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대회의, 무엇을 할 것인가”

평화뉴스
  • 입력 2005.04.0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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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의 성찰에서 연대를 통한 성숙으로"

지난 3월 11일, 대구지역의 24개 시민단체의 상설적인 연대운동기구인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가 결성되었다.

결성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대와 우려의 의견들이 있었다.
창립이 된 후에도 그 기대와 우려는 여전하다. 주변에서 보내주는 기대의 목소리는 한편으론 부담이지만 한편으론 왕성한 활동의 동력이기도 하다. 우려의 목소리는 활동의지를 삭감시키기도 하지만 애정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필자는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의 관계자로서 이 지면을 빌어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의 결성배경과 활동방향, 의지 등을 밝힘으로써 주변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연대는 운동의 가장 강력한 힘"

시민사회단체간의 연대활동에 회의적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아마 과도한 부담이 일차적 원인일 것이고, 대안이 희박한 관성적 사업방식 또한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실현가능한 활동의제의 계발과 창의력있는 운동방식의 창출,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의 강구 등 공동의 노력을 통해 해결해야할 극복과제이다. 이것이 연대운동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한 부정으로 귀결될 수는 없다.

우리 사회는 개별단체의 노력과 영향력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거대한 개혁과제들을 아직까지 지니고 있다. 국민에 기반하지 않는 불구화된 의회정치, 여전히 폐쇄적인 정당정치, 성장과 개발일변도의 경제정책, 사회적 양극화와 빈곤으로 대표되는 사회경제적 문제, 평화정착과 통일실현, 지역주의에 압도당하고 있는 시민사회 등 우리사회의 성숙한 발전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해가야 할 것인가? 그것은 시민운동의 다양한 담론이 시민사회에 공론화되고 내면화되는 것과 더불어 시민운동단체간의 강력하고 책임성있는 연대운동, 연대실천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분명 연대는 운동의 가장 강력한 힘이며, 사회변화의 결정적 무기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연대운동의 중요성에 대한 깨달음이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결성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민운동의 성찰에서 결성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약칭 대구연대회의)의 결성은 지난 시기 지역시민운동의 반성적 성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내용은 첫째, 전국적 차원의 국가개혁 사안에 대해 지역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무비판적 수용과 둘째, 지역사회의 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의 합의된 의제의 부재와 책임있는 연대실천의 미약함이 핵심이다. 이는 대구의 시민운동진영이 지역사회변화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불어 결성의 배경에는 시민운동 내부에 대한 고백도 있었다. 활동력과 재정력, 영향력의 한계 등에 허덕이는 시민단체, 생존에 몸부림치는 시민단체, 운동성 저하와 관성적인 직업인으로 전락하는 시민운동가의 모습, 더 이상 충원되지 않는 상근활동가 등 시민운동의 내적 위기를 고백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반성적 성찰과 고백은 지역시민운동의 획기적 전환의 근거가 될 것이며 지역사회변화를 위한 연대실천의 사상적 토대가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반성적 성찰이 얼마나 내면에 녹아있는지. 얼마나 절박한 해결과제인지를 활동가와 개별단체들이 일상적으로 검토하면서 극복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가이다. 분명한 것은 위에서 지적한 지역시민운동의 문제점이 그대로 지속된다면 연대운동의 회피, 자기조직에 매몰되는 운동, 사회개혁적 대안이 없는 자족적 사업, 시민운동가들의 비전없는 삶으로의 추락 등의 현상으로 귀결될 것이다.

대구연대회의의 결성은 이러한 위기적 상황을 공동의 지혜를 모아 해결해가자는 결의의 표현이다. 어는 것 하나 개별단체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솔직한 고백이기도 하다. 지역시민단체들이 이제라도 지혜를 모아 지역사회변화를 위한 의제를 개발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자기단체의 역량을 조금씩 내놓자는 것이다. 모여진 역량을 무기로 하나의 개혁과제라도 해결하고 실현시키자는 것이다. 더 이상 활동가의 삶과 운동을 방치하지 말자는 것이며, 일차적 실천가인 활동가의 역량을 극대화하여 지속가능한 운동의 가능성을 열고 사회변화를 위한 새로운 운동력을 형성하자는 것이다.

"대구연대회의 무엇을 할 것인가?"

대구연대회의는 연대사업에 있어서 회원단체에 대한 대표성을 가지지 않는다. 더불어 회원단체가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침해하지 않는다. 회원단체간 수평적 네트워크형 조직이며 협의제, 합의제적 운영방식을 취한다. 한명의 열 걸음 보다 열 명의 한걸음을 소중히 여길 것이다.

함께 걸어 갈 대구연대회의의 길은 첫째, 지역사회변화를 위한 개혁의제의 계발에서 시작된다. 지역사회의 근본적 모순구조와 이의 시민사회에 대한 악영향에 대해 진단할 것이다.

둘째, 이러한 진단에 근거해서 지역사회변화를 위한 구체적 활동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그것은 지역사회의 성숙한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 지역지배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 일차적 대상은 지역주의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의 정치독점권력, 시민의 이해에 반하며 무능하고 안일한 행정권력이 될 것이다. 더불어 지역사회에 대한 비민주적, 독점적 의사결정을 지지하고 이에 기여하는 제반집단들이 될 것이다.

셋째, 시민운동가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활동에 매진할 것이다. 다양한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시민운동가들의 삶과 운동의 고민이 교류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며, 회원단체의 운동성과가 교류되고 상호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시민운동가에 대한 국내외 연수 및 교육프로그램의 진행과 사이버 커뮤니티 구축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는 지역시민운동의 연대성 향상의 기초가 될 것이다.

"대구연대회의, 시민사회의 성숙을 위한 길로“

대구연대회의 결성의 배경과 향후 활동의 방향은 결국 지역 시민사회의 성숙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간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훼손했던 제반의 집단과 제도, 관행을 타파하며 시민참여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길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구연대회의는 창립선언문에서도 밝혔듯이, 시민사회 밑바닥에 흐르는 작은 물결에도 귀기울이며 겸허한 자세로 시민사회의 성숙과 지역사회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연대의 틀 밖에서 연대를 성찰하는 자세를 끝까지 견지할 것이다. “연대는 운동의 가장 강력한 힘”임을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할 것이다.
권혁장(시민운동가)
* 1968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권혁장씨는, ’97년 <참여민주사회를 향한 청년광장> 대표와 ’98년 <대구참여연대> 초대 사무국장을 지냈습니다. 또, <참언론대구시민연대> 활동위원과 <대구참여연대> 시정개혁센터 실행위원을 맡고 있으며, 2005년 3월부터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근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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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뉴스>는
지역 시민사회의 건강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2004년 8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시민사회 칼럼]을 싣고 있습니다.
제 3기 [시민사회 칼럼]은 2005년 3월부터 6월 중순까지 모두 16차례 연재됩니다.
함께 고민하고 나눠야 할 가치를 위한 [시민사회 칼럼]에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2(수) 권혁장(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3.9(수) 윤삼호(대구DPI(대구장애인연맹) 정책부장)
3.16(수) 권상구(거리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
3.23(수) 오택진(대구경북통일연대 사무처장)


대구경북 인터넷신문 평화뉴스 www.pn.or.kr이다. 연대의 틀 밖에서 연대를 성찰하는 자세를 끝까지 견지할 것이다. “연대는 운동의 가장 강력한 힘”임을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권혁장(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 1968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권혁장씨는, ’97년 <참여민주사회를 향한 청년광장> 대표와 ’98년 <대구참여연대> 초대 사무국장을 지냈습니다. 또, <참언론대구시민연대> 활동위원과 <대구참여연대> 시정개혁센터 실행위원을 맡고 있으며, 2005년 3월부터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05년 3월 30일 <평화뉴스> 메인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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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월) 윤삼호(대구DPI(대구장애인연맹) 정책부장)
4.18(월) 권상구(거리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
4.25(월) 오택진(대구경북통일연대 사무처장)
5.2(월) 권혁장(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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