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급 경선 넘긴 文, 풀어야 할 숙제 세가지

프레시안 김윤나영 기자
  • 입력 2017.04.0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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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표가 문재인을 가리키고 있다...그러나


4년만의 재도전이다. 약 5개월 가까이 '대세론'을 형성해 온 그를, 반기문도, 황교안도 꺾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본선 무대에 설 준비를 마쳤다. 아직 국민의당 경선이 남았지만, 원내 5당의 대선 후보는 사실상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등 5인으로 확정됐다.

탄핵 국면부터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렸던 문재인 후보에게는 앞으로 '대세'를 입증하고 이어가야 할 과제가 남는다.

문재인 후보는 호남은 물론이고 충청, 영남, 수도권 등 당내 전국 순회 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거머쥐며 '대세론'을 확인했다. 2016년 총선 때 국민의당을 밀어줬던 호남 민심은 1년 만에 다시 60% 이상의 지지를 보냄으로써 안철수 후보뿐 아니라, 문재인 후보에게도 힘을 밀어줬다.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달라던 문재인 후보의 바람은 이뤄졌다.

문재인 후보는 탄핵 국면에서 '적폐 청산'과 '정권 교체'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정권 교체의 적임자' 이미지를 굳힌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탄핵 이후 급하게 치러지는 대선 국면에서 유권자들에게 '준비된 후보', '검증된 재수생'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3일 19대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3일 19대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실제로 원내 제1당의 후보로서 그는 2016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단 한 번도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5당 체제 하에서도 당 지지율이 창당 이래 최고 수준인 50%에 육박한다는 점도 호재다. 영남 지역, 특히 문 전 대표가 고향인 PK 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것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어떤 야권 후보도 40%를 오르내리는 PK 지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모든 지표가 '문재인으로 정권 교체'한다는 목표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문재인 후보의 약점으로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60대 이상 노인층이나 보수층에서는 '문재인만은 안 된다'는 반감이 강하다. 2015년 말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과 분당 과정에서는 '패권 이미지'가 굳혀진 측면도 있다. 최근에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까지 '아들 취업 의혹' 등에 가세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문재인 후보로서는 문재인 대 비문재인의 싸움을 버텨야 한다. 

앞으로도 문재인 후보가 '대세론'을 이어가려면 세 가지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 첫째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표를 얼마나 온전히 흡수하느냐다. 둘째는 대선 판에서 다자 구도가 유지되냐다. 셋째는 호남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누를 수 있느냐다.

첫 번째 과제와 관련해 문재인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상처를 받은 안희정, 이재명 지지자가 있다면 끌어안아야 한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수도권 경선 연설에서 "안희정, 이재명, 최성, 박원순, 김부겸과 함께하겠다"면서 "안희정 동지의 포용과 통합의 정신을 가슴으로 받고, 이재명 동지의 뜨거운 분노와 치열한 시대정신을 두 손으로 맞잡겠다"며 통합 행보를 보였다.

두 번째 관건은 문재인 후보 본인보다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선전하는가 여부와 관련이 있다. 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만약 탄핵 이후 갈 곳을 정하지 못한 보수층이나 부동표의 표심이 안철수 전 대표에게 간다면 '양강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문재인 후보에게 위협적이다. 반대로 홍준표 후보가 선전한다면 표가 분산되면서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3일 "홍준표 후보는 좌우 대립 구도의 회복을 자신하고 있지만 어려울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이라는 당과 홍준표 후보 개인 모두 확장성이 극히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호남 민심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계열' 정당의 표심에 영향을 미쳐왔다. 열세였던 노무현 후보가 호남의 승리를 발판으로 대통령이 됐다는 역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호남 표심은 일단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 모두에게 60% 이상의 지지를 몰아줬다. 문재인 후보로서는 호남 민심을 발판으로 전국적인 지지율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반대로 만약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 주도권'을 가져온다면, 문재인 후보는 '대세론'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프레시안] 2017.4.3 (독립언론네트워크 / 프레시안 = 평화뉴스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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