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비판기능 부정하는 대구시장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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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대구지부 성명서

비판과 감시는 언론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언론의 비판기능 부정하는 대구시장 규탄한다!


“대구시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재난 안전 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대응체계를 만들어왔습니다. 앞으로 관계 기관과 함께 대구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모아 대책을 마련하고 대응해나가겠습니다”
지난 2월 18일 오전,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생겼다고 발표한 직후, 시민들 앞에 선 대구시장이 했던 말이다. 이 후 대구시는 코로나19 비상대응체제로 전환해 대응했으나 유감스럽게도 다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유례없는 대재앙의 혼란 속에 빠져들어 오늘까지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묻는다. 그리고 비판한다. 재난 대응의 중심에 있어야 할 대구시와 대구시장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뭇매 맞듯 쏟아지는 비판에 법적 대응으로 맞서는 시장의 모습은 재난 대응의 책임자이자 지자체의 수장으로서 올바른 모습인가!

31번 확진환자 발생 이후 지역사회의 감염 속도와 전파는 통제 불능의 상태로 빠져 들어갔다. 특히 대구 신천지교회를 둘러싼 초기 대응의 실패, 이 과정에서 드러난 방역과 재난 대응 기능의 미숙함은 이후 초유의 코호트 격리라는 한마음 아파트 확진환자 집단 발생건과 몇 몇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한 집단발병 사태를 불러오는 등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심각한 잠재적 불안요소가 되었고, 멈춰버린 도시 속 시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시달려야만 했다. 어디 그뿐인가, 자영업 비중이 유독 높은 대구의 특성상 도시를 집어삼킨 바이러스는 대구 시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문 닫는 가게들은 늘어났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무급휴직과 해고와 실직으로 내몰리며 외환위기 때 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대구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뿐만 아니라 의료 및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차 상위 계층 시민들, 이주노동자들, 그리고 집계되지 않는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감염우려 문제와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여기에 긴급생계자금 지원과 관련한 많은 논란들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멈춰 버린 대구 경제, 마비된 도시, 실종된 재난 대응......대구지역 확진환자 최초 발생일로부터 두 달여가 지난 지금,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권력과 공공기관에 대한 감시와 비판, 그리고 견제는 시민사회 속 언론의 책임이자 당연한 의무이다. 우리는 책임과 의무의 실천을 통해 시민들에게 지역 언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 한다. 언론의 비판 기능은 그래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성숙도를 이야기 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고 나아가 그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통해 보호받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는 분명한 사실관계가 있어야 하고 엄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대재앙 속 재난 대응의 중심 역할을 해 온 대구시는 어떠했는가. 앞서 언급한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볼 때, 시민들의 생명을 지켜내야 하고, 멈춰버린 지역의 경제를 살려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함에 있어 대구시는 분명 실패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비판하고 쓴소리를 한다. 비판의 대상에 성역이 있을 수 없고, 비판의 수위에 조절과 흥정이 있을 수 없다. 더욱이 그것은 국가적 대재난이 아니던가. 그 와중에 대구시장은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을 대상으로 언론중재위에 제소를 하는 등 법적 대응을 했다고 한다. 대구시의 행정을 책임지는 수장이자 재난 대응의 책임자로서 올바른 모습인가.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것도 아니고 언제라도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잠재적 불안이 존재하는 지금에 말이다. 언론의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모습은 민주주의 핵심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행위이며 과거 언론 탄압을 통해 시민사회를 통제했던 부패한 권력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2020년 4월, 국내 확진환자는 만 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대구 지역 확진환자만 6천8백여 명, 그리고 숨진 환자 가운데 60% 이상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지난 2월 18일 대구에서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대구시는 멈춰서 있다. 대구시의 모든 역량을 모아 재난 대응을 하겠다던 대구시장의 말과 달리 지금까지 대구시의 재난 대응은 적어도 실패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에 대한 비판과 감시는 지역 언론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비판과 수용, 성찰과 포용이 어우러질 때 우리 사회는 한 걸음 보다 전진할 수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금이라도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금까지의 실패를 거울삼아 코로나19 재난 극복과 멈춰선 시민들의 삶, 얼어붙은 지역 경제를 되살리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강력히 규탄한다! 지역 언론의 가치를 부정하고 언론의 비판을 부정하는 치졸한 행위를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2020년 5월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대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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