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구름다리 사업 폐기와 팔공산권 관광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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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 >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 폐기와 팔공산권 관광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  


‘동화문’이 조성되기 전에 동화사의 주된 진출입로는 정문인 ‘봉황문’이었다. 이 때 동화사 방문객들은 입구의 ‘마애여래좌상(보물 243호)’과 ‘팔공산동화사봉황문’이라는 편액이 걸린 일주문, 계곡 길을 따라 동화사를 탐방하였다. ‘당간지주’ 앞에서 숨을 고른 후 금당암 영역, 대웅전 영역, 영산전 영역, 비로암 영역을 탐방하였다. 이 시기 탐방객들은 상당한 시간동안 동화사에 머문 것이다.

그러나 ‘동화문’이 생긴 이후 ‘봉황문’을 통해 동화사로 진입하는 탐방객은 매우 적다. 시내버스 승강장 명칭도 ‘봉황문’ 입구는 동화교1이고 ‘동화문’ 입구가 동화사로 되어있다. 다만 ‘봉황문’ 입구 매표소에 동화사 정문이라고 표기되어 있을 뿐이다. ‘봉황문’은 ‘동화문’이 생기기 전부터 동화사에 드나들었던 대구시민에게도 잊혀진 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동화문’이 생긴 이후 대부분의 탐방객은 ‘동화문’을 통해 동화사로 진입한다. ‘봉황문’으로 진입한 탐방객 대부분이 거의 마지막 탐방처였던 비로암 위를 지나서 동화사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는 상당수의 탐방객들은 통일약사대불 영역과 대웅전 영역만 보고는 발길을 돌린다. 규모, 역사, 문화재, 기능 등 여러 측면에서 팔공산, 나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찰인 동화사의 일부만 보고 동화사를 떠나는 것이다. 그만큼 탐방객들이 동화사에 머무는 시간도 단축되었다.

‘동화문’ 조성 이후 동화사의 공간과 관람동선이 크게 변경되었지만 탐방객이 동화사를 제대로 알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선원으로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금당암 영역 외에는 모두 탐방객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자유롭고 안전한 여행을 추구하는 최근의 여행 트랜드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탐방객의 동화사 체류시간과 재방문을 늘려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대구시 건설본부는 9월 15일,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공사 건설사업관리용역’ 선정을 위한 사업수행능력평가서 제출 공고를 하였다. 이 공고의 주요 내용은 ‘팔공산 구름다리(보도현수교 : 폭원 B=2.0m, L=320.0m)’와 ‘낙타봉 전망대 확장(A=159㎡(84㎡→159㎡)사업에 대한 감독권행대행과 사업관리 용역으로 사업기간은 착수일로부터 25개월이다. 대구시는 철 지난 유행으로 전국 각지에서 한계가 드러난 구름다리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언택트 여행’ 시대에 대규모 관광객 집객을 명문으로 무모한 삽질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대비를 위해 세입과 세출 모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산낭비성 토목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국가균형특별회계가 지방으로 이양되어 대구시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데도 그렇다.

미미한 경제적 효과와 부작용은 차치하고 코로나19 사태만으로도 팔공산 구름다리는 폐기되어야 하는 사업이다. 대구시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코로나 19 사태의 파장을 감안하면 팔공산 구름다리 폐기는 불가피한 일이다. 만일 대구시가 팔공산 구름다리 폐기에 따른 정치·행정적 부담 때문에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강행하는 것이라면 이는 더 큰 부작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대구시에 시대에 역행하는 무모한 토목사업에 불과한 구름다리 설치 결정을 철회하고 이 사업을 완전히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여유롭고 안전한 여행을 추구하는 여행자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대규모 관광객 집객 중심의 팔공산권 관광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2020년   9월   17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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