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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포대 짊어진 무슬림들...대구 이슬람사원, 주민 반발 속 '공사재개'
집회로 차량 진입 불가, 무슬림 10여명 직접 자재 반입
새벽부터 대치...주민 40여명 골목길 현수막 인간띠
경찰 '방어벽', 거센 항의에도 물리적 마찰 없이 진행
"합법 공사 계속, 불편 최소화" / "생존권 침해, 결사반대"
2022년 08월 22일 (월) 14:31:58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무슬림청년 10여명이 시멘트포대를 어깨에 짊어지고 공사 현장으로 들어간다. 주민 40여명은 현수막으로 인간띠를 이어 거센 항의를 한다. 이들을 가로 막은 경찰 방어벽, 양측의 갈등은 지속됐다.

대구시 북구 대현로3길. 22일 오전 7시부터 대립의 장이 됐다. '이슬람사원 공사중지 명령이 위법하다'는 항소심 선고 후 멈췄던 이슬람사원 공사가 1년 6개월 만에 재개됐기 때문이다. 무슬림 건축주 측은 최근 북구청, 주민과의 3차 중재회가 결렬돼자 다시 주민 반발을 뚫고 자재 반입을 시도했다. 
 
   
▲ 경북대 무슬림 학생들이 시멘트포대를 지고 공사장으로 향한다.(2022.8.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이슬람사원 짓지마" 자재 반입에 반발하는 주민(2022.8.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8월 초 본격적으로 공사를 재개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자재 반입 차량을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폭력까지 발생하면서 공사는 지난 2주 동안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이슬람사원 건축주측은 더 이상 공사를 지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날부터 다시 공사를 시작했다. 

건축주측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자재 반입을 위한 차량을 불렀다. 시멘트포대 등 일부 자재를 부지에 옮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대현동 주민 40여명이 새벽 4시부터 부지 인근에서 반대 집회를 진행해 차량 진입은 어려워졌다. 주민들은 70m 골목길에 현수막 인간띠를 만들었다. 차량 반입은 실패했다. 
 
   
▲ 주민들을 뚫고 공사 부지에 자재를 나르고 있다.(2022.8.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차량 진입이 불가능해져 무슬림들이 직접 자재를 옮겼다.(2022.8.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새벽부터 시작된 대치는 오전 내내 이어졌다. 때문에 경북대학교에 재학 중인 무슬림 학생들과 건설노동자 등 10여명은 차량을 대신해 직접 자재 반입에 나섰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어깨에 시멘트포대를 짊어지고 자재를 날랐다. 자재를 옮기는 이들 옆으로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피켓을 들고 "건축 결사 반대" 구호를 외치고, 애국가를 불렀다. 마이크를 들어 입장문도 발표했다. 고성과 삿대질이 이어졌다. 바닥에 누워 저항하는 주민도 있었다. 무슬림들은 항의를 뚫고 3시간이 걸려 시멘트포대 50개를 공사장에 옮겼다. 대구북부경찰서는 2주 전보다 병력을 증원 지원했다. 양측 간 '방어벽' 노릇을 하며 현장 갈등을 조정했다. 물리적 마찰 없이 자재 반입은 마무리됐다. 
 
   
▲ 뼈대만 세워진 공사장에 시멘트를 옮기는 무슬림들(2022.8.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다룰이만경북이슬라믹센터(건축주)는 앞으로 계속 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북대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무하즈라작씨는 "이 땅에서 떠나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합법적 공사를 하는 것이다. 법원도 우리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많은 무슬림 학생들이 유학을 올텐데 대학 근처에서 기도하고 예배할 수 있는 사원이 되길 바란다"면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무슬림이 테러리스트가 아니지 않냐"며 "우리도 당신의 이웃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달라.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서창호 이슬람사원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폭력과 종교적 탄압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무슬림 유학생이라는 이유로 종교 생활을 탄압하거나 토지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서재원 비대위원장이 건축 반대 입장문을 읽고 있다.(2022.8.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자재 반입이 시작돼자 바닥에 누워 반발하는 주민(2022.8.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민들도 공사가 이어지는 한 계속해서 24시간 반대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슬람사원 건축반대 비대위원회(위원장 서재원)는 앞으로 한달 집회 신고를 내고 건축 반대 시위를 한다. 서재원 위원장은 "이 동네에 평생을 산 주민들이 잘못된 이슬람사원 건축으로 인해 재산권과 생존권, 행복추권을 침해 받고 있다"며 "이슬람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가 한 가운데에 사원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사법부에 큰 기대는 없다"면서 "우리 주민들은 너무 억울하다. 결사적으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50대 대현동 주민은 "우리도 처음부터 반대한 게 아니다. 외국인이라고 배려해줬는데 나중에는 우리를 혐오세력을 몰아갔다"면서 "억울하다. 우리가 죄인이냐"고 하소연했다. 또 "무슬림보다 공무원들에게 더 화가난다"면서 "무책임하게 허가를 내주더니 이제는 자국민을 보호하지 않는다. 여기 말고 다른 한적한 곳에 사원을 세워라. 그러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종교 생활을 할 수 있지 않냐"고 주장했다.  
 
   
▲ 대현동 주민들의 '이슬람사원 건축 반대' 현수막 인간띠(2022.8.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1년 6개월만에 재개된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2022.8.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북구청은 3자 중재회의 대화의 창을 열어놓기로 했다. 북구청 건축과 한 관계자는 "경북대 내에 다른 장소를 제안했는데 협의가 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제안할 대체 장소가 없다. 하지만 계속해서 대화 테이블을 만들어 양측의 갈등이 원만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구청(구청장 배광식)의 '이슬람사원 공사중지 명령 처분취소 소송'은 1·2심 모두 건축주측이 승소했다. 주민측이 이에 반발해 대법원에 항고하면서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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