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벗어나, 지역언론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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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옥 / "5년의 글을 잠시 내려놓으며...그동안 너무 고맙습니다"


2008년 10월부터 함께 했던 <평화뉴스> 미디어창.
2014년에는 잠시 쉬고자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함께 해주셨던 많은 독자분들, 발표되는 글마다 항의 전화, 메일 등으로 반응과 조언을 아껴주셨던 현직 언론인분들, 마감시간 제대로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엉성하고 거칠었던 원고를 말끔하게 다듬어주신 <평화뉴스>측에도 깊게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조금 벗어나볼까?"... 조금 다른 세상을 배우고 오겠습니다

나이는 숫자, 그게 아니라 나이는 단어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대구참여연대에서 시작해 참언론대구시민연대까지 총 13여년간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1년 12달 365일, 1주일 7일, 하루 24시간, 그리고 사회적으로 낙인되는 나이라는 숫자에 너무 얽매여 살았던 것 같습니다.

네모난 달력, 초침과 시침이 움직이는 시계, 나이에 맞춘 사회적 역할 규정 등등. 고정된 틀과 사회적 화두에 맞춰 열심히 달려왔었는데, 뭔가 “조금 답답한데”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걸 찾고자 하는 생각과 의지는 크지 않았습니다.

2012년 1개월 동안 쿠바와 멕시코여행과 2013년 1년동안 새롭게 맺은 인연과 또 다른 세상은 제게 “조금 벗어나볼까?”라는 화두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습니다.

1년 12달, 1주일 7일이라는 규정이 아니라, 1년이 10개월, 1개월이 6주?, 1주일은 없고, 등등 기존의 저의 세부적 일정을 좌지우지했던 스케줄표를 바꾸었더니 지금과 전혀 다른 생활리듬이 되더군요.

“조금 벗어나볼까?” 라는 생각에 시민운동 속에서 만나지 못했던 작은 세상을 열심히 찾았고, 그 속에서 깨알 같은 삶의 재미, 의미, 제가 가지고 싶었던 그 무엇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손에 잡히진 않지만, 뭔가 강한 자극이 저를 지금과는 조금 다른 세상으로 계속 잡아 당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을 보는 또다른 시각?"... 조금 다른 세상을 배우고 오겠습니다    

시민운동가로서 삶의 폭과 넓이는 꽤나 다양할텐데, 전 너무 좁게만 살았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언론을 보고 읽는 과정에서도 특정 관점에 너무 집착했던 것 같습니다. 짧은 지식으로 몇가지 화두를 주장하면서, 제 의견에 부합하지 않았던 언론과 뉴스를 강하게 비판만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 다양한 해법이 있을 뿐이다”라는 어떤 분의 말씀에 최근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역사회 중요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언론이 좀 더 괜찮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힘을 보태고자 했는데, 그 방법이 쓰다듬고 공감하고, 끄덕이기 보다는 “이것 밖에 못해”, “이래서 되겠어?”, “저널리즘 포기?” 등등 상대에게 상처와 고통, 생채기만 낸 것 같았습니다.

지난 5년간 글을 하나하나 다시 읽으면서 이 확신은 더 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평화뉴스> 미디어창도 쉬면서, 좀 더 공부하고, 그리고 기존과는 조금 다른 준비가 되면 다시 돌아올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지역언론 열혈독자로서, 지역언론이 제대로 살아야 지역사회가 행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지역민으로서 지역언론인 분들에게 소박하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구시민이고, 남구 주민입니다. 동일한 현안을 해석하는 관점을 제가 발딛고 있는 현실이 어디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즉 제 존재가 하나로 규정되지 않는 것처럼, 사회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사회현실 다양하게 해석하기,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상대에게 정중하게 표현하기, 상대입장에 귀기울이기’ 등등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사회 각각의 영역에서 다양한 시스템이 운영되어야 하지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기관이 지역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언론이 지역의 입장만 대변하며 특정 주장만 펼친다면, 지역민 또한 그 분위기에 일정정도 휩쓸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지역사회가 한단계 앞으로 나가기 보다는 자꾸만 자꾸만 뒤쳐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스스로가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2014년 국비예산을 두고 지역언론과 전국언론, 그리고 인터넷신문간에 쟁점과 대구경북권 언론이 펼치는 주장을 보면 ‘사회현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보다는 자신이 발딛고 있는 현실에만 주목한 이기적 해석이라는 측면이 매우 강한 것 같습니다.

지역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본다면 외면할 수 밖에 없는 주장들에 안타까웠습니다.  

2014년은 시민단체 활동가가 아니라, 지역언론 열혈 독자, 시청자 입장에서 뉴스를 읽겠습니다. 기사 스크랩북도 많이 준비해뒀습니다. 2014년 12월 어떤 기사들이 가장 많이 모였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독자입장에서 지역언론을 본다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지역언론의 또 다른 필요성을 찾을수도 있겠지요.

조금 더 다른 시각과, 넓은 해석과, 다양한 삶을 공유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지난 5년간 추억, 잊을 수 없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평화뉴스 미디어창 258]
허미옥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pressang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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