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보도, “후보 입만 쳐다보나?” (4.26)

평화뉴스
  • 입력 2005.05.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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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비평] 매일.영남 4.30 영천 재선거 보도...“후보 동정만 있고 민심은 없다”


오는 30일 경북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구 4곳, 국회의원 선거구 1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이 가운데 영천의 국회의원 재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해 총선때 대구와 경북지역을 싹쓸이한 한나라당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에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중앙 일간지들도 앞을 다퉈가며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지역에서 최대 관심사인 영천 국회의원 재선거를 지역 언론사인 <매일신문>과 <영남일보>가 어떻게 보도하는지 짚어본다.
 
한마디로 두 신문의 기사 내용이 피상적인 흐름만 잡은 듯 보여 실망스럽다.

지역언론의 초점은 주로 열린우리당 간부들이 내려와 이렇게 말했다거나 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움직임에 집중되었다. 현장 르뽀를 통해 영천시민들의 민심을 전해주는 중앙일간지에 견줘 솔직히 재미도 없고 식상하기 쉽다.

영천시민들은 영천을 발전시켜주겠다는 열린우리당 쪽의 말을 얼마나 믿어야 할 지, 또는 여당을 당선시키면 살기좋은 도시로 바뀌어 진짜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되살아날지 매우 궁금해진다. 혹시 선거용 선심이 아닌지 의심을 품는 주민들도 더러 있다.

"그래도 한나라당 아니냐"며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려는 유권자들은 또 비리를 저질러 교도소에 가지 않을까 걱정한다.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여당의 과반의석 저지가 지역주민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을 지 납득하기 어려운 유권자들도 많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언론이 해야 한다면, 지역 언론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여야 후보의 공약을 집중적으로 점검해보든지 아니면 각 후보들한테 유권자들의 궁금증을 물어보는 인터뷰 기사마저 찾기 힘들어 안타깝다.

 <영남일보> 4.22일자 1면
<영남일보> 4.22일자 1면
< 영남일보 >
4.22일자 1면 '영천이 놀랐다'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총출동했고,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가 지원유세를 했다는 내용이다. 4면에 관련 기사는 합동토론회가 열렸는데 열린우리당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의 멘트까 짧게 들어가 있다.
 
4.23일자는 4면에 머리기사로 다뤘지만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영천에서 유세를 하며 이런말 저런말을 했다는 내용을 원고지 7-8매 넘게 장황하게 다뤘다.

4.25일자 영천선거 보도 내용도 여전했다.
22일자와 23일자 보도 내용과 너무나 비슷하다. 기자들이 고민해서 글을 쓰려는 노력이 별로 안보인다. 그 흔한 기획기사도 찾아 보기 힘든다.

모처럼 지역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뉴스가 생겼는데 처리방법이 아마추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매일신문> 4.25일자 1면
<매일신문> 4.25일자 1면
< 매일신문 >
영남일보가 '영천이 놀랐다'며 1면 기사로 보도한 22일에 <매일신문>은 5면에 '여야 수뇌부 총출동' 기사를 내보냈다. 서울에서 지원온 여야 중앙당 인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발언을 소개했다.

 4.23일에도 '주말 표심 승부 가른다'는 제목으로 5면에 컬러 사진을 곁들여 보도했다. 정동윤 후보, 문희상 의장, 박근혜 대표가 이렇게 저렇게 말했다는 내용이다. 22일과 기사 내용에서 별 차이가 없다.

 4.25일자에는 상당히 변화를 줬다. 그동안 천편일률식 보도에서 벗어나 영천 민심을 전했다. 변화를 준 탓에 독자들의 눈길을 모으는데는 성공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반짝 관심일뿐...얼른 끝났으면'으로 붙인 제목처럼 기사내용이 선거에 무관심하거나 외면하는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영천 시민들 가운데는 선거에 관심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재.보궐선거에 진절머리가 나는 시민들도 없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투표율이 70%를 웃돌 것이라는 선관위의 전망으로 미뤄볼 때 이런 시민들은 다수가 아니고 소수임이 분명하다.

많은 시민들이 누구를 찍어야 하는가 쪽에 관심이 몰려있는 시점에 보도 방향이 이상한 쪽으로 뒤틀려있다. 이유를 알 수 없다.

평화뉴스 매체비평팀
[평화뉴스 매체비평팀]은, 대구지역 5개 언론사 6명의 취재.편집기자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 일간지의 보도 내용을 토론한 뒤 한달에 2-3차례에 걸쳐 글을 싣고 있습니다 - 평화뉴스.

(이 글은, 2005년 4월 26일 <평화뉴스> 메인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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