야당 국회의원 등 시민 5백명..."대통령 외면, 국정원 개혁도 요원"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7차 대구시민 시국대회'(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7차 대구시민 시국대회'(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규탄 대구 시국대회가 두 달째 이어졌다. 전국 동시 집회에 10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에서도 1ㆍ2차 시국대회 이후 가장 많은 시민이 동성로를 가득 채웠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대구지역전문가단체협의회'를 포함한 53개 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구시국회의>는 10일 저녁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동성로 한복판에서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를 주제로 <국정원 민주주의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7차 대구시민 시국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대구뿐만 아니라 서울과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박정희는 군사쿠데타 박근혜는 선거쿠데타', '불법부정 당선범 박근혜 대통령 인정못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들(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정희는 군사쿠데타 박근혜는 선거쿠데타', '불법부정 당선범 박근혜 대통령 인정못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들(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집회에는 폭염 속에서도 5백여명이 참가해, 앞서 열린 3~6차 시국대회보다 100-200여명가량 더 많았다. 방학, 휴가철을 맞은 중ㆍ고등학생과 대학생, 직장인 등 젊은 층이 많이 참석했고,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가족 단위로 참석하거나 각종 모임에서 참석한 시민들도 곳곳에 돗자리를 펴고 자리했다.

또,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다 새누리당 요구로 진선미 의원과 함께 '사퇴'한 민주당 김현 의원을 비롯해, 국정원 국내정치 개입을 차단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이 밖에 민주당 홍의락(국회의원)ㆍ통합진보당 황순규(동구의원)ㆍ진보정의당 이원준 대구시당위원장 등 여러 야당 인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집회는 저녁 6시-8시 30분까지 2시간 30분가량 이어졌으며 시민 자유발언과 각종 문화행사로 진행됐다. 앞서, 오후 5시 민주당 김현 의원은 동성로에서 국정원 선개입과 관련한 길거리 강연을, 통합진보당 대구시당은 집회 시작 전부터 끝까지 '국정원 헌정유린 규탄 서명운동'을 펼쳤다.

단체로 '국정원 선거개입 엄정한 국정조사 실시하라' 피켓을 든 시민들(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단체로 '국정원 선거개입 엄정한 국정조사 실시하라' 피켓을 든 시민들(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이날 시민들은 ▷제대로 된 국정조사 실시 ▷박근혜 대통령 사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국정원 개혁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책임자 처벌 ▷18대 대선 당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입수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 국정조사 증인 채택 ▷언론사들의 국정원 사태 공정보도를 촉구했다.

김현 의원은 "박 대통령 사과, 국정원 개혁, 남재준 해임, 관련자 처벌. 이것이 국정조사 목표이자 국민 여망"이라며 "폭염 속에서도 시민들이 두 달째 거리로 나오는 것은 빼앗긴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국정조사를 망치고 진선미와 김현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원세훈, 김용판, 김무성, 권영세를 국민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대통령은 '저도의 추억'이 아닌 대선 댓글에서 추억을 찾아 국정원 선거개입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민주당 김현 의원, 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 민주당 홍의락(국회의원) 대구시당위원장(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민주당 김현 의원, 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 민주당 홍의락(국회의원) 대구시당위원장(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오병윤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국정원, 경찰이 한 일을 우리는 알고 있다. 검찰도 진상을 밝혔다. 하지만 원세훈과 김용판은 불구속, 박 대통령은 외면, 국정원 개혁도 요원하다"면서 "오히려 대통령은 저도의 추억을, 국정원은 남북대화록 불법유출을 일삼으며 물타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CIA나 이스라엘 모사드, 영국 MI6 등 각국 정보기관도 국내 선거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국기문란을 일삼고 있는 국정원을 해외정보만 다룰 수 있는 진정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개혁시켜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정원 개혁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홍의락 의원은 "검찰이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해 원세훈과 김용판을 기소했다. 국정원이 '셀프개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는 증거"라며 "대통령이 책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이 아무리 김기춘 같은 유신헌법 초안 작성자를 새 비서실장에 임명해도 국민은 민주주의를 원한다"면서 "국정원 개혁은 민주주의 수호의지이다. 대통령도 국정원도 국민 심판대에 서서 고개 숙여야 한다"고 했다. 

시국대회에서 각자 준비한 피켓을 들고 파도 타기 하는 시민들(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국대회에서 각자 준비한 피켓을 들고 파도 타기 하는 시민들(2013.8.10.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민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30대 농민 강철민(경산)씨는 "고무신과 비누선거는 이승만, 박정희 시대 얘기인줄 알았다. 21세기 국정원이 댓글공작을 할 것이라는 상상은 한 적도 없다"며 "지난 해 겨울 표를 도둑맞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구라 대통령, 구라 국정원은 이제 방 빼 달라"고 말했다.  

"소중한 여름방학의 마지막 토요일을 반납하고 이 자리에 섰다"고 밝힌 경북여고 1학년 김지연 양은 "모범을 보여야 하는 높은 사람들이 잘못된 일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소중하게 지켜온 민주주의가 온전히 실천되는 그날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구시국회의>는 오는 17일 토요일 저녁 6시 한일극장 앞에서 8차 시국대회를, 24일에는 9차 시국대회를 열 예정이고, 대구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영호 신부)는 오는 14일 새누리당 대구경북시.도당 앞에서 공동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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