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밸류, 제대로 전하고 있나?" (3.29)

평화뉴스
  • 입력 2005.04.0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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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비평]...매일신문, '대구시 비판 줄이기' / 영남일보 '과도한 자극과 널뛰기'

매일신문, '대구시 비판 줄이기?'

매일신문은 3월 17일자(목) 사회면 31면 하단에 정부합동감사반의 대구시 감사내용을 "버스.택시 승강장 특혜성 계약” 이란 제목으로 3단 처리했다.
영남일보는 같은 날 1면 톱으로 이 내용을 올리고, 관련 상자 기사를 대구면 25면에 넣어 비중있게 처리했다.

감사내용은 대구시와 8개 군구의 행정에 있어 205건이 문제가 있다고 적발한 것이다.
이날 31면 3단 기사가 아니라면 30면 톱으로 게재해도 되는 일인데 이 기사를 너무 줄였다.


혹 신문사의 '문법'대로 사회면 31면 3단기사가 30면 톱보다 비중있게 처리한 것이라 하더라도, 독자의 입장에서 이 기사 밸류(value)대로 측정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이날(17일)이 마침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바로 다음날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기사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이날 매일신문이 1,2,3,4,6,8,14,16,30,31면 10개면에 걸쳐 독도문제를 다루는 등 '신문에 발랐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다뤘지만.)

기사 밸류를 떠나 기사 내용을 보면 더욱 알 수 있다. 매일신문이 통상 '△형태'로 나열하며 기사를 쓰지 않고, 평이하게 보도자료식으로 쓰지 않는데 이 기사는 정말 1단기사 양식으로 썼다. 기사내용을 보면, 정부 합동감사반이 발표했는데몇 건이 지적을 받았고, 감사반 관계자는 뭐라고 밝히고 다음에 주요지적사항을 그대로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지적한 내용1건으로 가지고 기사를 써도 사회면 톱은 아니더라도 3단이상은 쓸 수있는 내용들인데도.

그래서 이 기사는, 의도적으로 대구시에 대한 비판내용을 줄였지 않나 하는 의심도 든다.
지금 문제삼고 있는 이 기사에서 마지막 '△사회복지법인의 불법 재산담보제공 및 보조금 불법집행(대구시, 수성구)'이 나오는데, 매일신문 21일자 27면 대구면 하단에 상자기사로 바로 이 사회복지법인를 칭찬한 기사가 나왔다.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 봐야할까?

영남일보 '과도한 자극과 널뛰기'

영남일보는 3월 22일자(화) 사회면 27면에 "재개발 세입자 투신항의"제목으로 기사와 관련사진을 톱으로 게재했다. 기사의 밸류에서도 우려스럽지만, 가장 문제되는 것은 바로 투신 사진이다. 이렇게 자극적인 사진은 통상 보기 어렵다. 사진이 투신하는 장면이라기보다는, 마치 번저점프하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핏자국도 보인다. 신문을 펴면 이 사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사람이 '안타깝다'는 심정은 잘 와닿지 않는다. 그만큼 신문사진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에 이날 매일신문의 사회면에 '지하철 위 도로 침하' 사진을 넣었다. 투신항의 사진이 있었다는 전제하에 보면 '투신장면' 사진을 넣지 않고, '지하철 위 도로침하' 사진을 넣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그래서, 영남일보는 이날 사진 처리에 '자극적'인 것을 선택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관련기사가 톱으로 간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 사안이 그렇게 중요하고, 이 사람의 사정이 그렇게 어렵다면, 좀 더 제대로 취재해서 사회면 톱으로 다루면 되었을텐데 그렇지 못했다. 이날 사건은 전날 21일 오후 발생했기 때문에 충분히 심층취재가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지도 못하면서 기사를 톱으로 올린 것은 이 '사진' 때문으로 보여진다.

반면, 매일신문은 관련기사를 전날 21일자에 내보낸 탓인지 안정감 있게 1단기사로 처리했을 뿐이다.

아마 이날 기사를 톱으로 처리하는데 '지하철 백서, 핵심 빼거나 축소'를 올렸으면 더 나았지 않나 판단된다. 영남일보는 이 기사를 24일자 사회면 톱 자리에 취재수첩 '대구시는 192명의 영령에 다시 고개를 조아려라'를 올려 재탕했고, 25일자 1면에는 '유족들 별도 보고서 준비'라는 상자기사를 올렸다.

잇달아 대구시를 비판할 것이었다면 먼저 세게 나가는 것이 통상적인데, 지하철 백서 관련 기사들은 역순을 밟았다. 사회면 중간박스에서 사회면 톱으로, 다시 1면으로 차츰 강도를 높인 것이다. 세련되지도 않고, 감정이 먼저 앞서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평화뉴스 매체비평팀
[평화뉴스 매체비평팀]은, 대구지역 5개 언론사 7명의 취재.편집기자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 일간지의 보도 내용을 토론한 뒤 한달에 3-4차례에 걸쳐 글을 싣고 있습니다 - 평화뉴스.

(이 글은, 2005년 3월 29일 <평화뉴스> 메인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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