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택배 대구경북 노동자 3백여명 28일부터 무기한 파업..."처우개선"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1.12.2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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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합의 이후 요금 170원 인상→노동자에 56원 배분, 나머지는 영업이익화
56원마저 임금에서 삭감, '당일배송·주6일제' 등 표준계약서 '독소조항'도 논란
노조 "과로사 방지에 쓰랬더니 3천억 초과이윤 탐욕, 공정배분" 전국 2천여명 파업


CJ대한통운 소속 대구경북지역 택배노동자 300여명이 오늘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전국택배노동조합 대구경북지부(지부장 김광석)는 28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 목숨값으로 배를 채우는 탐욕의 CJ대한통운을 규탄한다"며 "택배기사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사회적합의를 제대로 이행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건설 사업' / 사진.달성군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건설 사업' / 사진.달성군
대구 중구에서 배송 중인 CJ대한통운 택배차량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중구에서 배송 중인 CJ대한통운 택배차량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번 파업은 대구경북을 등 전국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 2,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노조는 파악했다. 전국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 2만여명 중 노동조합 조합원인 2,500여명 중에서도 쟁의권이 있는 노동자 대부분이 동참한다. 앞서 23일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찬성률은 93.6%였다. 

대구에서는 CJ 택배노동자 1,000여명 중 조합원 60여명, 경북에서는 택배노동자 320명중 250여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했다. 특히 경주(115명 중 75명)·포항(230명 중 115명) 노동자들 참여도가 높았다.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은 앞으로 기한 없이 배송을 멈춘다. 비조합원들 중 파업을 지지하는 일부도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업무에 대해서는 배송하지 않는 식으로 간접 파업을 한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이 담당하는 전체 물량의 20% 이상이 이번 파업으로 배송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에 대해 노사정(노조·사측·정부)의 '사회적합의'를 사측이 어겼다는 이유를 들었다. 
 
   
▲ 대구경북 CJ대한통운 택배노조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2021.12.28.대구노동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김광석 택배노조 대구경북지부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이다.(2021.1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난해와 올해까지 택배노동자 모두 21명이 장시간 노동 등 여러 이유로 과로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며 노사정은 '사회적합의기구'를 꾸렸다. 여러 차례 파행 속에서도 긴 협의 끝에 사회적합의를 이끌어냈다. 택배기사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배송비 요금을 인상해 택배기사 임금을 현실화하는 방안이다. 국내 택배업계에서 가장 큰 CJ대한통운도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강신호 대표이사가 CJ대한통운에 취임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4월 사측은 사회적합의에 따라 택배요금을 170원 인상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 가운데 56원만 사회적합의 이행비용으로 사용했다.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몫은 3분의 1도 안되는 셈이다. 나머지 70~80원은 고스란히 CJ대한통운 영업이익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10월부터는 이 56원마저 택배노동자들의 수수료에서 제외시켰다. 사실상 임금을 삭감한 모양새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택배요금을 100원 더 추가 인상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70~80원은 사측 이익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이렇게해서 CJ대한통운이 2022년에 가져갈 초과이윤은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노조는 추정했다.

택배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만들어진 표준계약서의 일부 내용도 파업 사유가 됐다. ▲'주6일제·당일배송·터미널 도착상품 무조건 배송' 등 과중한 업무를 유발할 수 있는 '독소조항'들이 부속합의서에 들어가 있는 탓이다. 뿐만 아니라 지상공원형 아파트에서의 어려운 배송 문제가 불거지고 있음에도, 사측은 ▲저상탑차 배송차량을 강요해 노동자들의 산업재해를 방관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때문에 노조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요금 인상분으로 배를 채우고, 부속합의서로 노동자들을 쥐어짜며, 비용이 드는 저상탑차 문제 해결은 외면한 CJ대한통운을 규탄한다"며 "탐욕을 멈추고 요금 배분을 공정하게 해 사회적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강신호 대표이사는 퇴진하고 이재현 CJ총수도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여 공동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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