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김종인 당무 복귀…김종인 비례 몫 4명 배정

프레시안 김윤나영 기자
  • 입력 2016.03.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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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 '김현권' 1등ㆍ이철희 2등…청년·노동 등 4명 전략 공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공천 파동'이 봉합으로 마무리될까? 당 중앙위원회는 22일 새벽까지 격론을 벌인 끝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전략 공천 몫을 4명으로 남기고, 청년·노동·당직자·취약 지역 후보 4명을 전략 공천하는 '수정 중재안'을 마련했다. 김종인 대표는 애초대로 비례대표 순번 2번을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 김 대표가 이날 오전 11시 비대위 회의 참석으로 당무에 복귀하기로 한 만큼, 이 수정안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일지 여부는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회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새벽 토론' 끝에 이튿날 전략 공천 후보 8명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배치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마련했다. 김 대표의 전략 공천 몫으로는 김 대표 본인을 포함해 박경미 홍익대학교 교수, 최운열 서강대학교 교수, 김성수 대변인 등 4명이 들어갔다.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은 본인이 정하도록 했다. 사실상 2번(남성 1번)을 받을 확률이 유력해진 것이다. 
 
경북 의성 '김현권' 전체 1위...대구 출신 '이재정' 민변 사무처장 4위

비례대표 후보 명단 35명 가운데 전략 공천 몫을 뺀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칸막이 없이 중앙위원회 투표로 순번을 확정했다. 애초 당선권 밖인 C그룹에 분류됐던 김현권 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경북 의성에서 소 농사를 하는 김현권 수석부위원장은 임미애 전 혁신위원의 남편이다. 
 
2위는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B그룹)이 차지했고, 3위는 이수혁 6자회담 수석대표(B그룹), 4위는 이재정 민변 사무처장(B그룹), 5위는 문미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 (A그룹), 6위는 제윤경 주빌리은행 대표(C그룹), 7위는 권미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C그룹)가 차지했다. 문미옥 실장을 제외하고는 전부 B, C그룹에 배치됐던 인사들이 약진했다. 
 
반면에 당선 안정권인 A그룹에 있던 양정숙 국무총리 소속 행정심판위원회 위원과 조희금 대구대학교 교수(가정복지학과)는 13위와 25위를 차지하는 데 그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당초 A그룹에 포함됐으나 "선동적인 복지 공약은 절대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언론에 기고해 논란을 키운 김숙희 서울시의사회 회장도 19위를 차지해 사실상 탈락했다. (☞관련 기사 : 더민주 비례 김숙희 "자살로 자신의 과오 묻은 대통령")

 중앙위원회는 청년·노동·당직자·취약 지역에서 4명을 전략 공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청년 분야에서는 정은혜 전 부대변인과 장경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청년특보가 붙고, 노동 분야에서는 이용득 전 최고위원과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붙는다. 당직자 몫으로는 송옥주 홍보국장이, 취약 지역 몫으로는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이 사실상 확정될 전망이다. 

 앞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김종인 대표가 당무를 거부한 가운데, 김종인 대표 몫의 전략 공천을 7명 인정하고, 28명에 대해 '칸막이' 없이 투표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일부 중앙위원들이 "당헌상 당 대표가 전략 공천할 수 있는 범위는 당선 안정권(비례대표 순번 15번~20번 이내)의 20%이고, 청년·노동 몫도 우선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수정안이 마련됐다. 
 
비대위는 전날 김종인 대표의 비례대표 순번을 2번에서 당선 안정권인 14번으로 바꾸는 중재안을 내놨으나, 김종인 대표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일부 중앙위원들이 "김종인 대표에게 2번을 줘도 된다"고 주장하면서 김종인 대표 스스로 자신의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도록 '출구'를 터줬다. 
 
김종인 "(비례대표 공천 파동은) 당 정체성 문제"
 
김종인 대표는 김성수 대변인으로부터 전화로 상황을 보고받은 뒤 "알았다"고 답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대표가 쭉 설명을 들었고 충분히 이해했다"며 "이날 오전 11시 비대위를 열어 순위를 정확히 확정지어야 한다. 대표가 11시에 국회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 김종인 "14번 안 받아"…'벼랑 끝 전술' 고수)

전날 김종인 대표는 "사람을 인격적으로, 그 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 가서 일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격노하며 비대위 회의와 중앙위원회에 불참했다. 김종인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면서까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데는 이번 비례대표 공천이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을 핵심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을지로위원회를 비롯해 당내 개혁적인 인사들은 비정규직·영세 자영업자 같은 '사회적 약자를 비례대표 우선순위에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종인 대표는 '중도화 전략'의 일환으로 교수, 관료, 의사 등을 집중적으로 우선순위에 배치했다. 어떤 인사를 '당의 얼굴'로 배치할 것인가를 두고 당내 두 축이 충돌한 것이다.

실제로 김종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파동'의 핵심에 대해 "정체성 문제 때문에 그런 것이다. (비례대표 목록이) 자기네들 정체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 핵심인데, 왜 자꾸 다른 (내가 비례대표에 욕심이 있다는) 소리를 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려고 그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 기사 : 김종인, "그 따위 대접하는 정당서…" 사퇴 시사)
 
이러한 가운데 박병석, 원혜영, 유인태, 이석현, 정세균, 추미애 의원 등 당내 중진 의원들은 전날 오전 성명을 통해 "여러 논란으로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한 (비례대표)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당헌에서 명시하고 있는 바대로 소수 계층과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말해 '수정안' 쪽에 힘을 실어줬다.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김종인 대표는 자신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대표직 사퇴까지 암시한 바 있다. 김종인 대표가 이날 중앙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한다면, 당내 공천 갈등은 봉합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투표 결과(득표순)

1. 김현권(남) 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 (C그룹)
2. 이철희(남) 전략기획본부장 (B그룹)
3. 이수혁(남) 6자회담 수석대표 (B그룹, 문재인 전 대표 영입 인사)
4. 이재정(여) 민변 사무처장(B그룹)
5. 문미옥(여)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 (A그룹, 문재인 전 대표 영입 인사)
6. 제윤경(여) 주빌리은행 대표 (C그룹)
7. 권미혁(여)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C그룹)
8. 이태수(남)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원장
9. 유영진(남) 대한약사회 부회장
10. 정춘숙(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B그룹)
11. 허윤정(여) 더민주 정책위원회 보건복지 전문위원
12. 김재종(남) 한국외식업중앙회 이사
13. 양정숙(여)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A그룹)
14. 박기영(여) 청와대비서실 정보과학기술 보좌관
15. 김영웅(남) 전국장애인위원회 대변인
16. 송현섭(남) 더민주 전국실버위원장
17. 양승숙(여)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
18. 최경숙(여)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19. 김숙희(여)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A그룹)
20. 이재서(남) 총신대학교 교수 (B그룹)
21. 강선우(여) 사우스다코타주립대학교 교수
22. 박옥선(여) 케이팝투어 대표
23. 서은경(여) 대한영양사협회 회장
24. 이덕환(남)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B그룹)
25. 조희금(여) 대구대학교 가정복지학과 교수 (A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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