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박oo 오투(O2.산소) 10분 뒤. 준비해서 갈게요"
"환자 콜. 곧 올라온대요. 빨리 빨리 준비해서 갑시다"
6일 오후 1시 55분 대구시 중구 삼덕동 경북대학교병원 606병동.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이송팀 숙소에 콜이 울렸다. 5799번 감염관리실 전화다. 중증환자를 음압병실까지 옮기라는 신호다. 이송팀 전용 휴대폰 콜에 데이팀(낮근무) 27년차 우성환 임상병리사, 3년차 김민정 수술실 간호사, 30년차 이모 간호조무사, 3년차 도모 간호조무사 등 의료진 4명은 분주해졌다. 동행한 나도 덩달아 바빠졌다.
먼저 환복을 해야한다. 침 방울로 감염되는 코로나19 특성상 의료진은 환자를 맞기 전 빈 틈 없이 준비해야 한다. 전신을 감싸는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고글을 쓰고 N95 마스크를 끼고 라텍스 장갑 두겹을 착용하고 이중 덧신으로 신발을 감싼다. 함께 이동해야 하기에 탈의실에서 레벨D로 환복했다.
머리카락 한 올이 흘러나오자 주변에서 실핀과 고무줄로 묶어 모자 안으로 넣었다. 환복하기 전 손소독제로 꼼꼼히 닦고 마스크 아래 방호복 지퍼에 테이프로 봉했다. 이제 공기에 노출된 곳은 한 곳도 없다. 이렇게 입고 벗는데만 30분. 금방 숨이 찼다. 조금 움직이고 말했더니 금새 고글에 습기가 꼈다.
마스크의 강한 압박에 움직임도 쉽지 않다. 한 몸처럼 이송팀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모두 환복할 때까지 기다렸다. 곧 5층 계단으로 내려가 무선기로 비상안전팀에 연락해 통제를 요청했다. 엘리베이터와 이동경로 모두 통제했다. 이송팀 담당자가 전용 열쇠로 엘리베이터를 제어했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통제구역 앞에서 환자가 오길 기다렸다. '달리는 음압병실' 음압카트에 60대 남성 중증환자가 실려 도착했다. 이송팀은 환자를 받았다. 산소호흡기통이 달린 투명 플라스틱 관에 환자는 눈을 감고 누웠다. "환자분 들리세요? 병실로 옮길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의식이 있는지 환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4명이 달라붙어 음압카트를 엘리베이터로 밀어넣었다.
집중치료실 통제구역을 향해 카트를 내달렸다. 음압병실에 도착해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자 문이 열렸고 유리창문 너머로 음압병상과 의료진이 보였다. 레벨D로 환복 후 산소통을 찬 간호사들이 이중 문을 열고 나왔다. 이송이 끝났다. 병상 4곳 중 2곳이 찼다. 병균이 병실 밖으로 못나가게 설계된 음압 특성상 굵은 관이 병상마다 붙었다. 이제부터 환자의 시간이다. 이송팀 일은 끝났다. 대기실로 돌아가야 한다.
이날 만난 이송팀 4명은 모두 다른 부서에 있다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지원해서 왔다. 3교대 중 낮근무와 밤근무가 겹치면 집에도 못가고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며 음압병실까지 환자를 옮기고 있다. 우성환 임상병리사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지원했다가 나중에 들켜 걱정을 샀지만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아들 문자에 힘을 냈다. 초반에는 우왕좌왕했지만 사전 예행연습을 수 차례 거쳐 일주일 지난 현재는 체계가 잡혔다. 끊임 없는 중증환자에도 침착하게 현장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장 어려움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송팀은 "음압카트와 인력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최근 도착한 음압카트가 이송 엘리베이터 규격보다 사이즈가 커 사용도 못하고 돌려보냈다. 때문에 "중증환자가 빨리 완치해서 퇴원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음압병실 바로 앞에서 방호복을 탈의해야 하는 상황도 고쳐져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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