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사드로 참혹한 소성리 찾아 "국가가 이래선 안돼"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9.0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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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추가 배치 하루 지나 평화미사 참여, 주민 위로...할머니들 "문재인 대통령에게 억울함 전해달라"


김제동씨가 사드 추가 배치로 폐허가 된 소성리를 찾았다(2017.9.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제동씨가 사드 추가 배치로 폐허가 된 소성리를 찾았다(2017.9.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방송인 김제동(43)씨가 사드 추가 배치로 참혹한 소성리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했다. 

8일 오후 3시 김제동씨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열린 천주교 평화미사에 참여했다. 그는 문규현 신부의 강론 중간 앞으로 나와 주민들을 향해 위로의 말을 건냈다. 미사에 참여한 소성리 주민 할머니들은 김씨가 발언을 시작하자 얼굴을 감싸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김씨는 "소성리 할머니들은 울 자격이 있다. 그리고 국가는 들을 의무가 있다"며 "장관이라는 사람이 정치적 고려라는 말을 하면 안된다. 두 번씩 사람 마음을 다치게 해선 안된다"고 지난 7일 사드 추가 배치 과정에서의 경찰 진압을 비판했다. 이어 "나 조차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최소한 국가가, 우리 정부가 주민들의 삶의 존엄을 짓밟는 행위를 해선 안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제동씨의 발언을 듣가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들(2017.9.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제동씨의 발언을 듣가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들(2017.9.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소성리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하는 김제동씨(2017.9.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소성리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하는 김제동씨(2017.9.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또 "이후 경제적 보상이니 뭐니 그런 말을 해선 안될 것"이라며 "여기 소성리가 원하는 것은 뭘 더해달라는 게 아니다. 수 십여년동안 살아온 그대로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돈 몇푼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함께 울고 다시 힘내서 싸우자"며 "내가 내려온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또 오겠다. 우리의 역사가, 후손들이, 선배들이 지금 이 싸움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할머니들은 김씨 발언 중간마다 억울함을 호소했다. 도금연(80) 할머니는 "김제동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좀 전해달라"며 "촛불하면서 우리편 되는척 했으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냐. 경찰들이 그렇게 들어오면 어떻게 하냐. 제발 (사드) 가져가라. 국민을 이렇게 짓밟는 게 어딨냐. 국민 때문에 대통령 됐으면서..."라고 말하고선 오열했다.

다른 소성리 할머니도 김씨를 향해 비통한 심정을 전달했다. "자기 눈으로 보고 우리 사는 거 보고 가야한다. 경찰들한테 시달려 죽겠다. 그 밤에 들이닥치면 어떻게하냐"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문 대통령에 대한 원망을 김씨에게 토로하던 할머니들은 "김제동씨 믿는다. 제발 좀 문재인 대통령에게 억울함을 전달해달라"고 다시 한 번 호소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 천주교 평화미사(2017.9.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소성리 마을회관 앞 천주교 평화미사(2017.9.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씨는 할머니들 말에 맞장구를 치며 "죄송하다. 우리가 미안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발언 이후에는 자리에 앉아 할머니들의 손을 붙잡거나 어깨를 다독였다. 할머니들의 말을 들으며 그는 숙인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할머니들의 눈물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7일 오전 사드 추가 배치 소식을 들은 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다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곧바로 소성리로 달려왔다. 지난해 사드 성주 배치 확정 후부터 김씨는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주민들의 촛불집회 등에 참석하며 주민들을 위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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