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어린이 구하고 총총히 사라진 義人

평화뉴스
  • 입력 2004.01.26 00: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40대가 익사 직전의 어린이를 구하다 부상까지 입었지만 병원에서 혼자 치료를 받고 퇴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설 명절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24일 오후 4시20분께 대구시 북구 읍내동 대동교 아래 빙판위에서 놀던 권모군(7·운암초1년)과 윤모군(7·운암초1년)이 얼음이 깨져 강물에 빠졌다.

사고로 권군은 강바닥으로 가라앉고 윤군이 물에서 양팔로 허우적거리며 도움을 요청, 현장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누구하나 선뜻 나서지 않은 채 발만 동동 굴렀다.

이때 마침 이곳을 지나던 40대 남자가 이를 발견, 근처 버려진 노끈으로 몸을 감고 주위 사람들에게 붙잡아 줄 것을 요청한 뒤 과감히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남자는 허우적거리던 윤군을 구해낸 뒤 강바닥에 가라앉았던 권군은 싸늘한 시신으로 끌어올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사고 수습 후 그를 찾았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고 그를 도와 함께 어린이를 구해낸 김영대씨(34)의 얘기를 듣고 수소문 끝에 주인공을 찾아냈다.

추운 강바닥에서 어린이를 구해낸 40대 행인은 대구시 북구 관음동에서 마포왕갈비집을 운영하는 한대철씨(40)로 밝혀졌다.

한씨는 이날 날카로운 얼음 조각에 양팔을 베는 부상까지 입었다.

그러나 한씨는 혼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조용히 퇴원, 현재 양팔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가게문도 열지 못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물에 빠진 아이가 꼭 내 아들 같아 수영을 못한다는 사실도 잊은 채 노끈을 몸에 감고 뛰어 들었다”며 “다행히 한 아이는 구해냈지만 다른 아이는 숨져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고 자신의 상처는 뒤로한 채 숨진 권군의 가족을 위로했다.





경북일보 김정혜기자
tolerance@kyongbuk.co.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