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성서 열병합발전소 결정 잘못, 건설 막겠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8.12.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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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입장 밝힌 권 시장 "경솔한 결정에 죄송...대기환경 저해하는 시설 허용 못해"


권영진 대구시장(2018.12.26) / 사진.대구시
권영진 대구시장(2018.12.26) / 사진.대구시
권영진 대구시장이 논란 중인 성서산단 SRF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철회하겠다고 처음으로 시사했다.

26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단회에서 권 시장은 성서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대한 최근 해당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 지역 정치권의 반발 여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성서 열병합발전소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열병합발전소는 문제가 없고 권장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도심에 시설이 들어왔을 때 신중히 판단했어야 하는데 스스로 경솔했다"고 했다.

이어 "제 결정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내용을 안 이상 이 부분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대구가 가진 모든 행정력과 시민들 물리적 힘을 빌려서 시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대구시는 대기질 환경을 저해하는 어떤 시설도 도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건립 허가 2년만에 대구시장이 건설 철회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처럼 권 시장이 건설 불허 의지를 확고히한만큼 사업자인 외국기업 '맥쿼리펀드' 측과 대구시의 법적 분쟁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슷한 시설에 대해 시공이 진행 단계에서 제동을 건 전주시는 이미 사업자와 소송 중에 있다.

성서지역 주민과 달서구의회, 시민단체 등이 최근 권 시장을 항의방문한데 이어 촛불집회를 열고, 지역 전문가들도 대기오염 문제를 지적하며 건설 중단을 요구하자 결국 시장이 백지화를 한 모양새다.

해당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던 배지훈(더불어민주당) 달서구의원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소식"이라며 "권 시장의 철회 입장을 환영한다"고 26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그는 "주거밀집지에 환경오염 물질을 내뿜는 발전소를 짓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지자체가 신중히 결정해야한다"고 했다.

앞서 대구시는 2016년 달서구 성서공단남로 126(월암동)에 목재를 소각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800억원짜리 '성서 바이오 SRF열병합발전소' 건립을 허가했다. 달서구는 이듬해 12월 건축허가를 내줬다. 민자사업자는 '(주)성서이엔지'로 2016년 6월 산단 입주허가를 받았다.→이어 1년만에 '리클린대구(주)'로 사업자명을 바꿨다.→2017년 초에는 호주 외국기업 '맥쿼리펀드'에 지분 대다수가 매각됐다. 맥쿼리는 이명박 정권 당시 대구 제4차순환도로 등 국내 14개 민자사업자로 등장한 기업이다. 맥쿼리는 순수목재 95%·폐목재 5%를 소각해 나온 열·증기로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나 주민설명회를 한 차례도 진행하지 않아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또 환경적 측면에서도 소각 과정에서 미세먼지 배출량이 높고 친환경 연료라기에는 국내 소비량도 저조해 전문가들로부터도 비판을 샀다. 실제로 문경시와 원주시 등 타 지자체들은 SRF발전소 건설을 잇따라 취소하거나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여기에 발전소 부지 직선거리 1.6km 내 '월배(진천, 대곡, 상인, 유천, 월성동)' 아파트단지가 밀집해 있고, 2~3km 안에도 아파트 수 십동이 몰려 반발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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