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노조 성명 - 부패권력에 줄 대는 당신이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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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MBC본부 대구지부성명]

부패권력에 줄 대는 당신이 부끄럽습니다

김장자와 우병우.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초대형 스캔들의 주인공 최순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사람이다. 삼남개발 김장자 회장은 전두환 정권에서 온갖 로비로 건설사업을 따내며 영역을 확장하다 거액의 뇌물로 옥살이를 한 경북 고령 출신의 부패 기업인 故 이상달의 부인이자 각종 비리 연루 의혹으로 사임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다. 

2016년 6월 30일 경기도 기흥컨트리클럽에서 故 이상달 8주기 추모식이 있었다. 김환열 사장은 왜 그 자리에 갔을까? 권력자에게 머리 조아리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살아있는 권력에 줄 대고 고령지역 신문에 실려 증명됐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셨는가?  

이같은 내용은 노보에 실렸고, 미디어지에 기사화되어 SNS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대구MBC사장의 수상한 행보’, ‘대구MBC사장, 우병우 장인 추도식 참석논란’.

끝을 알 수 없는 추악한 국정농단 막장드라마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린 사장의 행보는 대구MBC 구성원 모두를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하고 있다. 왜 부끄러움은 늘 우리의 몫이어야 하나?  

6월 30일 그 날은 앞서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연차와 광역화 문제를 두고 심각한 대화가 오간 뒤였다. 보도국장이 “협찬과 인사고과를 연계하겠다”는 공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장의 조치를 요구한 엄중한 시기였다. 회사의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일하던 목요일,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고민 대신 부패한 권력을 찾아 눈도장을 찍고 다녔다니 참담하다 못해 헛웃음이 나온다.

2014년 3월 자사사장의 재등장에 어떤 연줄이 작용했을까하는 우려 가운데서도 지역사의 어려운 현실을 잘 알 것이기에 한 줄기 기대를 가졌다. 조합은 서울과 지역 사이의 부당한 광고배분, 특히 최근 10년 동안 타 광역사와 비교하여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대구MBC의 광고 배분비중 등 경영악화의 근본원인에 대해 공감할 것이라 믿고 직접 행동에 나서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사장은 지역사 사장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만 늘어놓았다. 그러면 대체 왜 사장이 되려고 했나? 단지 정치판에 뛰어들기 전에 경력 한 줄 더 보태기 위한 것이었나? 사옥 이전과 영화관 활용사업, 대형 뷔페식당 유치 등 본인이 내세운 장밋빛 사업계획 중에 실행된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구성원들은 그래도 그것이 어려운 살림을 일으킬 방안이라 여기며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3년 동안 무엇을 이루었나? 시도 때도 없이 경영악화, 구조조정 운운하며 불안감을 조장했고 손쉬운 인력감축의 길을 택하는가 하면 철저히 서울의 지시를 따르는 꼭두각시 역할을 했을 뿐이다. 청와대 방송을 만들어 MBC를 나락에 빠뜨리고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한 안광한 체제의 충실한 부역자였다. 

사장의 시선이 개인의 영달이 아닌 언론인의 사명으로, 권력자가 아닌 대구MBC 구성원들에게로 향했으면 어땠을까하는 부질없는 상상을 해본다. 바닥에 떨어진 MBC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구성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사장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던가.  

고령 출신인 김환열 사장은 재경고령향우회의 “얼굴 좀 비치라”는 요청에 동향인 전 재경고령향우회장 추도식에 참석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구도 아닌 경기도 기흥에서, 장례식도 아닌 8주기 추도식에 공영방송 대구MBC의 사장이 참석하면서 꺼낸 해명치고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100만 촛불이 들불처럼 번지며 200만을 향해가고 있다. 그런데도 민심을 모르는 대통령은 “내가 뭘 잘못했는데요?”라며 버티고 있다. 국민들은 한 가닥 남은 애국심이 있다면 결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에서 내려온 낙하산사장보다 낫겠지”, “함께 지내며 고통을 나눴으니 다르겠지”하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역대 최악의 자사사장이란 꼬리표가 붙고 있다. 구성원들은 마지막 애사심이 있다면 결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16년 11월 2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대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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