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의 민주화를 파괴하려는 모든 행위를 당장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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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대구대학교의 민주화를 파괴하려는 모든 행위를 당장 멈추라!

대구대학교는 1990년대 초반, 학생, 동문, 교원과 직원 등 대학 전 구성원의 힘으로 비리 재단을 몰아내고 대학 자율성과 학내 민주주의를 이룬 혁신사학으로 우뚝 섰다. 이러한 결과로 1994년부터 전국 유일의 1인 후보를 직선으로 선출하는 ‘총장직선제’를 쟁취하고 지금껏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금, 법인 이사회와 정년트랙 교수, 법인임용 직원이 대구대학의 전통과 명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

총장 직선제는 어느 한쪽의 독자적 결정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여야 한다. ‘총장 직선제’를 대구대의 가장 큰 자랑거리이자 경쟁력 있는 상표라고 자부하던 교수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2020년 10월 26일, 교수회는 법인의 총장 직선제 폐기 시도를 비판하며 대학 민주주의, 대학 공공성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그랬던 교수회가 지금은 법인의 제안에 따라 총장 후보자 추천 인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는 직선제가 아니다. 2~3인의 후보를 추천한다면 선거가 무슨 소용인가? 교수회는 직선제를 포기한 것인가?

직선제의 진정한 의미는 대학의 전 구성원이 참여하여 의결하는 민주적 의사 결정 방식에 있다. 이사회, 교수회, 직원노조 모두 지금의 총장 직선제의 한계가 참여 기회의 불평등, 비민주성에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개선하자는데 공감하지 않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단체만이 짬짜미로 직선제 참여 기회를 독점하고 나머지 구성원의 참여 기회를 박탈하려 함으로써 세 단체의 욕심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사회는 교수회와 직원노조가 추천한 2~3인의 총장 후보 중에서 선택하는 최종 결정권을 갖겠다고 한다. 이는 구성원이 애초부터 우려해 온 이사회가 마음대로 총장을 결정할 권한을 갖겠다는 것이다. 교수회와 직원노조는 박근혜 정권 시기 경북대의 총장 선임을 둘러싼 비민주적인 행태들에서 대체 무엇을 배운 것인가?

교수회는 직선제라는 틀을 지키고 보완하기 위해 총학생회, 직원노조와 함께 작년, 연구회를 구성하였다. 그런데 교수회는 뭐가 그리도 급해서인지 법인, 직원노조만 대상으로 총장 선거제도를 논의하고 진행하고자 한다. 교수회와 직원노조는 약속을 어기고 학생을 배제하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연대를 무너뜨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교수 90%, 직원 10%의 결정권이 불평등하다며 현재 직선제를 비판하던 직원노조는 또 어떠한가? 학생의 참여 권한에 무관심하다면, 직원 사회의 참여 확대라도 주장해야 하지 않나? 총장 임용직과 계약직 직원의 참여 기회 보장을 주장하는 것이 직원 사회 내부의 불평등이라도 해소하는 방법이지 않은가? 지금보다 더 많은 권리를 오로지 법인 임용직 직원만 독점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더 이상 ‘불평등’이란 단어조차 사용하지 말라.

대구대의 구성원은 재단과 정년트랙 교수, 정규직 직원뿐인가? 대구대를 구성하고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은 이들 외에도 학생, 비정년 전임, 비정규직 교수, 총장 임용직 직원, 비정규직 직원, 조교, 동문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학생은 대구대의 제1 구성원이다. 올해 입시 실패로 신입생이 줄어들자 학교가 당장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총장을 몰아세우던 교수회와 직원노조는 정작 그렇게 중요한 학생들에게 약속한 참정권 부여는 헌신짝처럼 저버리려 하는가? 대학이란, ‘학생을 위한 대학’이 아니라 학생에 의해서 비로소 존재할 수 있는 ‘학생에 의한 대학’이다.

학생은 대학의 미래이다. 교수나 직원에게 대학은 30~40년이라는 기간과 함께한다. 그러나 학생에게 대학은 4년이면 졸업을 하지만 졸업 후에도 대학은 그들의 인생과 평생을 함께한다.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권한을 주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따라서 학생의 투표 참여는 지금 당장 최우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이 어려울수록 많은 구성원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의 지혜를 한 데로 모아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현행 직선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 정년트랙 교수와 법인 임용직 직원만이 독점해온 데서 비롯된 것임을 이들은 모르는가? 직선제 폐기가 우려된다며 학생과 다른 구성원을 끌어들이려 할 때는 언제고 눈앞의 선거를 핑계로 약속을 어기고 스스로가 잘못이라고 인정한 방식을 고수하는 것도 모자라 법인이 원하는 대로 복수후보추천제라는 명목의 사실상의 간선제를 공식화하려는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에 총학생회, 총대의원회, 교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 민주동문회는 이사회, 교수회, 직원노조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대학 민주화를 훼손하는 법인, 교수회, 직원노조의 담합을 즉각 중단하라!

2. 복수후보추천제는 직선제가 아니다. 직선제 포기 투표권 거래 즉시 중단하라!

3. 복수후보추천제는 직선제가 아니다, 직선제 정신을 훼손 말라!

4. 민주대학 건설, 전구성원이 함께했다, 전구성원의 총장 투표권 보장하라!

5. 학생이 주인이다, 학생 참여 보장하라!


2021년 4월 19일

대구대학교 총학생회, 대구대학교 총대의원회,
전국교수노동조합 대구대지회, 민교협 대구대지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대구대분회, 대구대학교 민주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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