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민족학교' 자랑하는 대륜중고, 급식 노동자의 자부심을 세워줄 수는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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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100년 민족학교’ ‘서울대 합격 몇 명’ 자랑하는 대륜중·고,
급식 노동자의 자부심을 세워줄 수는 없었나.

- 급식 노동자 19명에 휴게공간 2평(6.6㎡), 고용노동부 지침에 1인당 1㎡
- 샤워실 없이 남녀 공용 화장실에 샤워기 2개 설치가 전부,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
- 타 공립학교에 3~4대 있는 세탁기도 1대만 있어, 노동자 위생복 집에 되가져가


대구 한 사립학교의 급식노동자들이 반인권적이고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개선요구의 목소리가 높지만 학교 측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해당 학교가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아 ‘100년 민족학교’라는 타이틀을 자부심으로 내세우는 대륜중·고등학교라고 하니 우리 사회의 아픈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부끄럽기 그지 없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이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급식 노동자는 19명인데 학교가 이들에게 제공하는 휴게공간은 6.6㎡(약 2평)이다. 고용노동부 지침에는 노동자 1인당 휴게공간은 의자와 탁자를 포함해 1㎡여야 한다. 지침에 의하면 최소 19.8㎡(약 6평)이 필요하다.
또, 별도 샤워실이 없이 남녀 공용 화장실에 샤워기 2개 설치한 것이 전부인데, 남자조리사가 사용하는 화장실이어서 급식 노동자 어느 누구도 샤워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세탁기가 1대밖에 없어 행주와 속장갑 등만 빨고 노동자들이 입었던 위생복은 집에 가져가서 빨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해당 학교 급식 노동자 1명이 매일 140~160명분의 음식을 만든다고 한다. 일반음식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도 높은 노동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급식 조리와 함께 음식쓰레기 처리까지 한 후 이들은 냄새나는 상태로 더러워진 위생복을 챙겨 집으로 향해야 한다.
이 얼마나 부끄럽고 참담한 일인가. 급식 노동자들에 대한 반인권적인 처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대륜중·고는 올해 ‘100년 민족학교’를 자랑한다. 매년 ‘서울대 합격 몇 명’을 자랑한다.
학교의 자부심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학교 구성원들을 위해 일하는 급식 노동자들의 자부심을 세워줄 수는 없었는가.

학교 측은 이런 열악한 처우에 대한 개선요구에 당장은 개선이 어렵다고 밝혔다고 한다.
학교가 현재 급식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휴게공간 6.6㎡는 고용노동부 지침의 최소한의 규정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다.
또한, 대구교육청은 공·사립 구분 없이 모든 학교에 같은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립만, 대륜중·고만 이런 노동환경이라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대륜중·고에 1대만 있는 세탁기가 다른 공립학교에는 3~4대가 있다는 사실만 봐도 충분하지 않은가.

관리감독기관인 대구시교육청은 나몰라라해선 안 된다.
이번에 드러난 급식 노동자들의 반인권적이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함께 개선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급식 전반에 대해 철저히 감사하여 문제점에 대해 행정적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다.
학교 또한 마찬가지다.
대륜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대륜교육재단은 열악한 처우에 내몰린 급식 노동자들에 사과하고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9월 2일
정의당 대구광역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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