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통보받은 건설 노동자들 "고용승계" 요구하며 분신 시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2.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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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프운송 노동자 75명, 계약만료 한 달 앞두고 '해고'...동료 만류로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병원 치료


재계약을 한 달 앞두고 사측의 일방적 해고 통보로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 2명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분신을 시도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황재분회(분회장 박수찬)'가 17일 북구 노원동 3공단 내 (주)홈센타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도중, 오전 11시쯤 60대 덤프운송노동자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한 데에 이어 오후 1시쯤 박수찬 분회장도 분신을 시도했다.

박수찬 분회장의 몸에 물을 뿌리며 분신을 막는 동료들(2017.2.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박수찬 분회장의 몸에 물을 뿌리며 분신을 막는 동료들(2017.2.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두 사람 모두 동료들의 만류로 불을 붙이지는 않았지만, 휘발유가 눈과 호흡기로 들어가 병원 치료를 받거나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응급조치를 받았다. 이들은 지역 건설업체 운송계열사 '황재물류'에 고용된 레미콘·덤프트럭 운전노동자들로 지난달 사측의 일방적 '덤프운송사업 철회방침'에 해고됐다.

'고용승계'와 '노조활동 인정'이 명시된 단체협약서 / 건설노조 황재물류분회
'고용승계'와 '노조활동 인정'이 명시된 단체협약서 / 건설노조 황재물류분회

앞서 2015년 일방적 운송료 삭감에 반발하며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은 같은해 3월 운송료 합의와 고용승계를 보장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사측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3월 4일자로 75명의 레미콘 차량과 덤프트럭 운수 노동자들에게 전원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지난 7일부터 군위군의 물류기지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계열사 앞에서 매일 피켓시위와 농성을 이어가며 전면 파업에 들어갔지만 사측은 농성장에 경찰병력을 배치하고, 대체차량을 투입해 이들의 파업을 무력화시키려 했다.

황재분회 노동자들이 파업하는 동안 운영 중인 대체차량(2017.2.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황재분회 노동자들이 파업하는 동안 운영 중인 대체차량(2017.2.17)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박수찬 황재분회장은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고 단체협약까지 체결했지만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휴지조각으로 취급하며 우리들을 하루 아침에 해고했다"며 "내 한 몸 바쳐 동료들이 복직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사측은 우리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말아달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주)홈스타와 황재물류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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