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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사원 앞 또 '고기 파티'...기도하러 온 무슬림들 "제발 증오 멈춰달라"
대현동 주민들, 북구청 부지매입 방안 "공식 거부"
대안 거절 후 파티 "삶의 터전 잃어, 생존권 보장"
돼지머리→바비큐에 돼지국밥·수육까지 끝없는 갈등
임시 예배당 골목길 앞 파티...유학생 한숨, "인샬라"
2023년 02월 02일 (목) 15:53:33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기도하러 온 무슬림 청년들 사이로 돼지수육과 돼지국밥을 든 주민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경북대학교 박사과정인 알라드씨는 2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대구 북구 대현동 임시 예배당에 기도를 하러 왔다. 기도 후 나가는 그에게 주민은 "먹고 가라"고 권했다. 쏟아진 국밥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 공사가 멈춘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부지 앞. 대현동 주민비대위가 두번째 돼지고기 국민잔치를 열었다. 주민들이 돼지수육을 접시에 담고 있다.(2023.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민들은 무슬림 유학생들 보란듯 무슬림 금기 식품 돼지고기 잔치를 했다. 알라드를 포함해 5~6명의 유학생들은 예배당에서 기도를 하러 왔다가 잔치를 보고 한숨을 쉬며 급히 골목을 벗어났다.   

알라드씨는 "민주주의 국가 한국에서 다른 종교와 인종의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않고 차별하는 게 놀랍다"며 "제발 주민들은 증오와 혐오를 멈추고 우리도 존중해달라"고 했다. 이어 "인살랴(inshallah.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라는 뜻을 가진 무슬림 인사말). 그들에게 이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 무슬림 유학생이 임시 예배당을 나와 잔치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2023.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주민들이 또 '고기' 파티를 열었다.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허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서재원)'와 '대현동 주민자치회'는 2일 오후 12시 30분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 골목길에서 '국민잔치'를 열었다. 점심 메뉴는 돼지국밥과 수육 각 100인분이다. 비대위는 공사가 멈춘 사원 철문 앞에 배식대를 차리고 용기에 국과 수육을 담아 배식했다. 주민들은 골목길 앞 테이블에 둘러앉아 밥을 먹었다. 

"모스크 건축 반대하는 주택을 매입해 주차장으로 상납하려는 북구청장은 물러가라", "이슬람사원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는 주민들도 있었다.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던 한 주민은 "돼지국밥 드시러 오세요. 무슬림도 와서 먹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 용기에 돼지국밥을 담아 나눠주는 대현동 주민들(2023.2.2)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돼지머리와 족발에 이어 바비큐 파티를 열더니 이번엔 돼지수육·국밥 파티를 벌인 것이다. 돼지고기를 이용한 반대 시위는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무슬림 혐오 표현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지역 시민단체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 특별보고관에도 "고기 파티를 멈춰달라"며 긴급구제를 청원했다. 정부와 국제기구가 개입하지 않는 사이 갈등은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고기 파티에 앞서 이날 오전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구청이 최근 이슬람사원 갈등 대안으로 제시한 '사원 인근 부지 매입 방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갈등 2년 만에 북구청이 내놓은 해결책이 주민들에게 집 팔고 나가라는 것이냐"며 "인접부지 매입은 역발상이 아니라 국민은 내쫓고 외국인만 보호하는 방안"이라고 했다. 또 "주민 삶의 터전을 빼앗는 배 북구청장은 본인이 구청에서 먼저 나가보라"며 "구청장이 여기에서 살아보라"고 규탄했다. 
 
   
▲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북구청 부지매입안 거부" 긴급 기자회견(2023.2.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북구청에 확인한 결과, 지난 1월 19일 '대현동 이슬람사원 인접부지 매입 관련 의견 수렴' 공문을 주민들에게 보냈다.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 등으로 활용한다는 취지다. 주택 밀집지에 종교시설을 허용하면서 2년째 갈등이 지속되자 북구청이 내놓은 대안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최종 거부를 결정했다. 

비대위는 북구청이 제시한 대안을 거부한 대신 같은 날 또 돼지고기 파티를 열었다. 돼지머리와 족발도 여전히 치우지 않고 있다. 돼지고기를 이용한 싸움은 한동안 끝없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집 앞에 돼지머리를 가져다 놓은 대현동 주민 박정숙 비대위 홍보부장은 "혐오세력으로 몰아세워 상처를 받았다"며 "오죽 답답하면 집 앞에 돼지머리를 갖다놨겠나. 그런데 경찰에 송치까지 됐다. 억울하고 참을 수 없다.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했다. 김정숙 비대위 총무는 "대구시, 북구청, 경북대는 더 이상 주민들에게만 공존을 강요하며 고통을 주지 말고 평화로운 삶을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고기 파티에는 "대구퀴어축제 반대"·"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집회를 동성로 등에서 진행한 기독교단체들도 함께했다. 단체 대표는 "주민들을 지지하기 위해 지원하러 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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