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미술프로젝트 YAP에서 벌어진 사전검열과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예술가, 예술단체들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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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청년미술프로젝트 YAP에서 벌어진 사전검열과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예술가, 예술단체들의 입장

 ‘청년미술프로젝트 YAP’(이후 줄여서 ‘YAP’로 표기)는 대구광역시가 주최하고 ‘(사)한국미술협회 대구광역시지회’(이후 줄여서 ‘대구미협’으로 표기)가 주관하여 2009년부터(대구미협은 2014년부터 주관) 매년 개최되어온 전시회이다. YAP는 2017년에도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엑스코에서 대구아트페어와 연계행사 형식으로 개최된다.(통합명칭은 ‘대구아트스퀘어’) YAP의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청년작가의 실험적인 작품을 통한 데뷔무대를 제공하고, 국내외, 지역의 청년작가를 발굴하여 신선하고 수준 높은 작품들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동시에 미술애호가들에게 프로모션’하는 것을 목적과 취지로 삼고 있다. 2017년 YAP 행사의 제목은 ‘내 침대로부터의 혁명’이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번 전시의 컨셉은 동시대 사회 문제들을 다루는 청년들의 사회적 예술(Social Artistry)이다. 그러나 애초의 목적이나 기획과는 다르게 주최 측은 행사를 3주 남겨놓은 시점에서 일부 작품의 사회문제에 대한 표현을 문제 삼아 작품을 수정, 교체 혹은 제외하라는 일방적 요구를 하였다. 이에 작가들이 반발하여 전시를 보이콧하고 협력 큐레이터가 사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다

 2017년 10월 13일, 대구예술발전소에서는 대구아트스퀘어(YAP와 대구아트페어의 통합행사명)의 2차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대구화랑협회와 대구미협 관계자가 참석하고 전시감독, 협력큐레이터, 대구시 담당공무원 등이 배석한 이 회의에서 일부 작품들의 사회문제에 대한 표현을 수정 혹은 교체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대구아트스퀘어 운영위원회와 그 직후 이어진 YAP실무진 회의에서 문제가 된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박문칠 감독의 영상 작품 ‘파란나비’와 ‘100번째 촛불을 맞은 성주주민께’ 두 편은 ‘사드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이유로 재편집 혹은 작품교체를 통보받았고, 윤동희 작가의 작품 ‘망령’은 작품의 형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닮았다는 이유로 3점의 작품 중 그 작품만 제외해달라고 요구받았다. 이은영 작가의 경우에는 작가노트 원고에 ‘세월호’가 언급되기 때문에 작가노트 수정을 요구받았고, 000 작가 작품은 소위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수정을 요구받았다. 해당 작품들은 이미 전시 진행을 상호 약속하는 전시 약정서까지 날인하고, 실무적인 준비에 돌입한 상태였다. 결국, YAP의 이런 비상식적 요구와 일련의 사태를 지켜본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보이콧하기로 하였다. 현재까지 전시를 보이콧하기로 한 작가는 박문칠 감독, 윤동희 작가, 이은영 작가, 김태형 작가이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YAP의 대응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전시감독은 거취를 고민하는 작가들에게 정치검열이 아니라 다른 사유로 작품들이 부득이 취소되었다고 본질을 흐리고 있다. 박문칠 감독의 작품은 미술품이 아닌 영화라서, 윤동희 작가는 1개의 작품을 출품하기로 했는데 3개의 작품을 출품하겠다고 욕심을 내서, 작가노트의 수정은 담당 큐레이터의 소통방식이 잘못되어서 등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유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문칠 감독과 윤동희 작가의 작품은 9월에 체결된 전시 약정서에 출품작이 명기되어 있으며, 전시 준비기간 동안 작품에 대한 정보가 전달되어 큐레이터와 행사 실무진들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작품들이다. 또한 각종 영화제, 대구미술관, 봉산문화회관, 평화박물관 등의 전시장에서 어떠한 제재 없이 전시되거나 상영된 작품들이기도 하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기는커녕, 지금 이 순간에도 허위사실 유포와 작가들의 입단속을 통해 사건을 무마하려 하는 YAP 측의 대응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지난 정권에서는 권력과 행정은 정치적 의도 하에 예술가들에게 블랙리스트 딱지를 붙여 검열을 자행하고, 지원을 무기삼아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 예술과 예술가의 존재 이유를 무효화시키는 이러한 행태에 예술가들은 상처받고 분노했다. 이에 새 정부는 블랙리스트의 근절과 재발방지를 위한 민간위원회의 구성과 피해사례의 광범위한 고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국에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대구시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정치적 잣대로 예술작품의 교체나 수정을 지시하는 검열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반할뿐더러, 예술가의 자유로운 표현을 또 한번 죽이는 한심한 작태이다. 더군다나 ‘불평등과 부조리, 소외와 무관심, 집착과 탐욕’에 관해 발언하는 ‘사회적 예술’을 보여주겠다는 전시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웃지 못 할 부조리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 이상 이런 행사에서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방식으로 각 주체들의 고유한 영역들이 침범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운영위원회가 할 일, 전시기획팀이 할 일, 사무국이 할 일, 작가들이 해야 할 일, 행정이 해야 할 일은 서로 연관은 되어 있을지언정 각기 독립적인 영역으로 존재하며, 이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권력과 행정이 이러한 경계를 무시하고 부당한 간섭을 시작함에 따라, 아시아 최고 영화제였던 부산영화제도 심각한 부침을 겪지 않았던가?

 수년 전부터, 우리사회 전 분야에 걸쳐 내용은 어떠하든 ‘청년’이라는 제목을 달면 많은 예산이 지원되었다. 수많은 기성세대들이 청년이라는 제목을 걸고서 실제로는 청년예술이 존중받지 못하는 역설적인 사업과 행사를 진행해왔다. 우리는 행정당국이, 그동안 청년예술을 대변하지 못하는 관변예술단체와 문화브로커들의 카르텔에게 청년예술행사를 위임하고, 이들의 행사진행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반복되었다고 생각한다. ‘청년예술’을 진흥하기 위해 만든 행사라면 이 행사에서만큼은 이들에게 중견작가 못지않은 세심한 배려와 대우를 해줘야 함에도, YAP는 행정의 묵인 하에 태연작약하게 작가들의 작품을 검열하는 ‘슈퍼갑질’을 자행했다.
 예술계 내에 안정적으로 안착하지 못한 ‘청년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을 대중에게 보여줄 기회에 목마르기 때문에 행정과 기성 예술계의 이런 전횡 앞에서 너무나 취약할 수밖에 없다. ‘청년’을 전면에 내걸어 놓고 청년예술가들의 취약한 점을 파고들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이 어이없는 행태에, 우리는 더욱 분노한다.


2017년 청년미술프로젝트 YAP에서 벌어진 사전검열과 부적절한 대응에 대하여 프로젝트 참여예술가들과 예술가, 예술단체들은 이렇게 요구한다.


1. 청년미술프로젝트 YAP를 총괄하는 대구아트스퀘어와 주관단체인 (사)한국미술협회 대구광역시지회는 사전검열과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 공개사과하라!

1. 청년미술프로젝트 YAP를 주최하는 대구시는 사전검열과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

1. 대구시는 청년예술가들이 존중받지 못하는 청년예술지원사업에 대해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라!

2017. 10. 27.

2017년 청년미술프로젝트 YAP에서 벌어진 사전검열과 약정위반, 허위사실 유포에 분노하는 예술가, 예술단체 일동


 청년미술프로젝트 YAP 참여예술가
박문칠, 윤동희, 김태형

 개인
503(예술가), MinOhrichar(백색방), 강세진(푸른영상), 강유가람(한독협), 강은정(전시공연,프로젝티브 프로젝트 연출), 경순(다큐멘터리감독), 고대건(비디오), 고두현(다큐멘터리 감독), 고현석(독립영화), 고희림(시인), 공미선(예술장돌뱅이), 공미연(서울영상집단), 구수(소속없음), 권영창(영창필름), 권현준(영화감독), 금은점(평화예술향유자), 김건예(미술), 김경만(독립다큐), 김도균(사진작가), 김동근(음악애호가), 김동령(독립영화감독), 김두성(조형 예술가), 김대희(개인작가), 김명환(음악), 김미남(별고을광대 바람길회원), 김미련(미디어아트,로컬포스트 대표), 김미형(텍스트번역가), 김보미(미술작가), 김병호(미술), 김상규(다큐창작소,영화감독), 김상식(예술향유자), 김상패(다큐멘타리), 김상화(영화인), 김상화(평화예술향유자), 김설해(생활교육공동체 공룡), 김성균(다큐멘터리), 김수만(성주 삼산리 폐기물 매립장 대책위원), 김순임(Artist), 김승조(예술향유자), 김수(예술가), 김세훈((주)라온제나 대표), 김언희(일러스트레이터), 김영규(현대미술작가), 김영글(미술작가), 김영섭(설치작가), 김영훈(김영희프로덕션, 사진작가), 김영훈(작가), 김원태(낙농가), 김은주(희년공동체), 김은정(미술가), 김윤아(시각예술가), 김윤섭(현대미술작가), 김장언(큐레이터 평론가), 김정근(다큐멘터리 언더그라운드 제작팀), 김정복(평화밴드), 김정수(내동참외), 김정현(미술비평가), 김종길(미술평론가), 김진(조형 예술가), 김진석(비영리전시공간 싹 대표), 김진현(수필가), 김창완(오오극장 프로그래머), 김철민(영화감독), 김청승(서울영상집단), 김흥구(사진가), 김현민(큐레이터), 김현선(별고을광대), 김형동(영화배급사 (주)인디플러그), 김효진(조형예술가), 김희철([이중섭의 눈] 연출), 나경(다큐 감독), 나희경(연극기획자), 남건우(미술애호가), 남문(예술향유자), 남상수(미술가), 낭희섭(독립영화협의회), 노랑사(독립영화인), 도정옥(예술향유자), 류병학(미술평론가), 류승진(땅도프로덕션), 마민지(다큐멘터리), 문영미(이한열기념관 학예실장), 문옥희(평화예술향유자), 문정현(푸른영상), 문창현(오지필름), 미묘(음악가, 대중음악 평론가), 민병동(충북민족미술인협회 대표), 민성진(시각예술가), 박가인(우리 미술관), 박경태(예술향유자), 박동인(음악), 박배일(오지필름), 박상대(요식업), 박상삼(한국미술협회), 박선미(대구시청년센터), 박성필(성주군 민주평통협의회 자문위원), 박세기(연극), 박세림(별고을광대, 연희), 박소현(독립영화감독), 박소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박현주(예술향유자), 방일미(일반인), 배미나(밴드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 배성준(성주성당평화위원회), 배윤호(청년미술프로젝트), 배인석(한국민예총 사무총장), 배현무(성주문화예술인협회), 배화자(예술향유자), 백소현(평화예술향유자), 백승호(작가), 백승훈(미술애호가), 백지훈(작가), 백주은(영상), 부성필(영상활동가,416가족기록단), 서영기(회화작가), 석명희(평화예술향유자), 석호원(예술향유자), 선경(싱어송라이터), 선안나(어린이책작가연대), 설경숙(작가, 비평가), 성상민(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성주현(작가), 손경화(다큐멘터리제작), 손노리(시각소통작가), 손병숙(연극인), 손소희(평화예술향유자), 손영득(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대표), 손영복(조형예술가), 송관수(예술향유자), 송보경(예술향유자), 송성진(시각예술가), 송송이(시각예술가), 송이(개인영상작업자), 신유정(조형예술가), 신재민(스미스치킨), 신재솔(한국예술종합학교 돌곶이포럼), 신정균(시각예술가), 신준민(작가), 신혜진(소설가), 심복남(평화예술향유자), 심혼(색소폰 연주자), 아오리(신나는 다큐모임), 안가영(한예종 영상원 학생), 안현준(예술향유자), 양승준(digital artist), 양주연(한국독립영화협회 회원), 양진호(인문학교육연구소), 엄기준(예술가), 오영지(소리꾼), 오용석(작가), 오유경(조형예술가), 오재형(예술향유자), 오정훈(다큐멘터리 감독), 원승환(인디스페이스), 원지니(예술), 유영대(예술향유자), 윤가현(한국독립영화협회), 윤금순(경북여성농민회연합), 윤동준(미술애호가), 윤지영(시각미술), 이강태(평화예술향유자), 이경란(이한열기념관), 이경희(시각예술), 이광(베를린 쿤스트페어라인 64), 이국민(예술향유자), 이길보라(영화감독), 이난(사진가), 이동렬(푸른영상), 이름(미술), 이리(연극배우), 이마리오(한국독립영화협회), 이만수(레인메이커 대표), 이미주(시각예술가), 이민수(예술향유자), 이민정(큐레이터), 이민휘(음악), 이병기(독립다큐멘터리 감독), 이서(조형예술가), 이석훈(평화활동가), 이성희(아트 스페이스 풀), 이소요(미술가), 이소진(경남예술창작센터), 이인순(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 이은영(시각예술가), 이은영(미술), 이은주(이응과궁녀들.미술), 이예지(퍼포먼스,설치,영상예술가), 이원교(평화예술향유자), 이자연(조형예술가), 이재각(사진가), 이재동(어울림풍물패), 이재승(예술향유자), 이재임(독립영화인), 이재현(이응과궁녀들.미술), 이정(미술가), 이정민(사회적예술가), 이창민(다큐감독), 이태목(아틀란티스엔터테인트), 이현지(미디어아트),  이해민선(작가), 이혜경(이혜경), 이혜란(여성영상집단 움), 이홍한(시각미술작가), 임강훈(국악), 임경희(다큐멘터리), 임은경(시각예술가), 임인자(연극), 영D(무소속), 자청(시각예술가), 장미현(역사문제연구소), 장소희(T.R.A),  장우석(영화감독, 영화 칼럼니스트), 장윤미(다큐멘터리), 장철규(사진기자), 전가경(사월의눈), 전리해(미술가), 전상군(예술향유자), 전성숙(무소속), 전진경(시각예술가), 전준모(미디어 설치), 전혜림(미술가), 정기엽(설치미술가), 정수은(영화), 정영섭(음악애호가), 정영훈(건축설계), 정용택(독립다큐), 정원석(다큐창작소), 정윤주(시각예술), 정재인(예비작가), 정진석(음악), 조동규(갤러리 조헌), 조미영(시각예술가), 조선동(평화예술향유자), 조성용(평화예술향유자), 조은비(독립 큐레이터), 조은학(전교조), 조준연(평화예술향유자), 조형욱(작가), 주현숙(다큐멘터리 감독), 차현욱(시각예술작가), 최성규(시각예술가), 최연택(민족미술인협회), 최윤정(독립큐레이터), 진석규(일반인), 진선주(아마추어 작가), 진하주(아마츄어작가), 최선(미술가), 최성(독립출판물서점 더폴락대표), 최종호(다큐멘터리 감독), 최준형(평화예술향유자), 치명타(미술작가), 카바레트김(카바레티스트,로컬포스트), 콸콸(인천,시각예술), 토란(글쟁이), 펑크파마(현대미술가), 하광호, 하윤주(미학), 하주은(시각예술가), 한상호(수원 민미협회원), 한상훈(대구민예총 사무처장), 한영희(연분홍치마), 한종해(예술종사자), 허철녕(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홍명교(월간 오늘보다 편집실장), 홍정녀(플로리스트), 홍태림(예술인소셜유니온), 홍형숙(다큐멘터리 감독), 황성재(음악가), 황수진(사회진보연대), 황진혁(시인, 로컬포스트), 황윤(영화감독), 흑표범(공간 해방)

 단체
(사)대구민예총, (사)스트릿컬쳐팩토리, (사)인디053, 국악예술단 한사위, 국악창작합주단 여음, 극단 가인, 극단 함께 사는 세상, 늴리리아 프로젝트, 니나노프로젝트예술가협동조합,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대구경북민족미술인협회, 대구경북영화영상협동조합, 대구경북작가회의, 로컬포스트, 바름협동조합, 밴드 레미디, 연대를 위한 노래모임 좋은 친구들, 예술공간 천권당, 우리가락 얼쑤패, 참세상 열린노래 소리타래, 틀사랑, 풍물굿패 매구, 풍물패 버둘림, 퓨전밴드 그리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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