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시간 만에 꺼진 서문시장 불, 남은 건 원인규명과 수습책

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 입력 2016.12.02 20: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화 후 첫 대책 회의 / 권영진 대구시장 등 관계기관장 참석... 상인들과 발화지점·대체상가 부지 논쟁도


대구 서문시장을 태운 불이 꺼지는 데는 모두 59시간이 걸렸다. 폐허가 된 잔해를 앞에 두고 상인들은 수습책 마련을 위해 나섰다.

불길이 진화된 화재 현장은 모든 것이 사라진 폐허가 됐다(2016.12.2)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불길이 진화된 화재 현장은 모든 것이 사라진 폐허가 됐다(2016.12.2)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대구시 긴급구조단에 따르면 11월 30일 새벽 2시 8분에 시작된 불은 12월 2일 오후 1시 8분에 완전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4지구 상가 내 679개 점포가 전소됐으며 그동안 상인들은 그동안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밤을 지새웠다. 이들은 작은 불씨까지 완전히 사라진 상가를 보고서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화재 발생 3일째 현장에는 중장비 3대가 투입돼 잔해를 들추며 잔불 진화에 나섰다. 중부경찰서는 브리핑에서 최초 발화점과 당시 상황이 담긴 cctv영상을 공개했다. 국민안전처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틀째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했으며 소방안전본부와 경찰청은 원인 규명에 나섰다. 그러나 피해 장소가 완전 붕괴된 상황이라 최소 2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재 3일째 되는 2일 오전 중장비를 동원해 남아있는 불씨를 제거하고 있다(2016.12.2.서문시장)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화재 3일째 되는 2일 오전 중장비를 동원해 남아있는 불씨를 제거하고 있다(2016.12.2.서문시장)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대구시는 국민안전처에 응급복구비, 대체상가 공사, 피해상인 생계비 지원 등을 위한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20억여원을 요구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중구청도 이달 말까지 피해상인들을 위한 성금을 모금 한다. 또 중소기업청과 신용보증기금 등 유관기관도 생활자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상인들은 생활터전이 사라진 지금 막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피해 상인들의 대표로 구성된 '4지구화재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노기호)'는 2일 서문시장 주차장에서 수습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열린 회의에는 비대위원 30여명을 비롯해 권영진 대구시장, 윤순영 중구청장, 박희룡 중부경찰서장, 배용래 중부소방서장 등 관계기관장들이 참석했다.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의 대책회의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과 윤순영 중구청장(2016.12.2)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의 대책회의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과 윤순영 중구청장(2016.12.2)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상인들 대부분은 복구 전까지 영업할 대체상가 부지로 '서문시장 내 주차장'을 희망하고 있다. 시장 밖으로 옮기게 되면 그동안 거래하던 손님들이 끊길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 시장은 "구조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 협의할 수 없는 것을 주장하지 말라"고 선을 긋고 "이해관계를 내세우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또 경찰이 공개한 cctv 영상을 두고 발화 지점이 내부라는 주장이 나오자 원인 규명을 두고 격렬한 논쟁도 이어졌다. 상인 손성봉씨가 발화지점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자 권 시장은 "국과수가 규명하고 있는 과학적인 검증을 믿어 달라. 현장 목격자의 증언이 정확한 것이 아닐 수 있다"며 "불이 외부에서 났다는 증거는 없다. 정확한 사실을 갖고 의견을 모아달라"고 했다.

대책 회의에서 상인 손성봉씨가 발화지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2016.12.2)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대책 회의에서 상인 손성봉씨가 발화지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2016.12.2)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윤순영 중구청장도 건물 철거와 재건, 대체 부지 문제에 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어달라. 중구도 상인들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상인 유재홍씨는 "2지구 화재 때보다 빠른 시일 내 해결할 수 있도록 관게기관 모두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박희룡 중부경찰서장도 "남아있는 물건에 대해 모든 기관 입회 하에 회수하겠다"면서 "원하는 장소에 보관하다 소유자 확인 후 환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부 추측성 보도가 나왔지만 미리 결과를 예단하기 이르다"며 "국과수 결과가 나오는대로 현장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용대 중부소방서장은 "오늘 오전 잔해 처리 과정에서 현금 일부가 발견됐다"면서도 "조심스럽게 작업하고 있다"고 상인들을 안심시켰다.

까맣게 그을린 서문시장 4지구 화재 현장(2016.12.2)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까맣게 그을린 서문시장 4지구 화재 현장(2016.12.2) /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한편, 4지구화재비상대책위원회는 서문시장 농협 3층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매일 오후 이곳에서 회의를 진행한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