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로 온 노라...대구에서 성평등 연극 <인형의 집> 28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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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여성회, 우전소극장서 2회 공연...시민들이 19세기 원작 각색, 연기 "성평등, 페미니즘 계기되길"

 
시민이 주인공인 '성(性)평등' 연극 <인형의 집>이 대구에서 이번 주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대구여성회(상임대표 남은주)는 오는 28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30분 등 모두 2회에 걸쳐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있는 우전소극장에서 <인형의 집> 공연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연극 <인형의 집> 공연을 준비 중인 시민들 / 사진 제공.대구여성회
연극 <인형의 집> 공연을 준비 중인 시민들 / 사진 제공.대구여성회
 
이번 대구 공연은 '성평등연극워크숍'에 참여한 대구 시민들이 직접 각색과 연기에 참여한다. 대구여성회는 지난 10월 11명의 시민을 모집해 석 달간 '성평등연극워크숍'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연극을 통해 지역에서 성평등 의식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시민들은 워크숍에서 연기를 배우고 <인형의 집> 각색에 참여했다. 공연 연출은 워크숍 리더인 극단 '만신'의 양유진(27) 배우가 맡았다.

<인형의 집>은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릭 입센(1828~1906)이 1879년 발표한 19세기 희곡이다. 순종적인 가정주부 노라는 결혼하기 전에는 아버지의 인형으로, 결혼한 후에는 남편의 인형으로 살아온 자신의 굴레를 깨닫는다. 때문에 아내와 어머니로서 의무를 버리지 말라며 자신을 붙잡는 남편에게 "나는 가장 먼저 인간이길 바란다"는 자각의 말을 남기고 노라는 '인형'의 집을 떠난다. <인형의 집>은 이 같이 여성 해방과 성평등 문제 의식을 드러내 발표 당시부터 논란을 일으킨 문제작이었다.

워크숍을 추진한 김재환 대구여성회 활동가는 "장면을 추가하거나 배역의 성별을 바꾸는 등 성평등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여러 시도를 했다"며 "시민들이 직접 각색에 참여하면서 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극의 하이라이트인 노라가 집을 나서는 장면을 조연들의 대사로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형의 집>은 발표된 지 140년이 된 고전이지만 작품이 던지는 성평등 문제의식은 현대도 유효하다"며 "때문에 작중에서 노라가 겪는 본질적인 문제는 대부분 수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는 "지역사회의 성평등, 페미니즘 등 성평등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직접 무대에서 연기하며 성평등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헨릭 입센의 고전을 공연하지만 내년부터는 시민들이 직접 희곡을 쓰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극 <인형의 집> 웹포스터 / 사진 제공.대구여성회
연극 <인형의 집> 웹포스터 / 사진 제공.대구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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