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덤프트럭 운송노동자 75명이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계약만료를 통보 받은지 한 달째다. 사측은 계약기간 만료라고 설명한 반면, 해고노동자들은 노조 가입을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지역의 한 건설업체 운송계열사인 '황재물류'에 고용된 레미콘·덤프트럭 운전노동자들은 지난 3일 문자메시지로 '계약 만료'를 통보받았다.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 십년간 일 해왔던 이들이지만 지난 2015년 노조에 가입한 이후 모두 해고됐다.
이 곳에서 5년째 일했던 덤프트럭 운송노동자 박덕수씨는 "지난해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 당장 월급이 나오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매달 갚아야 하는 차 값이 더 걱정"이라며 "모두 차를 사기 위해 2~3억원의 빚을 졌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박씨와 같이 개인 차량을 소유한 운송노동자들은 '특수고용형태'로 분류돼 회사에 고용된 노동자가 아닌 업무를 위탁받아 일하는 '개인사업자'로 불린다. 그러나 회사가 임금이나 계약형태 등을 결정할 수 있어 실질적인 고용관계로 볼 수 있다. 이들도 노조설립 직후 노사간 협약에는 황재물류의 본사격인 (주)홈센타 대표의 서명이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황재분회(분회장 박수찬)'는 농성 한 달 째인 9일 오후 북구 노원동 (주)홈센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전원 고용승계 보장"을 촉구했다. 또 "오는 15일까지 사측이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역 대책위를 꾸려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9일부터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한 달째 본사 앞 농성과 지역 곳곳의 계열사 앞 집회를 열고 있다. 지난달 조합원 2명이 분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현재 절반 가까이는 노조를 떠났으며 올해 3월부터 홈센타와 입찰계약을 맺은 D업체에 소속돼 일하는 이들도 있다.
박수찬 분회장은 "2년 전 회사 대표가 직접 고용승계를 비롯한 전반적인 계약사안에 대한 합의서에 서명했다"면서 "이제 와서 우리 직원이 아니라고 나 몰라라 한다. 우리는 전원 직고용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홈센타홀딩스 관계자는 "회사에서 고용한 바 없다. 개별 운송사업주들로 운행한 만큼 돈을 받아갔을 뿐"이라며 "노조와 맺은 합의도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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