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 종료'를 정부에 제안했다. 아직 3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한 가운데 내린 아픈 결정이다. 정부는 이를 받아 들였고 오는 8일까지 수색을 끝내기로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에 대해 아픈 결정을 내렸다. 수색을 끝내고 이제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이미 시신을 찾은 4명의 유가족들이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실종자들을 기다리고 있고, 정부 수색이 계속 이어질 수 없다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다. 실종자 가족들은 유가족들과 상의해 8일 종료를 결정했다.
배 대원은 지난 8월 결혼한 새신랑이자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 등 가장 앞서 구조에 힘쓴 대원이었다. 아버지는 뉴스에서 아들이 나선 현장을 볼 때마다 자랑스럽고 대견했다. 아버지는 "지금 구조하는 사람들도 결국은 다 아들의 동료이자 후배"라며 "이젠 그만 아들을 보내주려고 한다. 자식은 원래 가슴에 묻는다지만..."이라며 더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김종필 헬기 기장의 부인 이모(44)씨도 아픈 결정에 대해 배경을 설명했다. 이씨는 "아이들을 위해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며 "남편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는 걸 싫어하는 상냥한 성격이었다. 남편도 '이만하면 됐어, 열심히 했어'라고 말해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기장은 17살, 13살, 11살짜리 세 아들의 아버지다. 김 기장은 잦은 출동 때문에 가족들을 자주 보지 못했지만, 때문에 부인과 아이들을 더 애틋하게 챙긴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김 기장의 누나 김모(49)씨는 "사고가 났을 때부터 실종자 가족들 모두 한마음으로 함께했다"며 "아쉽고 아픈 결정이지만 모두 슬픔이 같다고 생각해 결정을 내렸다. 동생도 이러길 바랄 것 같다"고 했다. 든든한 가족이었던 보호자 박기동씨는 다친 동료를 위해 기꺼이 나섰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오는 10일 오전10시에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소방대원 5명의 합동영결식이 거행된다. 이날 영결식은 소방청장(葬)으로 진행되며 희생자들에게 1계급 특진과 훈장(녹조·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될 예정이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합동영결식에 앞서 6일부터 대구 달서구 동산병원에는 합동분향소와 빈소가 마련된다. 동산병원에는 앞서 수습된 고(故) 이종후(39) 부기장, 고(故) 서정용(45) 정비실장, 고(故) 박단비 대원이 안치되어 있다.
한편, 지난 10월 31일 오후11시25분쯤 소방대원 5명, 응급환자와 보호자 2명 등 7명이 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 HL-9619호(기종 EC225)가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해 4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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