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헬기사고 가족들, KBS '취재 거부'...쫓겨난 취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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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미제공' 불신 커져...가족들 '취재·자료제공 거부', 취재진 현장서 철수 / "당분간 취재 자제'

 
가족들의 반발에 발길을 돌리는 양승동 KBS 사장(2019.11.6.대구 달성군 대구강서소방서)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가족들의 반발에 발길을 돌리는 양승동 KBS 사장(2019.11.6.대구 달성군 대구강서소방서)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독도 헬기추락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KBS 취재를 전면 거부해 취재진이 현장에서 쫓겨났다.

'독도소방구조헬기추락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단장 이승우)'은 14일 "더 이상 KBS 측에 독도 헬기 사고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범정부지원단은 "KBS 사장 등 3명의 사과가 없어 가족들이 제공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취재진들에게도 "KBS측과 자료공유를 하지 말아달라고 가족들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대구 달성군 대구강서소방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선 한 실종자 가족이 "아직도 KBS 3명은 찾아오지 않고 있다"며 "KBS는 취재, 보도할 자격이 없다. KBS는 나가달라"고 요구해 취재진이 자리를 떠났다. KBS 취재진은 14일에도 강서소방서를 찾지 않았다.

KBS의 사고 영상 미제공 논란이 나온 뒤로 가족들은 여러 차례 KBS의 사과와 설명을 요구했다. 때문에 지난 5일과 6일, KBS 정필모 부사장과 양승동 사장이 잇따라 강서소방서를 찾아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사과하려 했지만 불발됐다. 가족들이 "영상을 촬영한 직원, 보도한 기자, KBS 사장이 모두 와야 한다"고 강하게 항의해 KBS가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황상길 KBS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방문 계획에 대해 "지원단과 협의 중에 있다. 더 이상 답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가족들은 3명이 전부 오기를 원하는데, 촬영한 직원은 정신적 충격으로 입원해 해경에 진술도 하기 힘든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기현 KBS 대구방송총국 보도국장은 "가족들의 뜻을 존중한다. 당분간 마찰을 피하기 위해 취재와 보도는 자제하겠다"며 다만 "실종자 수습이나 블랙박스 인양이 된다면 보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 CCTV(씨씨티브이)에 잡힌 KBS 직원이 휴대전화로 헬기를 찍는 모습 / 자료제공.독도소방구조헬기추락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독도 CCTV(씨씨티브이)에 잡힌 KBS 직원이 휴대전화로 헬기를 찍는 모습 / 자료제공.독도소방구조헬기추락사고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
 
KBS는 사고 이틀 뒤인 지난 11월 2일 헬기 이륙장면을 보도했다. 하지만 경찰이 사고 조사를 위해 영상을 요구했는데도 제공하지 않고 촬영사실을 숨겼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KBS측은 "직원이 당시 찍은 영상 3개 중 2개만 제공한 것은 맞지만 단순한 실수"였다며 "KBS는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디지털포렌식 분석을 진행했다. 결과는 가족들에게만 알려졌다. 범정부지원단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분석결과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월 31일 오후 11시 26분쯤 환자와 보호자, 소방대원 등 7명이 탄 소방헬기가 독도 해상에서 추락해 7명이 실종됐다. 이들 가운데 4명은 숨진 것으로 확인돼 병원에 안치됐다. 3명은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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