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권역' 책임병원으로서 연계협력과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병원을 경북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하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명]

질병관리청은 ‘권역’ 책임병원으로서의 연계협력과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병원을 경북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하라.



지난해 코로나19 1차 유행을 겪으면서 6월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 나섰다가 안일한 대응으로 실패한 대구시가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를 사실상 확정했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전문병원 추가 건립을 위한 '권역선정위원회'를 열어 경북권역을 감염병 전문병원 입지로 선정했다. 질병관리청은 수도권·제주권·경북권을 대상으로 감염병 전문병원 추가 입지를 검토해왔고, 표결 결과 경북권(7표)이 인천(6표)을 한 표 차이로 이겨 3월 중순 열리는 감염병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도 우여곡절 끝에 2017년에 호남권역(조선대병원)에 전국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치되었다. 메르스에 이어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 사태를 맞고서야 정부와 지자체는 감염병 대응을 수정했다. 정부는 지지부진하던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속도를 내고, 지자체는 유치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중부권역(순천향대 천안병원)과 영남권역(양산 부산대 병원)에 차례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건립하게 되었고, 올해 추가로 경북권역을 확정했다.

이뿐 아니다. 이번에 탈락한 수도권역인 인천, 호남권역인 제주 등은 계속해서 정부에 추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2016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방안 연구개발' 용역보고서에서도 5개 권역(인천·중부·호남·영남·제주)을 제시하고 있고, 국제공항과 항만 등 지역적 특성과 코로나19의 3차 유행 등을 고려하면 추가 설립 또한 정부가 조속히 추진해야 할 사항이다.

정부는 경북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에 2024년까지 사업비 409억 원(설계비 23억원·건축비 386억원)을 들여 36개 병상(음압병실 30개, 중환자실 6개)을 독립 운영하는 감염병동을 신축하고, 감염환자 진단 및 치료, 검사, 전문인력 교육 등도 실시한다. 장비구입비는 대략 200억 정도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건립 후 운영비는 추후 기재부 협의와 예산확보 이후 지원할 예정이라는 미온적 입장이어서 여전히 감염병 대응 예산 확보는 풀어야 할 과제다.

전염병 병원이라며 혐오시설로 취급당하고, 정부가 건립비 지원 이후 운영비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별 관심을 끌지 못한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이 코로나19로 정부와 지자체, 대학병원의 입장을 180도 달라지게 만들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격세지감마저 들 정도지만,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은 코로나19가 주는 중요한 교훈임은 틀림없다.

지난해 6월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을 선정하면서 대구의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4개 병원이 유치전에 뛰어들었으나 모두 탈락하고 양산부산대병원이 최종 선정되었다.

이번 경북권역 추가지정으로 대구권역 대학병원들의 각축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급종합병원인 대학병원들은 자기 병원의 부속병원을 하나 더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권역’ 전문병원을 건립하는 만큼 최고의 계획으로 공모에 임하길 바란다.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이 우리 지역에 건립되지만,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이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할 수는 없다. 실제 병상은 36개밖에 안 되고, 코로나19 뿐 아니라 여러 감염병이 동시에 출현할 수도 있고, 교육·훈련·치료 등 감염병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병원과의 연계, 협력은 필수다.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은 책임병원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다른 병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등 대구경북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질병관리청은 ‘권역’ 책임병원으로서의 연계협력과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병원을 경북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해야 한다. 또한 무늬만 공공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감염병 책임 공공병원으로서의 지속적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권역 책임병원 뿐 아니라 네크워크에 참여하는 병원에 운영비를 지원해 지역 감염병 대응 총량을 높일 것을 요구한다.

코로나19와 같이 사회적·경제적 영향이 큰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컨트롤타워’의 존재와 역량, ‘병원간 연계와 협력 등 네트워킹’의 필요성을 대구와 경북은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경험했다. 질병관리청은 그 역할과 책무성을 수행할 병원을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다.

공모에 참여하는 병원들은 우리 지역에 설치되는 감염병 전문병원이 코로나19 뿐 아니라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신종 감염병 대응은 물론 병원과 시민사회와의 소통·연계·협력의 중추적 역할을 할 ‘권역’ 책임병원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21년 3월 3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