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반도, “불안정 속 낙관” 전망

평화뉴스
  • 입력 2005.01.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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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통일을 위한 신년토론회>
...“남북관계 회복이 우선적 과제”
...“미국, 부시 재선으로 북한 더 압박할 듯”
...“노무현 정부, 통일철학 세우고 대북채널 가져야”


“2005년 한반도 정세는 어떨까?”

미국 부시대통령의 재선과 대북강경정책, 북핵문제 등으로 불안정한 측면이있겠지만, 동북아 주변국들의 견제와 남북교류의 영향으로 한반도가 극단적인 긴장국면을 맞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전망은, 어제(1.26) 대구여성회 강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신년토론회>에서 나왔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와 <평화뉴스>가 주최하고 <대구경북통일연대>가 주관한 어제 토론회에서는, 김근식 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기조발제에 이어, 정희석 교수(경북대 정외과)를 비롯해 오택진(대구경북통일연대 사무처장), 윤종화(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남호진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 등이 참여해, 올해 한반도 정세를 전망하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과제에 대해 토론했다.

김두현(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 토론회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미국 부시정권의 대북강경정책과 그들이 주장하는 북핵문제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할 것이라는 걱정 속에, ‘2005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망이 주로 얘기됐다.

먼저, 기조발제에 나선 김근식 교수는 미국의 대외정책의 문제를 지적하며 조심스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김 교수는, “부시정권은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와 함께, 전쟁방지와 갈등해소를 위한 ‘예방외교’보다는 ‘선제공격’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대외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북핵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북한을 압박하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북핵문제의 불안정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관계마저 사실상 중단상태에 놓인 점도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남북이 처한 객관적 정세가 남북관계의 복원을 바라고 있는 점으로 볼 때, 한반도의 전쟁위기 같은 극단적인 긴장상태로 치닫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특히, “북측은 올해가 노동당 창건 60주년,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정치 발표 10주년, 6.15공동선언 5주년이 되는만큼, 김정일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뭔가를 정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을 갖고 있으며, 남측의 노무현 정부도 중단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북핵 등으로 굳어진 경색국면을 적극적으로 돌파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며 “남북의 이런 정세가 남북의 끊어진 대화를 잇게 하고, 한반도 긴장을 풀어가는데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토론에 나선 정희석 교수도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정희석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미국의 일방주의를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미국의 대북강경정책은 중국과 소련의 견제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일방적인 강경정책을 쓰거나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미국이 주장하는 북핵문제와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많은 얘기가 오갔다.

오택진 사무처장은, “미국은 북핵 뿐 아니라 어떤 이유를 들어서라도 북한을 압박하려 들 것”이라면서 “이같은 미국의 전략을 볼 때, 북측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과 설득력이 없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오 처장은 특히, “미국의 이같은 패권주의 속에서 남측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노무현 정부에 과연 ‘통일철학’이 있는 지 의심스럽다”면서 “특히, 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연두 기자회견)은, 긴장속에 있는 한반도 정세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거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오 처장은 또, “노 정권이 들어선 뒤 남북관계가 굳어지고 있는만큼, 올해는 남북관계 복원에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남호진 변호사도 “남북관계의 회복이 중요한데, 노무현 정부가 이를 풀어나갈 추동력이 있는지 걱정”이라면서 “한반도 긴장을 풀기 위해서는 노 정부가 북한을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체칠리아 수녀가 마을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 체칠리아 수녀가 마을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남 변호사는 또, “정부 뿐 아니라, 아직도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냉전의식도 문제”라면서, “북한에 대한 적대적 개념을 바꾸는 것을 비롯해 대북의식의 변화를 위한 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희석 교수도,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의 대화채널을 갖는 것”이라면서 “대북특사를 보내는 것을 비롯해 노 정부가 다양한 형태로 북한을 설득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종화 사무처장은 “미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올해 한반도에 전쟁위기 같은 극단적 상황은 오지 않겠지만, 미국의 대북정책 때문에 한반도 긴장이 장기화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윤 처장은 또, "이같은 긴장상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 속에서 북한을 이해하고 ,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가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지난 해 10월과 11월 토론회에 이은 세 번째 행사로, 이들 단체는 ‘분단 60주년’과 ‘6.15선언 5주년’을 맞아 ‘평화통일포럼’(가칭)을 비롯한 평화와 통일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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