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를 이송하던 소방헬기가 독도 인근 바다에서 추락한 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소방대원 5명의 합동 장례식이 사고 37일째인 6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서 진행됐다. 백합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와 개별 빈소에는 가족들과 동료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장례를 치르는 소방대원 5명은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김종필(46) 기장, 고(故) 이종후(39) 부기장, 고(故) 서정용(45) 정비실장, 배혁(31) 구조대원, 고(故) 박단비(29) 구급대원이다.
이들 중 김 기장과 배 대원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합동장례식과 현충원 안장을 위해 지난 4일 사망신고를 했다. 이들은 다른 가족들을 위해 수색 종료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때문에 오는 8일 오후5시 모든 수색이 종료된다.
박단비 대원의 부모님은 딸의 영정을 올려다보며 "고마워 단비야, 사랑해"라고 했다. 어머니 이모(53)씨는 "너와 함께한 시간이 모두 행복했어"라며 딸과 작별을 하고 딸의 동료 4명의 영정 하나하나에 헌화하며 명복을 빌었다. 서정용 정비실장의 아들 서모(7)군은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아빠, 하늘나라로 잘 가세요"라고 말했다. 어린 상주의 작별인사에 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김 기장의 어머니는 "자식을 놔두고 어딜 갔어, 빨리 와야지, 왜 거기 있어"라며 오열했다. 아들 김모(17)군은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와 할머니를 부축하며 분향소를 나섰다. 김종필 기장은 세 아들의 아버지이자 자상한 남편이었다. 김 기장은 아들에게 "이번 달에 만나러 올게"라는 약속을 남기고 떠나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합동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전에 백합원을 찾은 정문호 소방청장은 개별 빈소를 다니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동료를 잃은 소방대원들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몇몇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후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 수성구갑), 김병수 울릉군수가 함께 백합원을 찾았다. 진영 장관은 빈소를 찾아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 돌아가신 분들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또 유승민 바른미래당(대구 동구을), 정태옥 자유한국당(대구 북구갑) 의원,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송민헌 대구경찰청장 등도 백합원을 찾았다.
장례는 10일까지 닷새간 진행되며 오는 10일 오전10시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소방대원 5명의 합동영결식이 소방청장(葬)으로 치러진다. 희생자들에겐 1계급 특진과 훈장(녹조·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될 예정이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한편, 지난 10월 31일 오후11시25분쯤 소방대원 5명, 응급환자와 보호자 2명 등 7명이 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 HL-9619호(기종 EC225)가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해 4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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