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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성폭력 가해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대구고법 항소심 판결을 환영한다
2019년 10월 14일 (월) 14:02:18 평화뉴스 pnnews@pn.or.kr

[논평]

이주여성 성폭력 가해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대구고법 항소심 판결을 환영한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연우)는 2019. 10. 10. 캄보디아 이주여성 처제를 성폭행한 한국인 남성 A씨(52)에게 징역형 7년을 선고했다. 피해경험자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언니와 조카들을 돌보기 위해 2014. 6. 9. 방문동거비자(F-1)로 입국하였다. 가해자는 아내의 우울증이 심해져 병원에 입원한 시점부터 “말을 듣지 않으면 언니를 정신병원에서 나오지 못하게 할 것이다.”, “너도 캄보디아로 보내버릴 것이다.”라고 하는 등의 협박으로 피해경험자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이후 피해경험자는 대구이주여성쉼터에 입소하였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A씨를 고소하였다.

대구지법 서부지원의 1심 재판부는 반항 불가능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합의에 따른 관계라는 가해자의 진술 등에 비추어 유일한 증거라 할 피해자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친족성폭력의 피해자는 사실을 알리는 순간 가족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압박감으로 피해사실에 침묵하는 경향이 높다. 이 사건의 피해경험자도 잠이 든 조카들이 깰까 소리를 지르는 등 적극적인 저항을 하지 못하였고, 언니를 정신병원에 가두거나 자신을 캄보디아로 보내겠다는 가해자의 일상적인 협박이 두려워 피해를 당하고도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였다.

성폭력이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노인, 성소수자 등 소수자의 다양한 정체성과 중첩될수록 피해자는 사법적인 도움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이 사건의 피해경험자처럼 이주민이면서 가해자가 친족이라는 상황에서는 ‘저항하지 않았다’, ‘즉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등의 비난은 2차 가해라고 할 것이다.

이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전국의 여성운동단체, 이주운동단체들이 1심 판결이 선고된 2019. 2. 13. 기자회견을 열고 탄원서를 제출하였고, 항소심 판결을 예의주시하였다.

따라서 대구고법의 이번 항소심 판결을 환영하는 이유는 단지 가해자에게 실형이 선고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을 신뢰하고, 물리적인 폭력행사 여부와 무관하게 다양한 맥락과 관계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위력을 인정하였으며, 법의 이름으로 소수자를 보호한 판결의 공정성 때문이다.

우리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는 오늘의 항소심 판결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법의 해석에 임하는 개인의 역량에 좌우되는 일이 없도록 성폭력 관련법 및 출입국관리법의 개선 운동에 끝까지 연대할 것이다.

2019. 10. 11.

(사)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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