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에브리타임(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타)에 지난 21일 한 학생이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을 올린 영남대 학생은 "홍콩 대자보를 붙였는데 중국인들이 조직적으로 대자보를 찢었다"며 "연대하지 않아도 좋지만 뉴스를 보다 홍콩 뉴스를 보면 한 번 눈길이라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영남대 학생들은 이 게시글에 '응원한다'는 내용의 댓글 100여개를 달았다.
대자보를 붙이고 게시물을 쓴 학생은 영남대 재학생 A씨다. A씨는 지난 18일부터 학교 후배와 함께 중앙도서관, 상경대, 법정관, 인문관 등 영남대 캠퍼스 곳곳에 '광복홍콩 시대혁명(光復香港 時代革命, Free Hong Kong, Revolution Now / Liberate Hong Kong, the revolution of our times)' 대자보 162장을 붙였다. 광복홍콩 시대혁명은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요 구호다.
하지만 대자보를 붙인 이틀째가 되는 20일부터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자보를 강제로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유학생들은 A씨가 대자보를 붙일 때마다 따라다니며 휴대폰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불안감을 느낀 A씨는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다행히 물리적인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학생은 "친구 요청으로 처음 홍콩 시위에 참여했는데 그때 바로 옆 고등학생이 경찰 최루탄 조각에 맞아 눈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을 봤다"며 "국가폭력을 실제로 체험했고 이를 막으려면 국제적 도움과 여론이 절실하다는 걸 느꼈다"고 22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이어 "며칠 전부터 홍콩이공대 친구가 연락이 되지 않아 큰 걱정"이라며 "다치거나 체포됐을까봐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4일 열린 홍콩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체 452석 중 홍콩 범민주 진영이 친중파 진영을 재치고 385석 과반수를 차지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끈 인사들도 대거 의회에 입성했다. 이에 대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선거 결과를 존중한다"며 "진지하게 반성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번 홍콩 시위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제정을 반대하며 6월부터 시작됐다. 홍콩 시민들의 5대 주요 요구는 행정장관 직선제, 시위대 폭도 지정 철회, 경찰 무력 진압 사과, 체포된 시위대 석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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