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병원는 갑질문화를 근절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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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대구가톨릭대병원는 갑질문화를 근절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 
- 이것이, 38년만의 39일 파업이 주는 교훈이다 -



○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과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는 파업 39일차인 9월1일 임금 및 단체협약 130개를 합의하고 9월3일 현장 복귀한다고 밝혔다. 양측이 처음으로 맺은 단체협약의 주요 합의내용은 기본금 정률 5.5%에 정액 6만원 인상, 부서장 상향평가 인사반영으로 갑질문화 개선 및 갑질 전수조사 실시, 2019년 3월 완전한 주5일제 도입, 간호사 1인당 환자수 10~12명 적용으로 안정적 의료서비스 제공, 육아휴직급여 지급 및 임신기간/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붑법파견 간호조무사 79명 외주용역 금지 및 불법파견 정규직화 등이다.

○ 이번 파업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에서 밝히고 있듯이 38년 동안 희생과 봉사만을 강요받고 각종 갑질을 당해왔던 병원노동자들의 값진 승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파업 39일동안 병원 필수인원을 제외한 550여명의 노동자들이 흔들림 없이 파업에 동참하여 파업투쟁을 벌인 것에서 증명된다. 암묵적으로 강요받은 봉사이데올로기와 맹목적 순종에서 벗어나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함으로써 38년간의 무기력과 굴종을 뚫고 일어선 결과라 할 수 있다.

○ 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천주교대구대교구와 대구가톨릭대병원의 희생과 봉사, 순종만을 강요하는 봉건적 노동관계를 비난했다. 사태의 심각성에 주한 교황대사관까지 나서서 천주교대구대교구에 의견을 전달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38년 만에 처음으로 맺은 임금 및 단체협약의 의미를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으로 성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 특히, 대구가톨릭대병원은 대구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을 경악케 한 각종 갑질문화 청산에 적극 나서야 한다. 휴일수당, 연차수당,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기준법에 보장된 임금조차 주지 않은 것은 물론 신부들 앞에서 깡깡춤 등 선정적 춤을 강요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만삭의 노동자에게 야간근무 동의서를 받아 조산, 유산까지 발생했으며, 임신 순번제까지 생겼다는 노동조합의 폭로는 단순히 갑질문화를 넘어 조직적인 것으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지점이다. 노동조합이 지적한 대구가톨릭대병원의 역대 의료원장 신부와 수도자 부서장의 갑질, 부서장 관리자의 갑질, 성직자(수도자) 가족 등 환자의 갑질, 인사 갑질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크고 작은 사건에 대해서도 진상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생명존중운동을 하는 천주교에서 가당치도 않은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 다행스럽게도 이번 노사 협약에서 2018년 12월까지 직원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부서장 상향 평가를 인사에 반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변화의 전환점에 서 있는 대구가톨릭대병원이 이것만으로 그간의 뿌리 깊게 박힌 갑질문화를 근절시킬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시민사회단체(시민)들이 갑질문화에 분개하는 것은 사회정의 차원에서의 부당성 뿐 만 아니라 환자들의 안전과 치료받을 권리, 노동자들의 권리도 무시했기 때문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발생한 갑질은 소위 천주교 권력과 예산운영, 직무나 서열, 인격모독과 부당한 지시까지 서로 관련되어 유발되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문제로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 따라서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병원에서 관행적이고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각종 갑질문화가 근절되고 구조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지켜볼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또한 대구가톨릭대학교와 천주교대구대교구의 유착과 비리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대구가톨릭대병원의 불명확한 회계규정과 대구가톨릭대학교, 그리고 선목학원 간에 무분별하게 오고 간 전입, 전출금 문제는 여전히 도마 위에 있는 뜨거운 감자다. 투명한 병원운영를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대구가톨릭대병원과 선목학원은 조만간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촉구한다.

○ 대구가톨릭대병원은 공공성이 높은 병원 사업장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의료기관으로서, 교육기관으로서, 종교재단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그 시금석은 바로 노동자들이 존중받고 자랑스러워하는 병원을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이것이 38년만의 파업 39일이 주는 교훈이다.    

2018년 9월 3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경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경지부,
공공운수노조 대구지역지부 희망원지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경실련,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민중행동, 우리복지시민연합, 인권실천시민행동, 장애인지역공동체,
전교조대구지부, 전국공무원노조 대경본부, 전국여성노조 대경지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민중당대구시당, 정의당대구시당(현재 24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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