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포금지된 '전두환 회고록', 공공도서관에 버젓이 꽂혀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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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 "경북도립·구미시립 도서관에...5.18 역사 왜곡, 법원 결정을 행정기관이 어겨서야"


영화 ‘택시운전사’가 뜨고 있습니다. <'택시운전사'는 14일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단기간 최다 관객을 기록한 것에 이어 하루만인 15일 9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 뿐 아니라,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서 신작들의 공세에도 불구, 올해 첫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2017.8.16, 네이버뉴스). <문재인 대통령, 송강호와 '택시운전사' 관람…'눈물',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부인 브람슈테트 씨도 동석,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실, 규명하지 못한 과제">(2017.8.14, 데일리안) 등 실화를 근거로 만든 이 영화이야기가 요즘의 화제를 독차지 합니다.

비록 조선일보 등에서 <영화정치는 위험하다>(조선 펍, 2017.8.16.) <신동욱, 문재인 대통령 '택시 운전사 관람‘에 "세월아 네월아 천하태평 꼴">(아시아투데이, 2017.8.15)이니 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폄훼하기에 안간힘을 씁니다만 1,000만, 그러니까 우리국민들 다섯 명 중 한명(만일 유아와 노약자를 제하면 전 국민의 3명중 한명)은 2017년 광복절을 앞 뒤로 하여 광주민주화 운공이 일어난 그 때의 모습을 이 영화로 보았다는 것이지요.

다른 말로 우리국민 25% 이상(성인의 1/3이상)이 광주에서 있었던 군인들의 학살에 대해서 분노했고 그 일을 일으킨 자들에 대하여 치를 떨었습니다. 비록 영화라는 이름으로 극중 모습을 가미했다하더라도 그 영화를 이끈 핵심인물이 있고, 그 때의 광주가 민주에서 흘려진 피와 눈물을 확인 할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일을 다룬 정말 다른 이야기에 우리는 당혹합니다. 1980년에, 즉 불과 40년도 되지않은 민족적 아픔을 왜곡하고, ‘북한군’, ‘폭동’ 등의 상황에 대한 대처라는 이유로 자행한 참담한 일들을 ‘전두환 회고록’ 책을 통하여 미화하는 웃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연하게 그 책은 판매금지를 청하는 소송의 대상이 되었고 ...... 결국 지난 8월 4일 5·18단체 등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전두환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은 5·18과 관련된 사실을 왜곡한 33곳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고 회고록을 출판하거나 배포할 경우 전 전 대통령 측이 5·18단체 등에 1회당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구미시립봉곡도서관에 꽂혀있는 '전두환 회고록'(2017.8.7)...도서관측은 필자가 법원의 '출판 및 배포금지' 결정을 설명하며 항의하자 며칠 뒤 '전두환 회고록'을 치웠다. / 사진. 김영민
구미시립봉곡도서관에 꽂혀있는 '전두환 회고록'(2017.8.7)...도서관측은 필자가 법원의 '출판 및 배포금지' 결정을 설명하며 항의하자 며칠 뒤 '전두환 회고록'을 치웠다. / 사진. 김영민
경북도립구미도서관에 꽂혀있는 '전두환 회고록'(2017.8.16) / 사진. 김영민
경북도립구미도서관에 꽂혀있는 '전두환 회고록'(2017.8.16) / 사진. 김영민

그런데 놀랍게도 두 주간이나 지난 지금까지 버젓이 팔리거나 공공 도서관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6일 한 일간지에서 전한 내용을 보면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해 출판과 배포가 금지된 ‘전두환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가 여전히 인터넷 사이트와 동네 서점에서 팔리고 있고 .......출판과 배포를 금지한 이후에도 전화신고가 10여건 접수됐으며, 재단 홈페이지에도 10건이 넘는 제보가 들어왔다. 주로 서울, 창원, 포항, 울산 등에서 동네 서점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전체 회고록 3권 중 배포가 금지된 1권이 팔리고 있으며 ‘전두환 회고록’ 1권이 온라인 서점에서 중고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경향신문 2017.8.16)

우리 지역 구미도 여기에는 빠질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서점이 아닌 시립, 도립을 물론하고 도서관에 이 책들이 버젓이 신간서적이라는 코너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세금으로, 그 세금을 내는 시민들을 괴롭혀 죽이고 역사를 바꾸려는 이 책을 구입, 진열, 정리, 전시하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국가기관(법원)이 결정한 사실을 국가 행정기관(도서관)이 앞장서 어기고 있으면서도 어기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입니다. 

책을 구입, 진열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희망도서'로 책을 구입하는 방침에 따라 구입했노라는 직원의 말에는 답답함을 넘어 애처러움을 느꼈습니다. '법원의 결정문을 알고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로 대답하면서 '곧 치우려했다'는 볼 메인 소리에서 말단 공무원(?)들의 무력하고도 윗 눈치보기의 모습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5·18기념재단은 “배포가 금지된 회고록 1권이 계속 판매되거나 돌아다닌다면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해 강력한 방법으로 법적대응에 나서게 될 것”이라면서 “회고록 1권을 판매, 비치하고 있는 서점이나 인터넷사이트, 도서관이 있으면 사진 등 입증자료를 만들어 재단에 신고해 주기 바란다”고 한 말을 기억합니다

이제 5·18과 8.15를 같이 생각하는 방법으로 택시운전사를 꼭 보시기를 강청합니다. 아울러 ‘전두환 회고록 1권’을 비치한 도서관이나 판매처를 발견하면 5·18기념재단에 연락해서 벌금(1부당 500만원)을 받도록 해 주는 것도 이 계절을 사는 우리의 일이라 믿습니다.






[기고]
김영민 / 전 구미YMCAㆍ김천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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