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10년 만에 '최악의 녹조' 조류경보 두달째..."수문 열어라"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8.0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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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평균보다 2주 빠른 6월 발령→독성물질 기준치 3배
8월 남조류 강정·고령 2만8천셀, 물금·매리 11만셀 폭증 '경계'
환경단체 "깔따구·실지렁이·녹조...곪아터진 강, 보 전면 개방"
지자체별 대책 엇박자...환경부 "수위 조절, 전면 개방 계획 없다"


낙동강에 10년 만에 최악의 대규모 녹조가 발생했다. 조류경보는 두달째 지속되고 있다. 

환경부가 8일 발표한 '8월 첫주 낙동강 조류경보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 1일 해평 지점 남조류 개체수는 9,632셀, 강정·고령 2만8,800셀로 나타났다. 칠서 지점은 지난 7월 28일 12만2,369셀에서 지난 1일 4만4,540셀, 물금·매리 지점은 지난달 25일 14만4,450셀에서 지난 4일 1만8,958셀로 줄었다. 
 
낙동강 일대에서 퍼올린 '녹조 라떼'(2022.8.3)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일대에서 퍼올린 '녹조 라떼'(2022.8.3)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조류경보는 남조류 세포수 1,000셀 이상의 경우 관심, 1만셀 이상의 경우 경계, 100만셀 이상의 경우 대발생 단계가 발령된다. 남조류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다. 낙동강 물금·매리 지점 마이크로시스틴 검출량은 지난달 25일 3.5mg/L로 환경부 기준치(1mg/L)의 3배를 넘었다.  

낙동강 일대에서 올해 처음으로 조류경보가 발령된 날짜는 지난 6월 17일이다. 앞서 6월 이후 8월 현재까지 두달 가까이 조류경보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전국 29곳의 조류경보 발령지점 가운데 6곳에 관심, 경계단계가 발령된 상태고 이 가운데 5곳이 모두 낙동강 수계에 해당한다. 

이처럼 낙동강 유역에 조류경보가 내려진 것은 최근 5년 평균보다 2주 빠른 것으로, 발령 시기가 점점 앞당겨 지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수문이 건설된 이후 10년간 매년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했지만 그 시기는 가을에서 여름, 여름에서 늦봄으로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2022년 8월 1주차 낙동강 조류경보제 구간 분석 결과표 / 자료.낙동강유역환경청
2022년 8월 1주차 낙동강 조류경보제 구간 분석 결과표 / 자료.낙동강유역환경청


현장 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실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낙동강 하굿둑부터 영주댐까지 '낙동강 국민 체감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강바닥에선 유수성 저서생물이 사라지고 4~5급수 지표생물인 붉은색깔따구 유충과 실지렁이 점령했고, 녹조라떼가 강 전체를 뒤덮은 재앙적 상황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또 "이는 4대강 사업 후 물길이 막힌 10년의 결과"라며 "2012년부터 녹조가 창궐했지만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까지 손을 놓아 강이 곪아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농작물과 수돗물 같은 식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면서 "수문을 전면 개방해 강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자체도 각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엇박자를 내고 있다. 낙동강을 맞댄 경남도의 경우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5일 창녕함안보를 찾아 "녹조와 관련해 낙동강 보 개방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구시는 3개 정수장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주장에도 "활성탄 횟수를 늘려 안전하다"는 입장을 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본인 공약 '맑은물 하이웨이'를 해법으로 내놨다. 홍 시장은 8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낙동강 대신 안동댐 관로로 연결해 안전한 물을 공급하면 된다"고 했다. 
 
대구 낙동강 문산취수장 취수구 앞에 대량으로 핀 녹조(2022.8.3)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 낙동강 문산취수장 취수구 앞에 대량으로 핀 녹조(2022.8.3) /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정부는 녹조가 발생하는 원인 자체를 환경단체와 다르게 바라보고 있다. 폭염과 가뭄이 녹조 원인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4대강 수문을 전면 개방하는 것은 이번 녹조 저감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지난 7일 창원 칠서정수장을 찾아 녹조 대응 태세를 점검했다. 환경부는 지난 5일 보도자료에서 "일부 수위(수문)를 낮춰 녹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문 전면 개방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8일 답했다. 물관리정책실 관계자는 "폭염, 가뭄에 녹조가 심해지고 있다"며 "물 흐름 개선을 위해 일부 조절(수위)할 수 있지만 전면 개방은 예정이 없다"고 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분말활성탄 투입 등 정수처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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